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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해외 이모저모

[영화n영어 23호] 레이디 버드 : 이게 나의 최고의 모습이에요

by 앰코인스토리 - 2019. 11. 14.

 

새크라멘토 철로 변 근처에 살며 등교할 때면 한 블록 전에 아빠 차에서 내려서 가는, 부모님이 주신 이름조차 싫어서 자신을 ‘레이디 버드’라고 말하는 아이. 2017년작 영화 <레이디 버드>는 자신의 주변을 둘러싼 모든 것들을 부정하고 부끄러워하는 아이의 진솔한 이야기입니다.

 

가톨릭계 성모여고에 들어가 무료함을 달래고자 뮤지컬 동아리에 들어가지만, 주인공이 아니면 그다지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지요. 시끌벅적하고 잘 노는 친구들과 노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크리스틴은 학창 시절 내내 전혀 나아질 것 같지 않은 자신의 처지에서 벗어나고자 온 시간을 보내는 듯합니다.

 

 

어릴 적 주변의 빛나는 것에 혹하는 바람에 다시 없을 가족들과의 추억과 자신과 성향이 맞는 친구들과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보내는 이야기는 누구나 한 번쯤 겪었던 이야기입니다.

 

늘 곁에 있는 것, 눈에 잘 띄지 않는 것, 달콤하기보다는 쓴 잔소리들, 노력했지만 이 정도밖에는 살지 못한다는 부모님의 체념 어린 목소리들에서 그저 벗어나고픈 고등학교 학창 시절 속 크리스틴(시얼샤 로넌 분)의 모습이 안쓰럽다기보다는 공감이 되는 편이었어요.

 

 

다음은 같이 옷을 사러 매장에 갔을 때 크리스틴이 자신에 대해 엄마에게 이야기하는 장면입니다.

 

크리스틴:
I love it.
이거 살래요.

 

마리온 :
Is it too pink?
너무 튀지 않니?

 

크리스틴 :
Why can’t you say I look nice?
그냥 예쁘다고 해주면 안 돼?

 

마리온 :
I’m sorry, I was telling you the truth. Do you want me to lie?
미안해. 사실대로 말한 것일 뿐인데 마음 상했니?

 

크리스틴:
No, I just wish... I wish you liked me.
아니, 난 엄마가 나를 좋아해 주면 좋겠어.

 

마리온 :
Of course I love you.
널 사랑하는 거 알잖니.
I want you to be the very best version of yourself you can be.
난 다만 어느 순간이든 네가 최고이길 바랄 뿐이야.

 

크리스틴:
What if this is the best version?
이게 내 최고의 모습이면요? 

 

~라면 좋겠는데 ‘I wish+가정법’

 

엄마는 크리스틴이 하는 행동, 생각들이 다 마뜩잖나 봅니다. 그래서 크리스틴은 엄마가 가끔은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속상해하지요. 그래서 크리스틴은 다음과 같이 자신의 바람을 말합니다.

 

I wish you liked me.

 

가정법이라고 해서 If 구문만 쓸 필요는 없어요. 다양한 가정법 표현이 있습니다. 이 문장에서는 ‘I wish+주어+동사의 과거형’을 써서 ‘~하면 좋겠는데..’라는 바람을 전합니다.’

 

영화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새크라멘토에서 벗어나 그녀만의 인생을 꾸려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따냅니다. 평소 뉴욕의 대학에 가고 싶어 했지만 엄마는 집 주변의 새크라멘토의 대학에 입학하기를 바라는 바람에 다투었지요. 결국, 뉴욕의 대학에 입학하게 되는데 이상하게도 기뻐야 하는 데 엄마의 모습이 자꾸 밟히고, 그만 술을 먹다 기절해 응급실로 갑니다. 친구나 가족이나 다 새크라멘토에 있는 터라 그녀 주변에 아무도 없네요.

 

가족의 소중함과 절친의 부재가 느껴지게 된 계기는 또 있지요. 엄마는 항상 크리스틴에게 엄한 편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평소에도 속에 있는 다정한 말을 입 밖으로 내는 것에 힘들어하는 사람이었어요. 아이를 더는 곁에서 보살펴주지 못한다는 두려움과 회한에 찬 그녀는 딸이 뉴욕으로 떠나기 전 편지를 씁니다. 사랑한다는 이야기. 미안했다는 이야기. 처음 딸을 만난 그날의 심경까지 고스란히 들어 있는 편지를 가방에서 발견해 읽던 크리스틴은 참고 있던 무언가가 무너져버립니다.

 

 

그녀가 그제야 자신이 살던 고향,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을 알아채면서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은 말을 내뱉습니다.

 

Mom. did you feel emotional the first time that you drove in Sacramento? I did and I wanted to tell you, but we weren’t really talking when it happened. All those bends I’ve known my whole life, and stores, and the whole thing. But I wanted to tell you. I love you. Thank you

 

엄마도 새크라멘토 거리를 처음 운전할 때 감상적이었어? 난 그랬어.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그땐 상황이 좋지 않았지. 평생 나와 함께 했던 그 길들, 가게랑 건물들이 너무 정겨웠어. 엄마한테 이제야 말해요. 사랑하고 고맙습니다.

 

 

필자도 어릴적 한 번쯤 겪었던 이야기이기에 크리스틴의 성장이 대견했습니다. 자신이 깨달은 바를 통해 자신의 잘못 생각한 바를 인정하는 데서 크리스틴이 부쩍 자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생이란 어쩌면 성장하고 깨닫고 또 성장하는 일련의 사건들을 겪는 과정인 것 같아요.

 

사진출처 : 다음영화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149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