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항의 시대, 인천을 걷다
동인천 개항장 일대
전 세계가 코로나19 팬더믹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요즘, 저 멀리 유럽에서는 연일 바이러스와의 사투에 안타까운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시국에 ‘탐방’소식을 전하는 것 또한 조심스럽기 그지없는데요, 당장이 아닌 후일을 위한 광주/인천 여행기입니다. 안녕하세요. 앰코인스토리 가족 여러분, 이번에 여행은 ‘개항의 시대, 인천을 걷다’라는 주제 아래 동인천 개항장 길을 가보았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다녀온 것이니 참고해주세요. (^_^)
일본정통 은행거리 ‘혼마치도리’
개화를 통한 근대 문물의 도입, 여기서 ‘개화’란 문명개방을 통해 신문물을 받아들이는 것을 뜻합니다. 그 옛날 이양선, 황당선, 괴물 배라 불린 증기선들을 기억하나요? 그 배를 타고 온 서양인들로 인해 많은 신문물이 유입되었는데요, 물건 그 자체보다 제도나 시설의 변화를 야기하는 개화! 그 변화의 시작이자 중심지인 인천 개항장 길은 그 역사적 의의가 대단하다 하겠습니다.
1883년 제물포가 개항되자 개항장 일대에는 여러 나라의 영사관과 조계가 설치되었습니다. 이를 중심으로 해관, 외국인 상사, 서양식 주택, 공원, 호텔 같은 각종 근대적 시설과 기구가 속속 들어섰는데요, 외국인 전용 주거지(조계)에는 은행, 주택, 병원 등 생활에 필요한 각종 시설들이 빠르게 설립되었습니다. 특히 서구식으로 지어진 건물들이 이국적 향기를 풍기며 개항의 시대, 인천을 완성했지요.
길가로 일본제1은행 인천지점(현 개항박물관)과 일본제18은행 인천지점(현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 일본제58은행 인천지점(현 인천 중구 외식업 지부) 등 이국적인 석조 건축물이 나란합니다. 이곳은 일본조계 중심의 은행거리, ‘혼마치도리’인데요, 결과적으로 조선인의 수탈을 위해 설립되었던 각 은행들이 모여 하나의 ‘거리’를 형성한 격인데요, 각 건물들은 기존 조선에서는 볼 수 없던 건축기법으로 당시 초가집과 기와집 일색이었을 개항기 조선에서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답니다.
현재 인천개항박물관으로 사용 중인 일본제1은행 건물입니다. 건립 당시 2층 목조건물이었던 은행은 출장소에서 인천지점으로 승격하면서 1897년 현재의 석조건물로 다시 지어졌는데요, 개항 이후 근대 인천의 면모를 학습할 수 있는 박물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감리교회인 내리교회, 최초의 철도인 경인선, 우편제도 등 다양한 근대문물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당시의 창고, 금고, 기둥 등이 그대로 남아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네요.
조선인 수탈에 앞장섰던 일본제18은행 인천지점은 현재 근대건축전시관으로 활용 중입니다. 개항장 일대의 근대 건축물과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여 전시하고 있는데요, 일본 나가사키(長錡)에 본점을 둔 18은행은 상해에 수입되었던 영국 면직물을 가져다 한국시장에 다시 수출하는 중개무역으로 큰 이익을 거둔 나가사키 상인들을 지원하였다고 합니다. 일본이 한국의 금융계를 지배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계획되어 세워진 은행으로 특히 조선의 쌀을 싼 값에 사서 되파는 일을 하였습니다.
Travel Tip.
인천개항박물관
✔️ 인천 중구 신포로23번길 89
✔️ 032-760-7508
✔️ www.icjgss.or.kr/open_port
근대건축전시관
✔️ 인천 중구 신포로23번길 77
✔️ 032-760-7549
✔️ www.icjgss.or.kr/archite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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