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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iconductor/스마트 Tip

[반이아빠의 장난감 속 반도체] 터치스크린, 1편

지난 호(www.amkorinstory.com/3062)에서 노트 펜의 필압(筆壓, Pen pressure)을 잠시 언급한 바 있습니다. 필압이란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릴 때, 펜이나 붓 등의 도구에 가해지는 압력을 말하는데요, 연필로 꾹꾹 눌러쓴 글씨와 화선지에 스치듯 지나간 붓의 자국은 느낌이 매우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필압에 따라 다양한 개성으로 글씨와 그림을 표현할 수 있지요.


도구를 붓이라고 가정한다면, 필압을 강하게 주어 굵게 그리거나 약하게 하여 가늘게 그릴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크레용이나 목탄, 콩테처럼 진하게, 약하게 농도를 조정하는 것까지 필압으로 조절이 가능합니다.


서예에는 아래 그림과 같이 ‘영자팔법(永字八法)’이라 하여 서법을 ‘永’ 자의 여덟 점획으로 표시했다고 합니다. 측, 늑, 노, 적, 책, 략, 탁, 책(側 ∙ 勒 ∙ 努 ∙ 趯 ∙ 策 ∙ 掠 ∙ 啄 ∙ 磔) 여덟 가지가 각각 방향과 강약 등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고 있으며, ‘永’자 한 글씨로 여덟 가지의 서법을 모두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영자팔법 중 ‘늑’은 달리는 말을 재갈로써 제어하는 기분으로 쓰고, ‘탁’은 새가 모이를 쪼는 모양으로 빠르고 민첩하게 써야 한다고 하는데, 글씨를 보니 그런 느낌이 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


▲ 영자팔법


필자는 이 영자팔법을 앰코서예동호회 김정숙 전 회장님의 도움을 받아 실제 노트 펜을 사용하여 써 보았습니다. 아래 그림인데요, 흠, 어떤가요? 실제 붓글씨처럼 구현된 것 같나요?


▲ 실제 노트 펜으로 쓴 영자팔법


한편 지난 호에서 아래와 같이 노트 펜 내부 구조를 살펴본 바 있는데요, 펜촉 부분에 필압을 감지하는 센서가 달려 있습니다. 갤럭시 노트9의 노트 펜은 4,096단계까지 필압을 인식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 노트 펜 내부 구조

사진출처 : cloudfront.net

 

사실, 이러한 펜 타입의 입력 인터페이스는 나온 지 꽤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이 나오기 훨씬 전에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라는 장치가 있었는데요, 한 손으로 휴대할 수 있는 크기에 정보처리 기능과 무선통신 기능을 통합한 휴대용 단말기였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것은 애플에서 개발한 최초의 PDA 뉴턴(Newton)입니다. ‘’아이폰, 아이패드의 아버지’라는 별명이 붙어 있는 이 장치에서는 입력장치로 스타일러스 펜을 제공했었지요.

 

▲ 최초의 PDA 애플의 뉴턴(Newton) 메시지패드 100

사진출처 : ko.wikipedia.org


스타일러스 펜의 어원은 고대 로마에서는 왁스판 위에 글자를 새길 수 있도록 고안한 뾰족한 필기구를 ‘스틸루스(stilus)’라고 불렀다고 하는 데서 왔다고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어딘가에 기입을 하여 기록을 남긴다는 것은 중요한 작업인 것 같아요.

 

▲ 로마 시대의 밀랍 서판과 첨필

사진출처 : ko.wikipedia.org

 

한편, 뉴턴은 스타일러스 펜이 아닌 손가락이나 다른 물체로 화면을 터치해도 입력할 수 있었는데요, 이것은 화면, 즉 터치스크린을 무엇인가가 누를 때의 압력을 인식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방식을 ‘감압식(感壓式) 터치스크린’이라고 하며, PDA를 포함한 최초의 터치스크린 기기에 주로 쓰인 기술입니다.

 

▲ 감압식 터치스크린의 원리

사진출처 : it.donga.com

 

감압식은 화면을 터치하면 떨어져 있던 두 개의 전극 사이 중 해당 좌표의 전극만 맞닿으면서 발생하는 전류의 변화를 감지하고 좌표를 인식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스타일러스 펜이 아니어도 누를 수 있는 물체라면 무엇으로든 터치할 수 있습니다. 조금 뾰족한 것이라면 픽셀 단위로 조금 더 정교하게 터치가 가능한 셈이지요.

 

이렇듯 호환성이 좋고 원리가 간단하기 때문에 제조 단가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어서, 내비게이션이나 게임기 등 작은 터치스크린이 사용되는 장치에 많이 쓰입니다. 다만 화면 선명도가 떨어지고 터치가 누적되다 보면 막이 손상될 수 있는 단점도 있는 등 고장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편입니다. 동시에 여러 곳을 누르고 인식하는 멀티터치를 구현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 감압식 터치스크린이 적용된 내비게이션과 닌텐도 3DS 게임기

사진출처 : pixabay.com, namu.wiki

 

지금까지 살펴본 감압식은 스타일러스 펜보다는 터치스크린이 중점이 된 기술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스타일러스 펜이 중심이 된 기술과 터치스크린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