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 입구에서 회사로 출근하는 길에 가정집 골목을 들어가다가, 한글로 굵직하게 쓰인 간판을 보았다. 주택들 사이로 가정집을 개조한 식당 같았다. 사람들이 그냥 지나칠까 두려운 듯 큼직하게 간판을 한글 고딕체로 써놓았다. 왠지 낯설어서 눈에 잘 띈다.
이스트 식당 그리고 술집’이라는 긴 상호처럼 이스트(east)는 퓨전 음식들과 수제 맥주, 음악, 전시, 패션 등을 담고 있는 키친과 펍으로 구성되어 있다. 1층과 지하로 나뉘어 있고, 1층에서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키친이 자리하고 있다. 아시아 퓨전, 스페인, 이탈리아 음식을 맛볼 수 있어서 필자는 그중 세 가지 요리를 주문해보았다.
첫 번째는 차돌박이 빠에야. 스페인어로 넓고 평평한 냄비를 의미하는 빠에야(Paella)는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이 원류로, 처음에는 토끼고기와 밥에 여러 향신료를 넣어 볶거나 쪄서 먹는 것이었지만, 여러 지방으로 전파되면서 갖은 해산물이 추가되었다. 유자 양념을 곁들여서 그런지, 약간 매콤한 밥에 소금 간을 한 차돌박이를 천천히 씹다 보면 유자 향이 풍성하게 맴도는 것을 느낀다.
파스타는 기존 이탈리아 음식점에서 먹던 것과는 좀 다르다. 확실히 퓨전 느낌이 난다. 간장 치킨 파스타, 매운 카르보나라 파스타, 카레크림 새우 파스타 등 메뉴판 문구를 그대로 인용하면 ‘이스트 오너들이 스페인에서 홈스테이를 할 당시 집 주인이 만들어준 파스타들을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레시피를 바꿔 만든 이스트만의 특색 있는 파스타’라고 한다. 확실히 특색이 있고, 그와 함께 맛도 보장한다.
피자는 직접 도우를 만들어 숙성시킨, 씬(Thin) 피자다. 와인에 절인 무화과와 치킨 피자를 시식해보았다. 기본 토마토 베이스에 짭짤한 닭 가슴살, 달달한 무화과는 생각만 해도 지금 침을 고이게 한다. 직접 굽기 때문에 빠에야나 파스타보다 훨씬 늦다. 물론 기다린 시간이 아깝진 않다. 칼초네(Calzone)도 추천한다. 피자 도우를 반으로 접어 만두처럼 만든 것인데, 스페인 레시피를 채워 넣었다.
가격은 대학가라서 그리 비싸지 않다. 홍대나 이태원의 스페인 음식점에서 빠에야는 만원이 훌쩍 넘지만 여기는 거의 8~9,000원대이며 파스타도 마찬가지다. 저녁때 가서 멋진 이스트 스텝들이 만든 음식과 펍, 그 문화를 즐겨보시라!
카레크림 새우 파스타 9,000원 / 와인에 절인 무화과와 치킨 피자 15,000원
매운 닭다리살 칼초네 11,000
위치 : 서울 광진구 군자로 5 (화양동 3-3) 이스트
Tip. 화양초등학교 버스정류장(05-228)(74061)에서 하차 후
건대입구역 방향으로 10m 직진해 꽃가게를 끼고 우회전해서 30m 들어간다.
영업 : 월~목 11:30~14:30, 18:00~22:00
금~토 11:30~14:30, 18:00~23:00
* 건대 주변 주차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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