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ommunity/해외 이모저모

[일본 특파원] 토야마공원(戸山公園) 이야기

by 앰코인스토리 - 2020. 4. 23.

동경은 엊그제 비상사태 선언으로 도시가 멈춘 것 같은 일상의 흐름 속에서 화려한 봄날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비상사태가 골든위크가 끝나는 5월 6일까지 지정하고 있어서, 재택근무도 5월이 되어서 풀릴 수 있을지 모르는 안개 속 같은 나날이네요. 그래도 인터넷으로 들려오는 한국은 코로나19 사태로부터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는 것 같아 위안이 됩니다.

 

▲ 하코네 산

사진출처 : https://ja.wikipedia.org

 

이번 호는 재택근무로 운동 부족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점심시간을 활용해 동네 한 바퀴를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 속에서 집에서 10분 정도 걸으면 갈 수 있는 토야마공원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재택근무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업무효율이 오르지 않아 고민했는데요, 운동 겸 점심시간에 시작한 동네 한 바퀴 겸 토야마공원 한 바퀴가 머리를 맑게 해줘서, 오히려 몸도 마음도 가뿐한 상태에서 오후 업무를 시작하니 업무효율은 덤으로 따라왔답니다. 또한, 자연의 싱그러움을 이렇게 지척에서 느낄 수 있는 것에 감사할 수 있는 마음까지 주니, 코로나로 인해 그동안 지친 마음도 위로가 됩니다.

 

토야마공원에 처음 갔을 때가 10년 전이었을 거예요. 이 동네에 들어와서 산책을 하며 가봤던 공원인데, 그동안은 회사와 다른 일들로 거의 가보지 않고 지내다가, 요즈음 다시 가보기 시작하니 예상외로 정감이 가는 공원이더라고요.
토야마공원 한가운데에는 하코네산이 있는데요, 처음에는 온천으로 유명한 하코네와 한자가 똑같아서 잊히지 않는 산 이름이었지만, 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낮았어요. 우리나라로 치면, 산 언덕 자락 정도의 높이일 것 같네요. 44.6m에 불과하지만 동경 중심을 가르는 야마노테선 내에서는 가장 고도가 높은 산으로 유명하다고 하는군요. 동경은 아시다시피 산이 없는 넓은 평지로 이루어진 도시이다 보니 44.6m가 제일 높은 산이 되더라고요.

 

▲ 토야마 공원

사진출처 : https://ja.wikipedia.org

 

토야마공원은 하코네 산을 중심으로 한 하코네산 지구와 메이지 거리를 사이에 둔 오쿠보 지구로 크게 두 개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일찍이 하코네산 지구 일대는 에도 시대에 제일가는 상급무사인 다이묘 정원이라고 알려진 옛 지방의 오와리 도쿠가와의 상급무사의 별장인 ‘토야마츠토무’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 정원은 약 45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광대한 것으로, 기복이 풍부한 지형을 살려 80%가 연못으로 이루어진 지천 회유식의 다이묘 정원이었습니다. 이 정원 내에는 그릇을 덮어 놓은 것 같은 모양의 ‘옥원봉’이라 불리는 인공 산이 만들어졌는데, 그것이 지금의 하코네산이 되었다고 하네요.
하코네산은 50계단을 올라가면 산 정상이 나오고, 산 정상에서 신주쿠 부도심을 내려다볼 수 있으며, 특히 봄에는 사방팔방이 흐트러진 벚꽃들이 피어 있어 벚꽃의 아름다움을 맘껏 만끽할 수 있네요. 또한, 오쿠보 지구는 유명한 코리안 타운이 있습니다. 원내에 신쥬쿠구 스포츠 센터나 야쿠도 광장, 잔디 광장, 아이 광장 등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스포츠와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공원 주변에는 아파트, 초중학교, 고등학교, 와세다 대학 등이 있어서 도심부에서 귀중한 오픈 스페이스가 되고 있습니다.

 

산책 겸 가볍게 돌아보는 토야마공원은 주위에 시영아파트가 즐비해 있어, 동네 주민들이 나와서 한가로이 거닐기도 하고 운동을 하기도 하고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거리를 두고 벤치에 앉아 도시락을 먹고 있기도 하는 서민의 공원이네요. 시간이 12시 40분이 되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 거리에는 벌써 피기 시작한 핑크빛 철쭉꽃의 향연을 친구 삼아 돌아오니 12시 50분입니다. 그렇게 1시부터는 업무에 돌아오는 일상이 지속되고 있네요.

 

이번 호도 하루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어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날을 기원하며,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