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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여행을 떠나요

[광주 여행] 전통의 맛과 멋을 거닐다, 서창향토문화마을(세동마을)과 한옥카페 ‘가배당’

by 앰코인스토리 - 2020. 7. 17.

전통의 맛과 멋을 거닐다,
서창향토문화마을(세동마을)과 한옥카페 ‘가배당’

 

▲ 서창한옥마을 초입과 세동마을 표시석

 

서창한옥문화관을 나온 걸음이 본격적인 마을 탐방에 나섭니다.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마을, 광주 서구에 위치한 서창향토문화마을은 뒤로는 백마산, 앞으로는 넓은 들과 영산강이 지키고 있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의 촌락으로 마을 초입에 우뚝 선 바위에는 ‘세하동 세동마을’이라는 글씨가 뚜렷합니다. 조선 중기 때 형성된 마을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으로 활동했던 삽봉 김세근 장군이 마을의 터를 잡았는데요, 그의 이름을 따 ‘세동마을’이라 칭하기도 합니다.

 

▲ 야은당, 거사 야은 김용훈을 기리는 서당

 

마을에는 앞서 소개해 드린 ‘서창한옥문화관’ 외 김세근 장군의 후손인 조선후기 거사 야은 김용훈 선생을 기리는 사당인 ‘야은당(野隱堂)’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작은 도서관을 나온 걸음이 내삼문인 ‘창수문’을 지나 야은당에 이르고, 꽃과 나무들이 한옥 주택을 둘러싸고 있는 공간에 서니 계절마다 색다른 풍경이 머릿속으로 그려집니다. 정면에 3칸, 정내 중앙에 내실이 있는 건물은 팔작지붕을 갖추고 있습니다. 야은 김용훈이 당시 어지러운 세태를 어쩌지 못하고 이곳에 초당을 짓고 도연명의 귀거래사를 읊으며 이를 실천하고자 은거해 유유자적한 처소로 그의 사후, 이를 기리기 위해 1935년 야은의 자제들이 액호를 야은당이라 했다고 전합니다.

 

▲ 마을 곳곳에 자리한 기념비

 

마을을 거닐자 곳곳의 기념비를 만납니다. 임진년 의병장 ‘김세근 공적비’, 야은거사 ‘김용훈 유적비’, 열부 ‘김씨 행적비’는 각각 그 의미와 사연이 뜻깊은데요, 먼저 삽봉 김세근은 마을의 시조로 임진왜란 당시 목사 권율의 휘하군사이자 의병장으로 활동, 풍전등화에 놓인 조선에서 금산 부근의 이치싸움과 행주산성 싸움 등을 승리로 이끈 분으로 앞서 설명을 드렸습니다. 야은거사 김용훈 역시 앞서 야은당에서 만나보았고요, 마지막으로 열부 ‘김씨 행적비’에는 김세근의 후손 김씨(1871~1930)가 남편의 원수를 갚고 열부가 되기까지의 행적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 세동마을 풍경


낮은 돌담이 이어진 마을길을 걷습니다. 구불구불 산책길은 막히고 꺾이고 좁아지고 넓어지고 걸음걸음 재미가 가득합니다. 저마다의 색으로 알록달록한 대문 구경도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열린 문틈으로 만난 동네 어르신은 인기척도 모른 채 이름 모를 작업질이 한창입니다. 사방이 아름드리 기둥으로 든든하게 자리한 정자는 마을의 쉼터로 걷다가 지친 발걸음이 쉬이 쉬어가기 좋습니다. 객이 오니 그곳의 길고양이도 살금살금 나타나 그 존재를 살며시 알려옵니다. 바라는 것 없이 그냥저냥 걷기만 해도 좋은 길, 세동마을 마실길은 그래서 특별합니다.

 

▲ 마을 앞 서창 들녘의 풍경


마을은 역사와 전통을 존중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주택 이외 어떠한 건물도 건축할 수 없음을 마을총회 의결로 회칙에 기록했다고 합니다. 덕분에 자연부락이 많이 남은 마을은 광주에서 가장 넓은 들판인 서창들녘을 품고 있는데요, 서창의 곡창지대라는 땅이름처럼 흰쌀을 내어주는 곳간은 발길 닿는 족족 확 트인 풍경으로 코로나로 답답했던 가슴을 확 트이게 합니다. 세동마을에서 바라보는 들판은 해 질 녘 주위로 펴지는 붉은 석양이 일품인데요, 이는 서구 제4경 ‘서창들녘낙조’로 불리며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답니다.

 

▲ 서창나루터 사계절 농촌체험교실

 

인근에 함께 둘러보면 좋을 볼거리로는 ‘서창나루’와 ‘신서창교’, 그리고 ‘서창포구터’가 있습니다. 서창나루는 강 건너 마을인 송정리를 잇는 옛 뱃길이 있던 나루로 광주에서 세곡을 거둬들일 때면 사람들이 북새통을 이루고 주막이 열렸다고 합니다. 5일과 10일이면 오일장인 서창장이 서는데 광주 읍내 사람들이 소금이나 어물을 사기 위해 이곳에서 장을 봤다고 하네요. 서창포구터는 조선 말기까지 광주의 서쪽에 있던 창고로 이곳에서는 백성들에게 모아들인 세곡을 영산포조창으로 보냈다고 합니다. 전라남도 담양군 담양댐에서부터 시작하여 광주광역시와 나주시, 무안군 그리고 목포시의 영산강 하구의 둑까지 이어지는 135㎞의 라이딩 코스인 ‘영산강 자전거길’과 산책로 역시 서창마을의 확 트인 들녘풍경을 즐기기 더없이 좋아 보입니다.

 

▲ 세동마을 한옥카페, 가배당

 

서창한옥문화관에서 전통 체험을 즐기고 마을길을 둘러보았다면 마지막은 고즈넉한 한옥 카페에서의 차 한 잔은 어떨까요? 마을 입구에서 도로를 따라 잠깐만 걸어가면 나오는 이곳은 광주를 대표하는 한옥 카페 중의 하나인 ‘가배당’입니다. 넓은 마당을 품고 있는 이곳은 주변으로 네 채의 한옥이 둘러싸고 있는데요, 각 건물의 특징을 살려 특색있게 운영되는 카페는 멋스러운 한옥의 건축미 덕에 광주를 찾는 젊은이들 사이 인스타 성지로도 주목받고 있답니다. 커피를 비롯한 각종 차와 다양한 음료 그리고 디저트와 빙수까지! 광범위한 메뉴 역시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카페, 가배당입니다.

 

※ 일부 사진 : 서창한옥문화관 제공

 

Travel Tip.
서창향토문화마을 (세동마을)
광주광역시 서구 눌재로 420 세동마을 일원 (세하동)
주변 명소 : 만귀정, 습향각, 묵암정사, 야은당
062-373-1365

 

가배당
광주광역시 서구 눌재로 434 (세하동 698)
062-375-77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