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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외국어 강좌

[영화n영어 16호] 어바웃 어 보이 : 인간은 섬이 아니에요


이혼한 엄마와 단둘이 살던 열두 살 꼬마 마커스(니콜라스 홀트 분)와 부모님이 물려주신 재산으로 백수로 살아가던 윌(휴 그랜트 분)의 공통점은 없어 보이지만 연애 중에 겪게 될 책임감 등 감정 소모를 최대한 줄이면서 여자를 만나기 위해 ‘혼자 아이를 키우는 부모를 위한 모임’에 들어가면서 윌은 마커스의 엄마와 친분을 맺게 됩니다.


직업이 음악치료사이긴 하지만 마커스의 엄마는 툭하면 우울증에 빠져 위태롭습니다. 어느 날 엄마가 남긴 유서를 발견한 후 마커스는 혼자서 엄마를 지킬 수 없다는 생각에 윌을 엄마의 데이트 상대로 선택합니다.


하필 ‘인간관계는 섬과 같다’고 생각하는 개인주의인 윌을 자기들 영역으로 이끄는 마커스를 보면서 잘못된 선택은 아닐까 생각되었지만, 점차 마커스의 노력에 마음을 열게 되는 윌을 보며 역시 사람의 단면을 보고 그 사람을 단정 내리는 것은 위험하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됩니다.


▲ 윌과 마커스 가족


단적인 예로,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고 가족인 엄마 피오나보다 앞서 마커스가 폭력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낸 것도 윌이었습니다. 그리고 윌은 마커스를 수렁으로부터 구해내는 일도 해냅니다. 옷도 깔끔하게 입혀주고 운동화도 사주고 마커스를 괴롭히는 무리에게도 엄포를 놓지요.

 

이 같은 진실은 마커스가 윌의 집에 정기적으로 간다는 것을 안 피오나가 그가 자신의 아이를 학대하는 줄로 오해해 윌을 만나 따지는 과정에서 밝혀집니다. 자신의 아픔에서 회복되지 못해 정작 아들이 겪는 아픔을 들여다보지 못한 것은 어쩔 수 없는 결과일지 모르지만, 윌은 가까이 있으면서도 자신의 아이의 마음 하나도 헤아리지 못하는 그의 엄마에게 속상해서 화를 냅니다.


윌:
He comes round uninvited every night of the week! Do you know why?
마커스가 초대도 안 하는데 계속 와요. 왜 그런 것 같나요?
He’ shaving the shit bullied out of him at school! And you haven’t got a clue.
애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데 당신은 아무것도 모르지요.
You’re sending him out like a lamb to the slaughter!
양을 도살자에게 보내는 거랑 뭐가 다르나요.
He’s been taken to pieces every day of the week.
매일 마커스는 만신창이예요.

 

피오나:
I think you’re being a bit melodramatic. Marcus is doing fine.
너무 과장하는 거 아니에요? 마커스는 괜찮아요.

 

마커스(독백):
It was strange. Will had it right, Mum didn’t.
이상하지. 내 아픔을 알아봐 준 건 윌이었고 정작 엄마는 몰랐다.
It was supposed to be the other way around.
원래 그 반대가 되어야 하는데….

 

 

‘~해야만 한다.’라는 뜻의 be supposed to

 

It was supposed to be the other way around.

 

기대나, 규칙이 전제되어 있을 경우를 표현하고 싶을 때 be supposed to를 써서 문장을 완성하면 됩니다. 엄마인 피오나가 아들 마커스가 폭력에 시달리는 것을 알아야 했는데 라는 뉘앙스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피오나가 자신의 아이를 돌보지 못하는 동안 그 공백을 스스로 채워 나가던 아들인 마커스도 용감하지만 그런 마커스의 마음을 받아 주면서 자기 스스로 남과의 경계를 허무는 법을 터득한 윌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와 다른 사람과 부대끼며 서로를 맞춰가며 살아가는 것이 혼자 살아가는 삶보다 감정적인 소모가 많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피오나가 윌을 오해해 싸움을 하다 윌의 따뜻한 면모를 이끌어낸 것처럼, 다른 사람과의 부대낌 속에서 숨겨져 있던 자신의 장점도 알아볼 기회도 얻을 수 있습니다. 
 

▲ 윌과 마커스 가족들과의 행복한 시간

 

그런 면에서 영화 <어바웃 어 보이>를 보다 보면 혼자에 익숙한 한 남자가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는 모습과 마음이 아픈 엄마 외에 자신의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친구(?)를 물색하며 나름대로 해결책을 찾던 마커스의 성숙함을 엿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