※ 코로나 사태 이전에 가족과 함께 다녀온 여행기 연재입니다.
오늘은 일본 여행 마지막 날이다.
오후 비행기로 귀국할 일정이라 호텔 체크아웃을 미리 하고, 짐을 호텔에 맡기고 메이지 신궁과 하라주쿠를 둘러볼 계획이다.
한국인으로서 유쾌한 곳은 아니지만 일본에 왔으니 그들의 문화를 접해본다는 의미에서 선택한 곳이 바로 메이지 신궁이다. 메이지 신궁은 1910년 일제의 한일 강점 조약을 주도한 메이지 일왕과 그의 부인인 쇼켄 황후의 제사를 목적으로 설립되었다고 한다. 공원처럼 산책로가 잘 닦여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거니와 미국의 대통령들이 왔다 간 곳이기도 하다.
하라주쿠역에 내려 조금 걸으면 신궁교가 나오고 좀 더 걸어 공원 내부로 들어가면 커다란 나무 문, 도리이가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도리이(鳥居)는 전통적인 일본의 문으로 일반적으로 신사의 입구에 있는데 불경한 곳(일반 세계)과 신성한 곳(신사)을 구분 짓는 경계라고 한다. 메이지 신궁 입구에 있는 도리이는 그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신사는 일반 신들을 모시는 곳이고 신궁은 황제를 모시는 곳이라 그런지 어마어마하게 큰 도리이가 사람들을 압도한다. 지나가는 사람의 키와 비교를 해보면 얼마나 큰 문인지 알 수 있다.
잘 닦인 산책로 좌우로는 커다란 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워 무더운 여름날에도 햇빛을 피해 걸을 수 있다.
아니, 이것은 무엇인가. 엄청나게 많은 사케 통들이 마치 벽처럼 쌓여 있다. 이것은 메이지 신궁의 전국사케연합에서 매년 사케를 진상하며 메이지 황제와 쇼켄 황후의 넋을 기리는 것이라 한다.
건너편에 오크 배럴들도 눈에 띈다. 이것은 메이지 시대에 최고의 서양문화를 받아들여 일본의 근대화를 이루기 위한 활동 중 하나를 상징하는 것이다. 사케만 마시고 있던 일본인들에게 프랑스 와인은 커다란 충격이었을 것이다.
다시 도리이가 나오고 도리이 너머로 신궁의 건물들이 보이는데, 커다란 나무들이 그 주위를 감싸고 있다. 참고로 메이지 신궁의 크기는 70만 평이고, 자라고 있는 나무 수도 12만 그루가 넘는다고 하니 그 엄청난 규모가 짐작하기 힘들 정도로 넓다.
도리이 옆에는 약수가 나오는 듯한 곳이 있는데, 저곳에서 몸을 깨끗하게 하고 신궁 안으로 들어가라는 의미라 한다.
메이지 신궁은 나이엔과 가이엔으로 나누어진다. 나이엔은 신궁의 내부로 천황, 황후의 유품을 모은 박물관으로 구성된다. 가이엔은 신궁의 외부고, 미술관과 결혼식을 치를 수 있는 메이지 기념홀, 운동시설 등이 있다고 한다.
우리가 갔을 때 마침 일본 전통 혼례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한국의 전통 혼례와는 참 달라 보인다.
신궁 오른쪽에는 소원을 비는 나무 팻말들이 있었는데, 그중 한글이 눈에 띄었다. 기도하는 분의 소원이 이루어졌기를 바라본다.
메이지 신궁에서 나와 일본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다는 다케시타 스트리트로 가본다.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키디 랜드. <모노노케 히메>에 나왔던 주인공들이 보인다. 사슴 신도 있다.
오전부터 너무 돌아다녀 피곤한 아이들을 위해, 유명하다는 크레페 집에 들렀다. 맛집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정말 많다. 크레페로 원기를 회복한 우리 아이들.
이렇게 다케시다 거리를 구경했다. 젊은이들로 북적이는 활기 넘치는 거리다.
이제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다시 호텔로 돌아가 맡겨 놓은 짐을 챙기고, 호텔 셔틀버스를 이용해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빨간색 미니 도리이 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겨본다. 일본, 안녕!
다시 ANA 항공기를 타고 김포공항에 무사히 착륙한 우리 가족. 이제 짐을 찾을 시간이다. 초조하게 뭔가를 기다리는 둘째. 다른 사람 물건들은 속속 나오는데 둘째가 기다리는 그 무언가는 나오질 않는다. 혹시 분실이라도 되지 않았을까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드디어 기다리는 물건이 나왔다. 부서진 곳 없이 말짱하게 나오는 박스를 보고 이제야 웃음을 찾았다.
이렇게 일본 도쿄 여행은 마무리되었다. 처음 가본 일본 도쿄 가족여행. 여행을 코로나 사태 이전에 다녀왔고 오래전이라 기억이 때로는 가물가물했지만, 글을 정리하면서 다시 새록새록 기억이 돋아나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아베 정권 이후에 한일관계가 악화할 대로 악화하였고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19 때문에 가고 싶은 마음이 당연 1도 없지만, 나중에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고 그들이 진정으로 반성을 한다면 다시 일본 여행을 떠나고 싶다. 그때는 눈 덮인 북해도로 향해 보려 한다.
※ 코로나 사태 이전에 가족과 함께 다녀온 여행기 연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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