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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iconductor/반도체 이야기

반도체, 그리고 현재 - 누설전류를 해결하는 기술 High-K와 Fin-FET

by 앰코in스토리 2014. 6. 16.



지난 글에서는 반도체가 상용화된 후, 너무 작아진 게이트 렝스가 '누설전류'를 유발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래서 반도체 제조 업체들이 게이트 렝스를 줄이고 게이트 절연체 두께를 얇게 만들어도 누설전류가 최소화되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번 글에서는 누설전류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대표적인 기술인 'High-K'와 'Fin-FET'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High-K


우리가 지금까지 많이 들어본 ‘Low-K’는 반도체의 트랜지스터 부분이 아닌, 트랜지스터에 입력되거나 출력되어 나온 전류 혹은 신호들이 전달되는 일반 금속 배선들에 사용되는 절연 물질이다.즉, 전기 스위치를 예를 들면 <그림2>에서 보는 것과 같이 High-K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게이트에 사용되는 절연 물질이고, Low-K는 그 스위치에 입력 혹은 출력되는 배선에 사용되는 물질이다. 이들은 절연이라는 기본 기능은 같지만 특성은 매우 다르다. Low-K에 대한 설명은 2009년 10월호 사보 [미래로 가는 패키지]에서 소개된바 있다.


High-K 게이트 아래에 있는 절연 물질을 일반적으로 게이트 산화물(Gate oxide)이라고 하는데 실리콘을 고온으로 높여 산화실리콘을 형성함으로써 만든다. 그런데 이 산화실리콘을 점점 얇게 하면 그만큼 적은 게이트 전류에도 트랜지스터 스위치를 작동하게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고, 그만큼 게이트 조절 전류값을 낮출 수 있어서 트랜지스터에서 소비되는 전력을 아낄 수 있었다. 하지만 산화실리콘이 너무 얇으면, 이를 통해 누설전류가 발생하는 부작용이 나타나 그 두께 일정 이하로 얇게 만들 수가 없었다. 그래서 더이상 누설전류가 증가하지 않도록 절연층 두께를 기존과 같이 그대로 두고, 대신 게이트 조절 전류값이 낮아도 전류 자극이 잘 전달이 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하게 되었는데, 이와 같은 물질이 ‘High-K’다.


Fin-FET


중국 요리에 상어 지느러미로 만든 ‘샥스핀’이라는 요리가 있다. 상어가 영어로 샤크(Shark)고, 지느러미가 영어로 핀(Fin)이라고 해서 이 두 단어가 합쳐져 샥스핀(Shark’s Fin)이라고 부른다. FET은 ‘Field Effect Transistor’의 약자로 반도체 트랜지스터를 작동시키는 원리라고만 이해하고 넘어가자. 기존 FET에 비해 새롭게 개발된 이 FET이 물고기 지느러미를 닮았다고 해서 Fin-FET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이제 아래 그림을 보자. <그림3>은 인텔 기술 세미나에서 발표된 자료에서 인용된 것으로, 기존의 평면 FET와 Fin-FET 트랜지스터의 차이를 보여준다.


▲<그림 3> 평면 FET과 Fin-FET


그림에서 보면, 소스 위에 찍힌 노란색 점들은 각각 그 트랜지스터에서 흐를 수 있는 면적을 의미하고 이는 흐를 수 있는 전류의 양과 비례한다. 구조적으로 왼쪽 평면 FET는 2차원적으로 평면에서 한 면으로만 전류가 흐르지만, 오른쪽 Fin-FET은 앞면, 뒷면, 그리고 적게나마 윗면까지 3차원적으로 입체적인 3개 면을 통해 훨씬 많은 양의 전류를 보낼 수 있다. 즉, 평면 FET는 종이의 한 면만 사용하는 반면, Fin-FET은 종이의 앞뒤면을 모두 쓰고 실제 종이에서는 가능하지 않지만 종이의 옆면까지도 사용하는 셈이다.


하지만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Fin-FET이 실리콘 위에서 차지하는 면적은 오히려 적다. 결국, 또다시 Fin-FET 기술을 통해 그동안 반도체 집적도 개발을 주도해 왔던 전형적인 방법인, 트랜지스터 면적을 줄여 집적도를 높이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올 수있다. 게다가 Fin-FET은 게이트가 누설전류 없이 좀더 효과적으로 전류의 흐름을 조절할 수 있어서 더욱 더 게이트 렝스를 감소시킬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그림 4> Fin-FET의 효과

 출처: 한국경제신문 2006년 4월 8일자 기사


그렇다면 이와 같은 Fin-FET이 어떻게 소스와 드레인간 전류 흐름을 누설전류 없이 더욱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을까? 다음 <그림4>를 보자. 한국경제신문 2006년 4월 8일자 기사에 인용된 그림으로 아직 Fin-FET의 효과를 이처럼 잘 설명한 그림을 보지 못했다. 기존의 평면 FET이 물이 흐르는 호스를 단순하게 위에서 눌러 물의 흐름을 평면적으로 제어했다면, Fin-FET는 움켜쥐는 방식으로 물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조절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기존 방법보다 더욱 효과적으로 누설전류 없이 전류의 흐름을 매우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그림5>는 Fin-FET을 미국 버클리 대학교에서 실제로 구현한 것을 보여주는 사진이다. 이와 같은 Fin-FET 기술은 이미 실용화 단계에 있으나, 아직 생산 비용이 비싼 이유로 인텔과 같은 몇몇 반도체 선두 기업에 의해 고가의 반도체에만 실제 적용되어 일부만 상업 생산하고 있다.


▲<그림 5> 실제 Fin-FET

 출처: eecs.berkeley.edu


지금까지 반도체 개발에 있어서 고전적으로 트랜지스터의 게이트 렝스를 줄여 집적도를 높이는 방법으로는 한계에 이르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자 어떤 새로운 기술들이 현재 적용되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대표적인 기술 두 가지를 살펴보았다. 하지만 이와 같은 새로운 기술들이 끊임없이 개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리콘을 이용한 반도체 기술에는 조만간 그 한계에 다다를 것으로예측하는 과학자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그래서 다음호에는 이와 같은 실리콘 웨이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기술들이 연구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기회를 얻고자 한다.


글쓴이 / 기술연구소 개발2팀 김윤주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