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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문화로 배우다

[영화n영어 32호] 스트레인저 댄 픽션 : 전 기타가 나오는 대목이 맘에 들어요

 

헤롤드는 양치질을 하다가 낯선 이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목소리뿐인 그녀가 헤롤드가 곧 죽을 것이라고 말하지요. 마치 소설 속 화자가 내레이션하는 것처럼 서술하고 있어요. 설상가상으로 목소리의 그녀는 그를 어떻게 죽일까 고민하고 있지요.

 

 

소설가와 ‘그녀가 쓰는 신작 소설 속 주인공’이 한 공간, 한 시대에 함께 숨 쉬고 있다는 재미있는 발상 때문에 영화 초반부터 빨려 들어갑니다.

 

헤롤드(윌 페렐)는 이러한 이상한 현상이 없어지기를 바라면서 병원에도 가고 나름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병원에서도 정신분열증에 걸린 것 같다고 말하고, 이를 헤롤드가 듣지 않자 이런 건 문학을 아는 사람하고 말하는 것이 낫겠다고 말하며 그를 돌려보냅니다.

 

그는 답답할 지경입니다.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자신의 죽음 방식을 고민하는 듯한 목소리의 주인공 때문에 하루하루 애가 타요.

 

 

그러다 만난 문학박사는 처음에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점차 그의 말이 신빙성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연히 틀어 있던 TV 속 작가와의 대담에서 헤롤드는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아냅니다.

 

주인공은 바로 유명 작가이지만 오랫동안 글을 쓰지 않았던 작가 카렌이었습니다. 기쁜 것도 잠시, 문학박사는 해럴드에게 안 좋은 소식을 전해요. 그 작가는 항상 결말에 주인공을 죽인다는 말과 함께요.

 

힐버트 박사 :
Crap.
망했네.

 

헤롤드 :
What’s wrong?
무슨 일이에요?

 

힐버트 박사 :
First of all, she wasn’t on my list.
우선, 내 목록에는 없었어요.
I figured you would have mentioned the accent and she kills people.
억양에 대한 말은 했지만 저 여자는 인물들을 죽여요.

 

헤롤드 :
What?
뭐라고요?

 

힐버트 박사 :
The books are all about-. They die. She kills them.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전부 죽인다고요.

 

헤롤드 :
Kills who?
누구를요.

 

힐버트 박사 :
The heroes.
주인공들요.

 

 

 

소설가와 소설의 주인공, 그리고 소설을 분석하는 일을 하는 문학박사까지 그들이 나누는 이야기들은 흥미롭습니다. 한 남자가 죽지 않으려고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봤을 뿐인데, 작법 스타일부터 작가의 고뇌, 죽음에 대한 심오한 생각까지 다루는 내용이 참 넓어요.

 

시한부 인생을 다룬 영화는 꽤 있었지요. 죽음을 앞에 두고 드는 다양한 감정의 변화들을 묘사하거나 삶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를 이야기해주거나 깊은 주제로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는 많았습니다.

 

영화 <스트레인저 댄 픽션>은 여기에 재미를 보탰어요. 소설가에게 대항하는 주인공을 등장시켜 소설가에게 작가 자신의 작법까지 다시금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매번 결말에 주인공들을 죽이던 소설가 카렌(엠마 톰슨)은 그녀가 썼던 모든 책을 회수해 주인공들을 살려내는 일에 착수했고, 헤롤드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를 갖습니다.

 

헤롤드는 타인과의 교류도 없고 항상 규칙적으로 할 일을 해 나가던 자신의 삶으로부터 벗어나, 사랑하는 여자와의 진지한 관계도 이어 나가고 가끔은 규칙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행동을 하기도 하면서 삶에 여유를 찾기 시작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면서 그는 세상을 보는 태도도 바뀌었습니다. 사랑하는 여자를 두고 죽는 것도 가슴 아프고 아직은 이 세상에서 더 머무르고 싶었습니다. 그동안 자신만의 규칙에 맞추어 빡빡하게 살아가던 그는 느슨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소설가가 쓴 소설 전문을 보고 결말에 자신이 죽어야 멋지게 작품으로 탄생할 거라는 미학적 감각도 있었지요.

 

다음은 소설가에게 엔딩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입니다.

 

헤롤드 :
I just finished it.
다 읽었어요.
I read it all in one read on the bus.
버스에서 한 번에 다 읽었어요.
It’s lovely.
좋더군요.
I like the part about guitars.
기타 부분이 유독 마음에 들어요.

 

카렌 :
Well, thanks.
고마워요.

 

헤롤드 :
I read it and I loved it. And there’s only one way it can end.
정말 잘 쓰셨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결말은 하나뿐이더군요.
I don’t have much background in literary anything. But this seems simple enough.
전 문학은 잘 모르지만 그건 확실히 보이더라고요.
I love your book. And I think you should finish it.
좋은 책이에요. 작가님이 애초에 생각한 대로 끝내세요.

 

‘~가 있다’로 해석하는 There is/are~

 

항상 인상적인 비극적인 결말을 고민하던 작가는 이번에도 미학적으로 완벽한 결말을 생각해냈습니다. 헤롤드는 간결하면서도 인상적인 결말을 읽어내며 다른 결말을 생각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그는 작가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지요.

 

There’s only one way it can end.

 

영어 평서문 문장은 기본적으로 주어+동사로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 문장은 There로 시작합니다. there은 진짜 주어가 아닙니다.

 

그럼 진짜 주어는 어디 있을까요? 진짜 주어는 only one way입니다. there는 맨 앞에 쓰여 주어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주어는 아니고 바로 뒤에 진짜 주어가 나와서 (그 주어가 있다)로 해석됩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진짜 주어에 맞게 동사 수일치를 맞춰주어야 합니다. 여기서 진짜 주어(only one way)는 단수이므로 동사 역시 단수형인 is를 써야 하는 거지요.

 

사랑하는 사람도 있고 자신의 삶에 새로운 변화를 주고 있는 터라 목숨을 구걸하고 싶은 심정이었을 거예요. 하지만 헤롤드는 작가가 왜 결말을 그렇게 지을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내려놓았습니다.

영화 <스트레인저 댄 픽션>는 창작에 대한 재기발랄한 이야기와 죽음이라는 다소 어두운 이야기를 균형 잡히게 잘 조합을 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만약 죽음을 앞두게 되었다면 어떤 식으로 삶으로 마무리를 지어야 좋을까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순간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을 이런저런 핑계로 미뤄온 게 보이더라고요.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당장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진출처 :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42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