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민주화의 상징,
김대중 컨벤션센터
광주에서 만나는 대한민국 인물열전, 그 두 번째 이야기는 치평동에 위치한 ‘김대중 컨벤션센터’입니다. ‘광주의 코엑스’로 불리는 이곳은 광주 유일의 종합 전시장으로 총 4층의 건물에 1층에 전시관, 2-3층에 중소회의실, 4층에 컨벤션센터를 갖추고 있습니다. 컨벤션동과 전시동이 분리되어 3층 부근에 합쳐지는 건물 형태, 마당에는 민주화 운동 혹은 인권과 관련된 상징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2005년 9월 개관한 센터는 애초 기획 당시 젝스코(GEXCO, Gwangju EXhibition & COnvention Center. 광주전시컨벤션센터)라는 이름을 가집니다. 그러나 이후 국제회의를 많이 유치해야 하는 컨벤션 센터의 성격상 국제적인 지명도가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따 ‘김대중컨벤션센터’로 명명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여론에 그 명칭이 최종 변경됩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인권, 평화도시 광주와 불가분의 관계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건물, 내부에는 그를 기리는 기념관이 존재하니 ‘김대중 홀’은 컨벤션센터 전시동 1층 콘코스홀에 위치합니다.
김대중 흉상 외 아홉 개 존(Zone)으로 구성된 전시는 그의 저서를 비롯해 화보, 공직자선물, 친필 휘호 등 총 89종 344점의 기념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컨벤션센터를 찾는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민주화, 남북협력, 세계 평화와 인권증진을 위해 일생을 헌신해 온 김대중 前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고 관련 정보와 자료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 입구를 들어서자 그의 흉상이 ‘웰컴’ 환영인사를 건넵니다.
전시는 ‘하의도’에서 ‘청와대’까지! 역경은 있어도 포기란 없었던 인간 김대중에 대해 얘기하고 있습니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신조로 한 평생을 살았던 그의 삶. 군사정권으로부터 오랜 기간 납치, 테러, 망명, 가택연금, 투옥, 사형선고 등 온갖 고난을 겪으면서도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기꺼이 몸을 던진 그의 신념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하의도’는 그가 태어난 곳으로 한반도 서남쪽 끝 신안의 외딴 섬입니다. 일제와 해방 공간을 거치면서 어쩔 수 없는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소년 김대중, 청년시절 그는 무능과 부패한 독재정권에 맞서는 고난의 길을 마다하지 않았는데요, 이후 용기와 희망의 정치인으로 역량을 쌓은 중년의 김대중은 독재정권에 의해 납치돼 간신히 죽음을 면하는 등 파란만장한 정치 인생을 지내는데요, 결국 80년 5월 ‘피의 광주’를 배후 조종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게 됩니다. 조국의 민주 회복을 위해 목숨을 저당 잡힌 한평생! ‘한국의 만델라’라는 애칭이 전혀 과하지 않은 그의 삶에 현재 당연시 누리고 있는 ‘민주화’의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1997년 12월 18일, 김대중은 대한민국의 제15대 대통령에 당선됩니다. 이것은 건국 50여 년 만의 평화적 정권교체로 큰 의미가 있는데요, 김대중은 집권 후 자신의 지론인 남북화해 정책을 꾸준히 펼쳐 2000년 6월 13일 분단 55년 만에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평양 땅을 밟습니다.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나눈 두 정상의 뜨거운 포옹,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킨 감동 드라마는 연일 매스컴을 뜨겁게 달구며 당시 최고의 핫이슈로 등극합니다. 그리고 이는 그해 10월 21세기 첫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이어집니다. 한평생 그토록 염원했던 민주주의와 인권신장, 한반도 평화정착에 기여한 공로를 7천만 민족을 넘어 전 세계인들로부터 인정받은 셈! 당시 온 국민이 TV 앞에 앉아 그 기쁨을 함께했던 기억 또한 새록새록 하네요.
‘민족의 여명’이라는 타이틀을 단 작품은 조선말부터 이천 년 한민족의 일백 년에 이르는 역사를 일천여 명의 군상으로 압축해 펼쳐 보입니다. 조선 시대 평화로운 산천에서 논밭을 일구고 놀이를 하는 우리 민족들, 일제에 이르러 수난을 겪으면서도 민초들의 희망에 찬 삶을 그리고 있는 작품은 원추형의 형태로 그 정점에는 남북 이산가족의 상봉과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포옹 장면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 외 김대중 대통령 친필 휘호가 담긴 액자와 도자기, 제7대 대선 집권 공약 및 성명서 친필 초안 등 다양한 자료들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압권은 김대중 대통령의 자필 편지로 아내 이희호 여사와 사랑하는 자식들에게 전하는 옥중 메시지가 전시장 한가운데 자리합니다. 여백을 가늠할 수 없게 빼곡히 채운 글씨에도 미처 전하지 못한 이야기가 가득한 듯 목포교도소 탈출(1950년), 의문의 교통사고(1971년), 동경 납치 사건(1973년)에 이어 1980년 군사재판 사형선고에 이르기까지 5번의 죽을 고비를 넘긴 그의 정치 인생은 실로 파란만장합니다.
‘진정으로 관대하고 강한 사람만이 용서와 사랑을 보여줄 수 있다. 항상 인내하고 우리가 우리의 적을 용서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항상 기도하자. 그래서 사랑하는 승자가 될 수 있도록 하자.’
- 사형선고 후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1980년 7월, 사형선고를 받은 김대중 前 대통령이 청주 교도소에서 입던 사형수 수의는 수인번호 9번을 달고 있습니다. ‘옥중 단시’와 ‘이제 가면’에서는 역경 속에서도 가족을 잊지 않는 그의 애끊는 심정을 노래하기도 합니다.
‘이 몸이 사는 뜻을 뉘라서 묻는다면 우리가 살아온 서러운 그 세월을 후손에 떠넘겨주는 못난 조상 아니고저 추야장 긴긴밤에 감방 안에 홀로 누워 나라잇 생각하며 전전반측 잠 못 잘 때 명월은 만건곤하나 내 마음은 어둡다.’
- ‘옥중 단시’의 일부
광주의 눈물과 아픔을 언제나 함께 나눠 온 김대중, 그는 늘 ‘민주회복과 조국통일이 광주의 한을 푸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해왔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광주는 더는 ‘한’에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세계 속에 우뚝 솟은 광주! 그 세계로 향하는 광주의 창에 ‘김대중 컨벤션센터’가 있습니다.
주소 : 광주광역시 서구 상무누리로 30 (치평동 1159-2)
홈페이지 : www.kdjcenter.or.kr
문의 : 062-61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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