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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해외 이모저모

[미국 특파원] 애리조나 피닉스의 봄 페스티벌

by 앰코인스토리 - 2016. 3. 8.

어느 날 퇴근길이었습니다. 문밖에 차가운 바람이 불겠지 하며 지레 겁을 먹고 움츠리며 나섰는데, 바람 한 점 없이 아름답다고 느껴질 정도로 따뜻해진 날씨에 봄이 왔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도 그런 것이, 우리 회사가 위치한 애리조나 피닉스 지역은 2월 첫 주부터 PGA 투어 피닉스 오픈이 열렸고, 우리나라 기아, LG, KT, NC 야구팀들이 스프링 캠프를 차릴 정도로 최적의 기후를 자랑하니까요. 여름이 되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더위가 오기 때문에, 짧은 봄 동안 다양한 야외 페스티벌들이 열립니다. 그중 몇 가지 재미난 지역 축제들이 있어서 앰코인스토리와 나눠보려 합니다.


2월, 글랜데일의 초콜릿 어페어 (Glendale Chocolate Affaire)


날씨가 풀리자마자 2월 5일부터 7일까지 열린 행사는 초콜릿 어페어입니다. 행사가 열린 글랜데일은 우리 회사에서 40여 분 떨어진 도시로, 엔틱샵이 모여 있어 그 자체로도 볼거리가 많은 곳이고, 벌써 21회째 맞는 초콜릿 어페어로도 유명한 곳이지요. 미국에서 초콜릿은 1인당 한 해 소비량이 5kg이나 되는 기호식품입니다. 그만큼 종류와 활용도 많다 보니 이런 축제가 있을 정도겠지요. 피닉스를 대표하는 초콜릿 업체인 Cerrata’s와 공장 투어를 중심으로 여러 공방이 참가했습니다.

현장에는 직접 녹인 초콜릿에 과일, 치즈케이크, 팝콘 심지어 베이컨, 할라페뇨에까지 디핑하여 판매하기에 그것들을 맛볼 수도 있고, 초콜릿을 첨가한 머핀이나 쿠키뿐만 아니라 미국의 대표적인 간식인 스모지(Smores)도 즐길 수 있습니다. 스모지는 크래커나 쿠키 사이에 살짝 녹인 초콜릿과 마시멜로를 곁들인 것으로 캠핑에서 특히 빠지지 않는다고 하네요. 초콜릿 어페어까지 와서 칼로리를 논한다면 엄청난 눈치를 받겠지요? 필자도 다이어트 걱정은 접어두고 스모지와 코코넛 초콜릿 등과 함께 달콤한 행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초콜릿 어페어에서는 초콜릿과 함께 어떤 의외의 조합에도 기대 이상으로 훌륭한 맛이 납니다


영상출처 : https://youtu.be/EZfbqm7GroI


3월, 챈들러의 타조 페스티벌 (Ostrich Festival)


곧 3월에는 가족행사로 유명한 챈들러의 타조 페스티벌이 열립니다. 많은 분이 아시겠지만 챈들러는 우리 앰코 미국 본사의 이전 건물이 있던 곳으로 친숙한 도시입니다. 타조 페스티벌이 열리는 텀블위크 파크는 사무실에서도 멀지 않아, 작년 이맘때 사원들 간에 어린이 무료입장권이나 할인 티켓을 나누기도 했었답니다.


챈들러가 과거에 타조농장을 운영했던 것을 모티브로 하여, 올해는 3월 11월부터 13일까지 3일간 타조 경주, 마라톤, 페스티벌 퍼레이드 등 여러 행사가 펼쳐집니다. 타조뿐만 아니라 직접 동물을 만져볼 수 있는 페팅 주(Petting Zoo)와 낙타나 조랑말 타기, 아기돼지 경주 등 교육적이면서도 체험형 이벤트가 많은 것이 아이와 함께 가족들이 찾기에 좋은 이유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상설 놀이기구 시설을 운영하고 유명 컨트리 가수들의 콘서트도 열려 유료 입장의 가치를 톡톡히 할 뿐만 아니라 지역 축제 중에서도 상당한 규모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행사는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세 가지 페스티벌 중 필자가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인데요, 올해는 꼭 한번 참석하여 독자 여러분들을 대신해 그 재미난 볼거리를 경험해 보겠습니다.


▲ 타조 페스티벌의 대표적인 행사인 타조 경주. 기수들의 치열함이 느껴집니다

사진출처 : http://goo.gl/NCWuu6


▲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가로 약 70여 팀이 퍼포먼스와 함께 퍼레이드를 선보입니다

사진출처 : http://goo.gl/RfHptp


4월, 템피 아트 페스티벌 (Tempe Festival of the Arts)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릴 4월의 축제는 우리 회사가 위치한 템피에서 열리는 아트 페스티벌입니다. 아리조나 주립대학(ASU) 가의 밀 에버뉴의 차량 출입을 막기에, 행사 동안 도로는 큰 광장이 됩니다. 이 지역은 아트페스티벌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대학생들의 활기를 느낄 수 있고, 새해나 핼러윈, 풋볼 경기가 있는 날이면 그 열기가 더 뜨거워지는 진정한 핫플레이스랍니다.

3일간의 페스티벌에 도로에는 약 400개의 아트업체들이 참가하여 사진과 그림, 도자기 등 다양한 예술품들부터 수공예 주얼리까지 독특한 패션 아이템들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세상 단 하나뿐인 핸드메이드 제품이 많고, 페스티벌 기간 중에는 시중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기에 이때 득템하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답니다. 그리고 맛보는 아트도 빠질 수 없겠지요. 라이브 음악과 함께 맥주, 와인을 시음하는 코너가 따로 마련되어 있고, 지역에 유명한 푸드트럭들도 참가하여 수제 레모네이드에 맛있는 타코를 베어먹는 기분은 정말 최고입니다. 덤블링, 악기 연주 등 버스킹 공연을 볼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고요.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어느덧 사람들이 둥글게 모여들어 서커스, 음악 공연을 위한 무대를 이루고 있습니다. 템피 아트 페스티벌은 앞서 소개한 두 축제와 달리 연중 2회 열립니다. 그만큼 인기가 많은 축제라는 것이지요.


▲ 3일간 약 20만 명의 방문객이 모일 정도로 인기 있는 템피 아트 페스티벌

사진출처 : http://goo.gl/9S3JFk


이렇게 짧은 봄이 지나고 나면 금세 찜통더위가 찾아옵니다. 애리조나의 여름은 새벽과 저녁에 해를 잠시 피한 시간을 제외하면 야외활동이 어렵습니다. 그 전에 잠깐의 아름다운 계절을 만끽하는 방법은, 따뜻한 햇볕 아래 이처럼 야외축제들 속에서 재미난 구경거리도 보고 맛있는 로컬 음식들도 맛보는 여유를 느껴보는 것이 아닐까요. 한편으로는, 특별한 볼거리가 없더라도 그곳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지나치는 것은 이방인으로서 외국생활의 한 가지 묘미로 느껴집니다. 이 때문에 필자는 2월의 초콜릿 어페어를 시작으로 봄 축제에 기웃거리는 것을 소홀히 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자, 그럼 올봄 동안 바쁜 주말을 보내며 더 유익한 기삿거리를 찾아오겠습니다.




WRITTEN BY 현영신

혈혈단신 애리조나 사막에서 살아남기를 실행 중인 앰코인. 좋은 소재를 위해서라면 새로운 경험을 마다치 않고 달려가며, 일상 대화 속에서도 항상 귀를 기울이는 덕분에 삶이 유익해졌다. 특파원 기사가 미국 본사 직원들과 협업, 소통을 하는 데 있어 더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매개가 되었으면 하는 작은 야망(?)을 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