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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외국 특파원

[대만 특파원] 대만의 중원절 (中元節)

대만은 종교자유 국가이자 다 종교 국가입니다. 주요 종교는 불교, 도교, 개신교, 천주교, 이슬람교 등이 있는데요, 많은 분들이 종교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또한, 이곳 대만 사람들은 다양한 토착신앙을 숭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곳곳에서 사원을 볼 수 있는데요, 시간 날 때마다 또는 중요한 날에 이 사원에 들러 기도합니다. 이를 ‘빠이빠이(拜拜, 절하다, 공경하다)’라고 하는데 종종 빠이빠이를 하는 대만분들을 보곤 합니다.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대만 신주에는 가까운 산이 있는데, 이름이 ‘십팔첨산(十八尖山)’입니다. 십팔첨산은 높이가 그리 높지 않고 등산을 하기에 완만해서 신주 사람들이 많이 찾아가는 곳 중 한 곳이랍니다. 필자도 종종 주말에 십팔첨산을 등산하는데요, 등산하다 보면 곳곳에 있는 자그마한 사원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등산하다 잠시 시간을 내어 사원에서 빠이빠이를 하는 대만분들을 볼 수 있습니다.

 

▲ 신주 십팔첨산


 

 

▲ 십팔첨산 사원

 

대만에서는 음력 7월을 ‘귀신의 달(鬼月)’로 여깁니다. ‘귀신의 달’에 여기저기 떠돌던 귀신들이 인간 세상에 찾아온다고 믿는 것인데요, 그래서 음력 7월에는 가능한 큰 행사를 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결혼이나 이사를 가능한 이 기간 동안은 삼간다고 하네요. 아울러, 물놀이나 야외 활동도 잘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믿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도교에서는 음력 7월 15일이 ‘중원절(中元節)’로 ‘땅의 신’에게 제를 올리는 날이라고 합니다. 대만에서는 이 중원절을 큰 행사로 생각하고 준비합니다. 이유인 즉, 귀신을 잘 대접해야 사람도 복을 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중원절을 앞두고 마트는 대목을 맞이합니다. 중원절 행사 때 사용할 제사 세트 및 과자를 준비하는 분들이 매우 많습니다. 앞에서 설명 드렸듯이, 일년 중 큰 행사 중 하나이므로 회사 및 가게, 각자 집에서 음식을 정성스레 준비하여 이 중원절 제사를 지냅니다.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마트의 매출 중 상당 부분이 이 중원절을 즈음해서 발생한다고 하니, 얼마나 대만 사람들이 큰 행사로 생각하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 아파트 행사


 

 

▲ 가게 행사

 
회사에서도 행사가 진행되었는데요, 중원절 전날 오후부터 행사장이 꾸며지고 제사 음식이 준비되었습니다. 그리고, 중원절 오후 1시 반부터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행사 시간에 맞춰 임직원들이 행사장으로 모여 제사를 지냅니다. 임직원 차례대로 ‘빠이빠이’를 진행하고, 행사가 마무리되면 한쪽 구석에서 가짜 돈을 태웁니다. 이 가짜 돈은 제사 때 사용했던 돈인데, 귀신의 영혼을 달래기 위한 ‘노잣돈’과 비슷한 의미 같아요. 그리고 제사 때 사용한 음식들은 임직원들이 나누어 먹습니다.

 

 

 

▲ 회사 행사

 

‘귀신의 달’이 있고 귀신을 기린다는 것이 요즘 시대에 안 어울린다는 생각과 함께, 한편으로는 귀신을 기리고 더불어 살아나가겠다는 대만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참 순박하구나 하는 생각도 드는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