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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여행을 떠나요

[인천 여행] 근대로 떠나는 골목길 시간여행, 창영동 & 송림동 근대문화유산길 2편

by 앰코인스토리 - 2018. 4. 13.


인천 최초의 보통학교, 창영초등학교 (昌榮初等學校 Changyeong Primary School)


창영초등학교는 1907년 4월 보통학교령에 의해 개교한 인천 최초의 보통학교입니다. 보통학교령이란 구한말 신학제의 제정에 따라 설치된 소학교(小學校)를 보통학교로 변경한 것으로, 원래 5∼6년제 소학교를 4년으로 단축, 심상과와 고등과로 나뉘어 있던 것을 하나로 통일한 것을 말하는데요, 개교 후 그해 12월 낙성식(건축물의 완공을 축하하는 의식)이 있었고 1910년 3월 26일 제1회 졸업생을 배출하였습니다.


▲ 붉은 벽돌 외관, 일자형 배치의 창영초등학교

 

건물은 일(一)자 형의 단순 배치 형태를 보여줍니다. 벽체 윗부분은 복공 화강석으로 아치(Arch)형을 이루고 있고, 현관은 홍예석(虹霓石)으로 만든 근세풍 양식을 띤 무지개 모양으로 꾸몄습니다. 건물 전면은 좌우 대칭면에 넓은 창을 규칙적으로 배열하여 직선을 강조하였는데요, 지붕에는 아래의 방을 밝게 하기 위한 도모(Dormer) 창을 만들어 놓은 것이 보이네요. 비교적 보존상태가 좋은 일제(日帝) 전반기 건물로 창영초등학교는 1992년 12월 16일 인천광역시의 유형문화재 제16호로 지정됩니다.



▲ 아치형의 창문이 근세풍의 양식을 보여준다.


100년이 훌쩍 넘은 역사. 그만큼 많은 인물들이 창영초등학교를 거쳐 갔는데요, 이 학교에서 배출된 주요 인물로는 한국 최초의 고미술사학자 고유섭, 전 서울대 총장 및 부흥부장관을 역임한 신태환 박사, 법무부장관 및 대법원장을 지낸 조진만 씨, 파월 훈련 중 산화한 강재구 소령이 있다고 합니다. 또한, 이곳은 3·1운동 당시 인천지역 만세운동의 진원지이기도 했는데요, 당시 학생들을 중심으로 시위를 벌이다 투옥되는 등 격동의 역사를 거치면서 역사상으로도 교육상으로도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답니다.


창영초등학교

인천광역시 동구 우각로 (창영동 306)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제16호(1992.12.16 지정)


근대문화유산길, 굽이굽이 골목 풍경





▲ 창영동과 송림동의 골목풍경


다음 장소인 송림동 성당을 향하는 길, 창영동과 송림동의 골목골목을 돌아봅니다. 학교 앞에는 여지없이 추억의 문구점이 위치하며 분식은 한창 자라나는 어린이들의 허기진 배를 달래기에 충분합니다. 골목골목 재미있는 그림들, 오래된 상점들의 빛바랜 간판들, 다소 쓸쓸한 골목풍경을 앞에 두니 무심히 흘러간 지난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칩니다.


천주교 인천교구, 송림동 성당 (Songrimdong Cathedral)


▲ 천주교 인천교구, 송림동 성당


송림동 성당은 최초의 수식어가 붙은 건축물은 아니지만 1956년에 준공한 유서 깊은 성당입니다. 명수대성당(1954년), 혜화동성당(1960년) 등을 통해 입방체형의 근대성당건축을 시도하였던 우리나라 1세대 건축가, 이희태 선생님의 초기 작품으로 여타 국내 성당과 마찬가지로 붉은 외벽이 먼저 눈에 띕니다. 이희태 특유의 공간디자인수법도 발견되는데요, 외벽면의 비례감에 충실한 창호의 계획으로 정작 내부공간에서의 빛이 다소 산만하고 부자연스럽게 펼쳐진다는 것은 다소 아쉬운 점입니다. 외부 조형의 비례감에 충실했던 탓에 정작 내부공간의 긴장감을 놓쳐버렸다는 평도 있네요.


▲ 골목 끝 아파트가 들어선 동네풍경


사실 우리나라 시대 건축물의 역사를 살펴보면 근현대사에서 21세기에 이르기까지 그 중간고리(60~70년대)가 사라진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요, 이것은 비단 인천에 국한된 문제점만은 아닌 것! 이는 ‘88올림픽’을 전후하여 시행된 도시재정비 사업에 그 원인이 있을 것입니다. 이후로도 근현대에 대한 성찰이 동반되지 않는 도시개발은 계속 되었고 이 또한 이 땅에서 경제개발의 부흥기를 상징했던 건물들을 하나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합니다. 그런 배경에서 송림동 성당은 달동네로 변해버린 주변 경관 속에 홀로 우뚝 50여 년의 세월을 버텨왔습니다. 그것은 그 자체로 충분한 역사적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여타의 부정적 평가를 뒤로하고도 그 위엄은 자못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송림동 성당

인천광역시 동구 배송로53번길 15(송림1동 245-4)


이상 인천 근대로 떠나는 골목길 시간여행, ‘창영동&송림동 근대문화유산길’을 살펴보았습니다. 골목골목 추억이 새록새록, 재미있는 발걸음은 지칠 줄 모르는데요, 언급했다시피 봄철 미세먼지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거듭 당부드리지만, 마스크는 필수로 착용해주세요. 미세먼지의 위협에서 건강한 봄철 나들이를 바라며, 앰코인스토리 인천X송도 탐방은 계속됩니다. ^_^




글쓴이 엄용선

잼이보는 하루를 사는 자유기고가 & 여행작가. 1인 프로젝트그룹 ‘잼이보소닷컴’ 을 운영하며 주변의 소소한 잼이거리에 촉을 세운다. 밥 먹고 사는 일은 자유로운 기고로 이어지며 여행, 문화, 예술 칼럼을 비롯해 다양한 취재 원고를 소화하고 있다. 마음이 동하는 일을 벗삼는 프로젝터로의 삶을 꿈꾸며 여행과 생각, 사람과 글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메일 wastestory@naver.com 블로그 blog.naver.com/waste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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