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ommunity/해외 이모저모

[대만 특파원] 시장 체험기

by 앰코인스토리 - 2019. 5. 20.

대만의 5월 기후는 온난 습윤이며 평균 온도는 25도 이상이 됩니다. 5월은 바야흐로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을 알리며 한국의 장마처럼 비가 오는 많은 날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대만으로 여행을 다녀온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공통으로 ‘야시장 문화’를 많이 얘기하는데요, 그만큼 대만문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야시장은 대만을 대표하는 것이라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낮을 방불케 하는 수많은 길거리 음식과 상점들, 그리고 많은 사람을 보고 있노라면 참 독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많은 분이 대만의 야시장 문화에 대해 알고 있을 테니, 이번에는 일반적인 시장 문화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대만은 중국과 비슷하게 집에서 음식을 거의 해 먹지 않고 밖에서 포장해서 집이나 회사에서 먹거나 식당에서 사 먹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가끔 주말 아침에 밖을 나가보면, 많은 아저씨(?)가 아침 식사를 파는 가게 앞에서 줄지어 서서 주문한 요리를 기다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필자도 가끔 그 줄에 끼기도 하지요.

 

이렇듯 매 끼니를 사서 먹는 것이 일반화되다 보니, 음식점도 아침과 점심만 판매하는 곳도 있고 저녁 식사만 제공하는 식당도 있어서 이 점 또한 독특합니다. 또한, 점심과 저녁 식사 시간 사이에 쉬는 시간(브레이크 타임)이 있으므로 이 부분은 참고하면 좋습니다. 꼭 가봐야 하는 음식점이라면 미리 확인해야 할 것 같아요. 여하튼, 시장은 여러 식당과 가정에 신선한 재료를 매일 오전에 공급하기 위해 열립니다.

 

자, 필자가 오늘 가볼 곳은 지금 사는 신주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신주 시장’입니다. 시장은 보통 아침부터 정오 사이에 열리는데요, 11시 정도가 지나면 거의 마무리하는 시간이므로 시장 경험을 하고자 하는 분은 11시 이전에 방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시장은 크게 실내와 실외로 구분되어 있으며 야채, 육류, 과일 등을 판매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오토바이를 타고 실내로 들어가서 물건을 사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사진은 조금 이른 아침이라 별로 붐비지 않지만, 주말 9시에서 10시 사이는 그야말로 사람 반, 오토바이 반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오토바이에 주렁주렁 산 물건을 달고 달리는 모습을 흔히 시장 안에서 볼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대만분들의 오토바이 사랑에 감탄을 하며 시장으로 들어섭니다.

 

 

온난 습윤과 열대 기후답게, 한국과는 조금 다른 종류의 채소와 과일이 상점에 가득합니다. 그중 필자가 제일 좋아하는 망고도 5월부터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시즌이어서 가게 곳곳에 진열되어 있네요! 보통 채소와 과일을 판매할 때 근 단위를 사용하는데요, 저울에 물건들을 올려 무게를 측정해 가격을 정합니다. 아직 대만 사람들은 전자저울보다는 아날로그 저울을 많이 사용합니다. 시장 고유의 문화인 가격 흥정도 가능하지만 거의 하지는 않는 것 같네요. 필자는 외국인 특권이 있으니 때때로 더듬더듬 중국어로 가격 흥정을 하면 과일이나 채소를 조금은 더 챙겨 주시기도 한답니다.

 

 

 

필자가 사는 동네 이름은 신주(Hsinchu, 新竹)로 그 이름답게 죽순을 이용한 요리들이 많이 있습니다. 죽순을 삶아서 또는 볶아서 요리하기도 하며, 다양한 종류의 음식에 죽순이 사용됩니다. 신선한 죽순은 생으로 먹기도 하지요. 아래 사진은 죽순을 파는 가게입니다. 수많은 죽순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네요.

 

 

대만 상점들의 특징인데요,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곳들이 제법 있답니다. 야시장이나 시장, 많은 작은 규모의 가게에서는 신용카드를 받지 않습니다. 오직 현금만 오고 갑니다. 그래서 시장을 갈 때는 동전을 포함한 현금을 넉넉히 준비해 가야 합니다. 실외 쪽으로 나오니 육류 및 어류를 파는 가게들이 많이 있고, 외곽 변두리 쪽으로는 농사를 짓는 현지 분들이 길거리에 채소를 늘어놓고 판매하고 있네요. 대만은 보통 일회용품을 많이 사용합니다. 그래서 물건을 사면 비닐봉지에 담아서 주고 물건을 포장할 때도 일회용 스티로폼을 많이 사용하는데, 사용자 입장에서는 편하긴 하지만 그 많은 일회용품이 어떻게 처리될지 조금 걱정이 되긴 하네요.

 

 

 

 

필자가 열심히 발품을 팔아서 산 채소와 과일입니다.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고 든든하네요. 시장은 그 나라 및 지역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장소라 생각합니다. 관광지를 다니는 것도 좋겠지만 때로는 여유를 가지고 대만의 야시장이나 일반 시장을 방문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