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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해외 이모저모

[일본 특파원] 삿포로 눈축제

by 에디터's 2020. 12. 14.

2020년도 마지막 한 장의 달력을 남겨놓았네요. 사상 유례없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한해가 어느덧 저물어 갑니다. 앰코인스토리 가족 여러분! 올해는 어떠셨는지요. 일본의 최대 Topic word로서 코로나가 1위를 했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코로나로 인해 몸살을 앓게 하고 아직도 진행 중인 것에 어깨가 처지지만, 벌써 백신을 접종을 시작했다는 영국 이야기도 나오고 있으니 희망을 품고 마지막까지 예방에 힘써야겠습니다.

최근 일본 뉴스를 보니, 세계의 3대 축제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리우 카니발과 독일의 옥토버페스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삿포로의 눈 축제가 코로나로 인해 열리지 않고 온라인으로 대체한다는 소식이 있어, 이번 호는 눈 축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해요.

▲ 삿포로 눈축제 오도리 행사장 모습

사진출처 : 나무위키 https://namu.wiki

 

중국의 하얼빈 빙등제와 쌍벽을 이룬다는 삿포로 눈 축제는 일본 말로는 札幌雪祭り(ゆきまつり유키마츠리)라 하고 매년 가장 추운 2월에 열리고 있답니다. 올해로 71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전후인 1950년에 지역 사람들이 눈과 얼음으로 만든 조각 등을 전시하기 시작한 것이 눈 축제의 기원이라 합니다.

눈 축제는 삿포로의 중심인 주오구 내에 있는 오도리 공원을 메인으로, 오도리 회장(大通会場), 스스키노 회장(すすきの会場), 쓰도무 회장(つどーむ会場)의 세 곳이 눈 축제장입니다. 거리 중심부에 존재감 넘치는 눈 조각물들이 줄지어 나란히 서 있는데요, 눈과 얼음으로 만들었다고는 도무지 믿어지지 않을 만큼 섬세한 기술에 다들 놀라곤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 눈 축제의 시초가 자위대가 중심으로 진행된 축제로, 인력이 많은 자위대는 실제 건축물의 설계 도면을 들고 건축물을 거의 1:1 스케일로 재현해 가장 크고 정교한 작품을 전시해왔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소리와 빛을 이용한 멀티 문화가 가미되어 더욱 매력적인 축제로 거듭나고 있네요. 또한, 스케이트 링크와 겨울철 음식 등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있어 온종일 질리지 않고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 삿포로 눈축제 54회 에도성(江戸城)

사진출처 : 나무위키 https://namu.wiki

 

눈 축제는 매년 열리는 이벤트와 시대 상황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해외 건축물을 소재로 한 조각물이나 해외와의 제휴로 진행된 조각물들도 전시되는데요. 예를 들면, 2010년에 충청남도와의 제휴로 세계대백제전 홍보로 백제 왕궁 건물이 전시되었으며, 호빵맨, 세균맨, 전지현 배우, 마카오의 랜드마크 성, 마크로스 프론티어, 건담 역시 전시되었네요. 또한, 겨울왕국의 엘사성 마이너 카피도 있었고, 추가로 드래곤볼의 손오공과 베지터 및 극장판 캐릭터인 비루스, 대만 관광청과의 연계로 여왕머리바위도 전시했으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전시되었답니다.

오도리 회장에는 큰 눈 조각상 외에도 시민들이 만든 작은 눈 조각상들도 있으며,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참여한 팀이 제작한 ‘국제 눈 조각 콩쿠르’ 작품이 전시되기도 합니다. 대체로 2월 3일부터 6일까지가 제작 기간이기 때문에 실제로 눈 조각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고 합니다. 

▲ 한창 작업 중인 모습

사진출처 : 삿포로 눈축제 홈페이지 https://www.snowfes.com

 

눈 조각의 제작 과정을 살펴보면, 눈 조각 설계는 전년도 가을경부터 시작되네요. 각 회장에서 원안의 40분의 1 크기로 모형을 제작하고 설계도를 그린 뒤, 제작에 대한 회의를 거듭하면서 진행됩니다. 4~5층 건물 높이에 상당하는 대설상(큰 눈 조각상)에 사용되는 눈은 1개당 트럭 600대 분량을 사용하며, 눈 축제는 삿포로 근교의 채설장에서 깨끗한 눈만 골라 6,000대 정도의 눈을 가져다 제작합니다. 일단 토대를 다지고 운반해 온 눈을 대형 중기를 이용해 쌓아 올린 다음, 눈이 결착되어 안정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중기로 대충 모양을 잡아주고, 세부 제작은 수작업으로 진행합니다. 설상의 형태가 만들어지면 사전에 준비해 둔 각 부분을 붙인 뒤 디테일한 부분까지 정성을 다해 표현하면 대설상이 완성된다고 하네요. 필자도 아직 가보지는 못하고 얘기만 들었는데, 일본에 있을 때 꼭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입니다.

▲ 저녁 시간에는 눈 조각 위에 빔 프로젝터로 영상을 쏘아서 프로젝션 맵핑 쇼를 보여준다

사진출처 : 나무위키 https://namu.wiki

 

삿포로 눈 축제가 이루어지는 2월은 1년 중 가장 추운 시기이므로, 두꺼운 코트와 다운점퍼 같은 방한용 외투를 비롯해 모자와 목도리, 장갑 등으로 중무장을 해야 추위에 떨지 않고 눈 축제를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매년 200만 명 이상이 관광객으로 찾는 만큼 노면이 미끄러지기 쉬우니, 슬라이드 방지 신발이나 스노우 부츠, 신발에 장착할 수 있는 미끄럼 방지 장치 등 겨울 등산처럼 준비물을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장시간 밖에서 매서운 추위에 견딜 수 있는 손난로(카이로)나 따끈한 음료 등을 준비하는 것도 좋을 것 같고요.

내년에는 아무쪼록 코로나 사태가 안정되어 일상생활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기원하며, 올해의 마지막 호는 여기에서 마무리합니다. 앰코인스토리 가족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