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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특파원] 일본 천황 즉위식에 대해서

by 앰코인스토리 - 2019. 11. 18.

▲ 2019年(令和元年) 10月22日

사진출처 : https://ja.wikipedia.org/wiki

 

최근 일본의 화두라고 하면 126대 나루히토(徳仁) 천황 즉위에 관한 게 아닐까 합니다. 필자 또한 10월 22일 천황 즉위식을 히가시 신주쿠에 설치된 대형 TV를 통해 보았습니다. 길가는 사람들이 멈춰 서서 즉위식 거행을 생방송 하는 대형 TV 앞에 몰려들었고, 몇몇 TV에서는 그러한 시민들의 관심들을 촬영하기도 했습니다. 필자를 포함한 외국인들은 자국에 없는 생소한 의식에 관심을 보이며 대형 TV에서 눈을 떼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일본 천황은 일본의 군주로 일본 황실의 대표입니다. 일본 헌법 제1조부터 제 7조에 천황의 기능에 대해 명시되어 있는데 천황은 “일본국의 상징이며 일본 국민 통합의 상징”(제1조)으로 규정되어 내각의 조언과 승인에 의해 법률이나 조약의 공포 국회가 지명한 내각총리대신의 임명 국회의 소집 등의 국사 행위로 제한된 권한(제7조)을 가진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 正殿中庭の旙

사진출처 : https://ja.wikipedia.org/wiki

 

천왕 즉위는 지난 5월 천황 부친인 아키히토 전 천황이 퇴임한 뒤 그 자리를 물려받음에 따라 거행된 것입니다. 즉위식은 도쿄 지요다구 소재의 궁전에서 진행되었으며, 일본어로는 소쿠이래이세이덴노기(即位礼正殿の儀)라고 부릅니다. 즉위의 예는 즉위한 천황이 일본국 내외에 자신의 천황 즉위를 천명하는 의식인데요, 이러한 의식은 대관식과 같은 의식으로 국내외에서 귀빈이 초청되는데 일반적으로 국가원수나 수상이 참석합니다. 이번 즉위식은 1990년에 125대 아키히토 천황이 즉위할 때의 의식을 그대로 계승하여 진행되었으며, 즉위식 날은 일본 임시휴일로 지정됩니다.

 

즉위식은 아래와 같이 진행되었습니다.

1. 삼권의 의장 황족 천황 황후의 순으로 황궁 정전에 입장하고,
2. 천황 황후의 어좌인 어장대에 오르고,
3. 참석자가 꽹과리 신호에 맞춰 기립하면 천황 황후의 어좌인 어장대의 장막이 열리고,
4. 참석자들이 북소리 신호에 맞춰 경례하고,
5. 내각총리대신이 천황 앞으로 나아가고,
6. 천황의 말씀이 이어지고,
7. 내각총리대신이 장수 축하문을 낭독하고,
8. 내각총리대신이 즉위를 축하하며 만세 삼창하는데, 참석자도 같이 만세 삼창을 하고,
9. 만세 삼창 후 기타노 마루 공원에서 자위대에 의한 21발의 천황의 예포를 쏘고,
10. 내각총리대신이 자신의 자리로 돌아오고,
11. 참석자가 꽹과리의 신호에 맞춰 착석한다. 천황 황후의 어좌인 어장대가 닫히고,
12. 천황 황후가 어좌인 어장대에서 내려오고,
13. 천황 황후 황족 삼권의 의장 순으로 퇴장한다.

 

복잡해 보이지요? 즉위식에서 나루히토 천황은 부친인 아키히토 천황처럼 국민의 행복과 세계 평화를 항상 바라며 국민에 다가서면서 헌법에 따라 일본국과 일본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임무를 다할 것을 맹세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즉위식에는 아베 총리를 비롯하여 주요 인사들과 180여 개국의 대표가 참석했군요.

 

현재 천황은 황후인 마사코 사이에서 왕자 없이 아이코 공주만 있어서, 여성도 일왕에 오를 수 있도록 전범을 고치자는 주장이 있었으나 집권당인 자민당에서 모계로 왕위가 계승되는 것은 강력히 반대하여 다음 황위는 아키히토의 둘째 왕자인 후미히코가 후계 1순위가 됩니다.

 

▲ 現:上皇、上皇后

사진출처 : https://ja.wikipedia.org/wiki

 

즉위식 후에 시작할 예정이던 즉위 축하 카퍼레이드는 태풍 19호 피해를 고려해 11월 10일 지난 주말에 진행되었는데요, 도심부 4.6km에 달하는 거리에 동경시민 11만 9,000명의 축하 속에서 30분간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이번에 필자는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의식이라 관심 있게 보았네요.

 

다음 달은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이며 올해 마지막 달인 12월입니다. 새로운 나루히토 천황이 즉위식에서 맹세한 것처럼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전쟁에 휘말리지 않고 평화가 계속되기를 바라며, 이번 호는 여기에서 마무리합니다. 다음 호에서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