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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해외 이모저모

[일본 특파원] 에노시마 (江ノ島, えのしま)

by 앰코인스토리 - 2019. 5. 13.

지난주까지 일본은 긴 ‘골든위크(golden+week)’ 휴일이었습니다. 올해 골든위크는 천황의 퇴위와 새로운 천황의 즉위가 있어서 예년보다 2~3일 길었네요. 이번 5월 1일을 기준으로 새로운 천황이 즉위했으며, 천황이 바뀔 때마다 일본은 연호도 바뀌어 왔습니다. 그래서 지난 4월 말까지는 헤이세이(平成)였고, 5월 1일부터는 레이와(令和)로 연호로 바뀌었습니다. 참고하시고요,


이번 호에서는 지난번 약속했던 에노시마에 대해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에노시마는 필자가 2년 전 방문한 곳인데요, 여름 바다 향기가 물씬 풍기는 곳으로 가나가와겐에 위치한 섬이랍니다. 섬 안에 있는 신사와 동굴을 통한 일본 역사 체험도 할 수 있고, 섬에서 나오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바다의 풍요로움을 같이 느낄 수 있답니다. 그래서 맛집, 신사, 해수욕장으로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부터 가족 단위 여행까지 일 년 내내 즐길 수 있는 도쿄 근교의 대표적인 당일치기 관광명소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에노시마는 도쿄 도심에서 오다큐 전철로 가타세에노시마역까지 약 1시간 만에 도착할 수 있는 곳으로, 접근성도 무척 뛰어납니다. 에노시마역에서 빠져나와 5분 정도 걷다 보면, 섬으로 이어지는 두개의 다리를 만나는데요, 하나는 ‘에노시마 오시마’라는 자동차 전용 도로이고, 다른 하나는 ‘에노시마 벤텐바시’라는 보행자 전용 도로입니다.


에노시마 벤텐바시▲ 에노시마 벤텐바시

사진출처 : 위키백과 https://ja.wikipedia.org


보행자 전용도로를 따라 갈매기가 춤추는 파란 하늘을 친구 삼아 걷다 보면, 에노시마섬과 하늘 높이 솟은 전망등대인 씨 캔들(sea candle)과 마주하게 됩니다.


▲ 에노시마 전망등대

사진출처 : 위키백과 https://ja.wikipedia.org


씨 캔들 전망 등대는 일본 최초의 민간 전망 등대로, 등대 안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정말 멋있습니다. 바다를 한 눈으로 볼 수 있는 확 트인 시야가 압권이거든요. 날씨가 좋으면 후지산과 도쿄타워, 보소반도, 이즈반도를 볼 수가 있습니다.

 

사진출처 : 위키백과 https://ja.wikipedia.org

 

자, 이제 본격적으로 에노시마에 들어서면, ‘에노시마 벤자이텐 나카미세 도오리’가 나오는데요, 이 거리는 다양한 음식점과 선물가게가 늘어선 상점가입니다. 12년 전에 필자의 일본 근무가 시작되었을 때 일본인 친구가 데리고 와 같이 여행을 하며 선물을 샀던 곳으로, 오랜 추억이 서린 곳이기도 하지요.

 

에노시마 벤자이텐 나카미세 도오리▲ 에노시마 도오리

사진출처 : 위키백과 https://ja.wikipedia.org

 

상점가를 지나면 에노시마신사가 나옵니다.

 

에노시마 신사▲ 에노시마 신사

사진출처 : 위키백과 https://ja.wikipedia.org

 

에노시마 신사 옆에는 에노시마 에스카가 있는데요, 에노시마 에스카 또한 일본 민간 최초로 설치한 옥외 에스컬레이터로, 상행만 운행하고 있습니다. 에노시마 신사 헤스노미야에는 재물운을 가져다준다는 제니아라이(돈을 씻는 것)를 할 수 있는 하쿠류 연못과 용신이 있습니다. 용신은 옛날에 가마쿠라에서 나쁜 일을 자주하던, 머리가 다섯 달린 용이 하늘에서 내려온 여자와 사랑에 빠지면서 결혼까지 했다는 전설의 주인공으로, 인연을 맺게 해주는 신으로 유명하며 벤자이덴이라는 사당에 모셔져 있습니다. 벤자이텐에서 나와 에스카를 타고 올라가면 다양한 식물을 볼 수 있는 에노시마 사무엘 코킹 정원이 나옵니다. 이 정원에는 사시사철 꽃들을 즐길 수 있고요, 특히 여름에 무궁화를 볼 수 있다는 점이 필자로서는 무척 좋았답니다.

 

▲ 에노시마 신사

사진출처 : 위키백과 https://ja.wikipedia.org

 

마지막으로 에노시마에는 이와야라는 동굴이 있는데요, 긴 세월에 걸쳐 바다 파도의 침식에 의해 생긴 동굴로, 동굴 안으로 촛불을 가지고 들어갑니다. 동굴은 깊이 152m의 첫 번째 동굴과 깊이 56m의 두 번째 동굴로 이루어져 있고, 동굴 안에는 문화유산인 석조물이나 오브제 등도 전시되어 있어서 어른이나 아이들도 흥미롭게 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필자가 갔을 때도 많은 아이가 부모님과 함께 견학을 하고 있었어요.

 

에노시마 이와야 동굴▲ 에노시마 이와야 동굴

사진출처 : 위키백과 https://ja.wikipedia.org

 

동굴에서 나오면 확 트인 바닷가에 크고 작은 바위로 이루어진 해변에서 한가롭게 낚시를 하고 있는 강태공들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2년 전, 찰랑거리는 바닷물 소리를 들으면서 잠시나마 힐링할 수 있었던 자연과 시간에 감사드렸던 에노시마 당일치기 여행이었습니다. 소개는 여기에서 마무리하고 다음 호에 또 재미난 일본 소식을 들고 오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