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내 따사로운 햇살이 완연한 봄을 알립니다. 하지만 설렘도 잠시, 극심한 미세먼지 주의보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데요, 외출 시 마스크 착용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앰코가족 여러분! 이번 앰코인스토리에서는 근대로 떠나는 골목길 시간여행, ‘창영동&송림동 근대문화유산길’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걸음걸음 타임머신 타고 과거로의 회기~지금부터 함께 하시지요! 마스크 必!
도보루트
▲ 복잡하게 엉킨 전깃줄이 골목의 역사를 대변한다
인천 동구 창영동과 송림동 일대는 한때 개화의 물결이 숨 가쁘게 지나간 곳으로, 우리나라 근대사의 맥을 품고 있는 산 역사의 현장입니다. 골목을 걷다 보면 자연히 만나게 되는 문화유산들. 오늘은 그냥 지나치기 쉬운 그 시절 이야기들을 따라 동네 골목골목, 천천히 걸어보기로 합니다.
선교사들의 숙소, 인천 기독교사회복지관 (현, 창영사회복지관 Incheon Christian Social Welfare Organization)
▲ 인천 기독교사회복지관(현, 창영사회복지관) 전
지하철 1호선 도원역 3번 출구를 나와 우각로로 접어들자. 첫 번째 근대문화유산 건축물을 만나게 되니 그것은 바로 인천 기독교사회복지관(현, 창영사회복지관)입니다. 1894년에 지어진 건물은 미국 감리교회가 보낸 선교사들의 숙소로 사용되었는데요, 해방 후 1949년 4월 선교사 헬렌 보일즈에 의하여 ‘인천기독교사회관’으로 다시금 창설됐으나 한국전쟁 등 파란만장한 일들을 겪고 1956년부터는 아동복지 사업과 집단활동사업, 장학사업 등 다양한 복지프로그램을 전개해오던 인천기독교사회관으로 사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 인천 기독교사회복지관(현, 창영사회복지관) 전인천 기독교사회복지관(현, 창영사회복지관)의 디테일
붉은 벽돌의 건물은 간소한 상자형으로 지붕은 양철(함석)로 지어져 독특한 멋을 풍깁니다. 창호는 조선 시대 서원이나 절의 승방 등에서 사용하던 용(用)자 살 창호를 채용했는데요, 가장자리로 교살 문양을 짜 넣는 등 전통양식과의 배합을 시도한 점이 눈에 띕니다. 따로 찾은 정보에 의하면 건물 내부는 목조로 되어있고 2층 가로축에 지하로 드나들 수 있는 통로를 시설하였다고 합니다. 현재 재단법인 기독교 대한감리회 유지재단에서 창영사회복지관으로 운영하는 본 건물은 내부 출입이 제한되어 있어서 그 실제를 눈으로 확인할 길이 없었는데요, 추후 건물 개방에 관해 논의 중이라고 하니 곧 내부를 볼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_^
인천 기독교사회복지관(현, 창영사회복지관)
인천광역시 동구 우각로 57 (창영동42-2)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제18호(1993.07.06 지정)
대한민국의 감리교 교회, 창영교회 (昌榮敎會 Changyeong Church)
창영교회는 인천 기독교사회복지관(현, 창영사회복지관)에 인접해 위치합니다. 대한민국의 감리교 교회로 창영감리교회라고도 불립니다. 인천의 교회는 1885년 6월 20일 이후 미국인 선교사 아펜젤러의 인천 체류와 1887년 7월의 스크랜턴의 전도로 감리교단이 가장 먼저 인천에 복음을 전하기 시작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되었는데요, 1885년 7월 29일 인천광역시 중구 내동의 내리 교회를 시작으로 관청리 교회, 성결 교회 등, 활발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창영교회는 일제 강점기인 1937년, 인천 동구 창영동의 영화여자보통학교 부설 영화유치원에서 96명의 신자가 창립 예배를 본 것이 그 시초라고 합니다. 교회 설립의 취지는 ‘우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겠다’로 초대 담임목사는 갈홍기로 기록됩니다. 이후 창영교회는 여러 교회를 분립하고 개척하는 등, 인천 지역 선교의 중심지로 발전하게 되는데요, 특히 인천 지역 최초의 기독교 학교인 영화여학교와 함께 교육과 선교를 병행해 왔습니다. 창영교회는 한국 최초의 여성 목사인 전밀라가 목사 안수를 받고 처음 재직한 곳이기도 하지요.
창영교회
인천광역시 동구 우각로 43 (창영동43-6)
한국 최초의 근대식 초등교육기관, 영화초등학교 (永化初等學校 Yeonghwa Primary School)
한국 최초의 근대식 초등교육기관인 영화초등학교는 기독교 선교와 여성계몽을 목적으로 1892년 4월 미국 여선교사 존스(G. H. Jones)에 의해 설립된 영화학당의 후신으로, 학교 이름인 ‘영화’는 ‘영생’과 ‘교화’를 뜻하며 기독교 이념을 상징합니다. 초기에는 선교사에 대한 배타적인 의식으로 학생 수가 거의 늘지 않는 등 어려움을 겪었으나, 점차 인천의 명문 학교로 발전하여 주목을 받게 되었다고 하네요.
▲영화초등학교 본관동, 영화학당
영화학교는 1905년 인천 중구 경동 싸리재를 거쳐 1910년, 인천 동구 창영동 현재의 위치에 벽돌로 된 2층 교사를 신축, 이전하였습니다. 건물 내부는 성서연구와 기독교 교육을 목적으로 교회 내에 설치하는 전형적인 주일학교(Sunday School)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요, 전체적인 구조는 반지하 1층과 지상 3층으로 구성된 맞배지붕 구조이며, 3층 발코니는 인자(人字) 형태로 내부에 서까래를 노출했습니다. 특히, 3층은 예배실로 십자형 평면으로 계획하여 종교적 의미를 가미했다고 하네요. 당시 이 학교를 졸업한 여자 어린이들은 선교사 추천으로 이화학당에 입학하기도 했는데요, 이화학당 제1세대로 한국 여성계의 선구자인 김활란, 서은숙, 김애마, 김영의가 모두 영화학당 출신이라고 합니다. 그 밖의 유명한 영화학당 졸업생으로는 일장기 말소 사건의 동아일보 기자 이길용과 영화배우 이재경이 있습니다.
영화학당
인천광역시 동구 우각로 44 (창영동 36)
▲영화초등학교 앞 내양문구교재사
영화 초등학교를 나와 다음 근대유산 건축물로 향하는 길, 학교 앞 문구점의 모습을 보니 저 또한 옛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예전 문방구는 문 앞에 쪼그리 오락기도 있었고 냉장고에는 50원짜리 하드가 가득했었는데 말입니다. 자, 그럼 다음 근대문화유산 건축물을 향해 가볼까요?
글쓴이 엄용선은
잼이보는 하루를 사는 자유기고가 & 여행작가. 1인 프로젝트그룹 ‘잼이보소닷컴’ 을 운영하며 주변의 소소한 잼이거리에 촉을 세운다. 밥 먹고 사는 일은 자유로운 기고로 이어지며 여행, 문화, 예술 칼럼을 비롯해 다양한 취재 원고를 소화하고 있다. 마음이 동하는 일을 벗삼는 프로젝터로의 삶을 꿈꾸며 여행과 생각, 사람과 글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메일 wastestory@naver.com 블로그 blog.naver.com/wastestory
※ 외부필자에 의해 작성된 기고문의 내용은 앰코인스토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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