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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iconductor/반도체 이야기

MOSFET, 첫 번째 반도체 이야기



FET(전계효과 트랜지스터)


지난번에는 pnp접합(또는 npn접합)을 통해 BJT(바이폴러 접합트랜지스터)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BJT는 이해하기가 다소 어려웠지요. 오늘날, 눈부시게 발달한 디지털 문명의 주인공인 마이크로프로세서와 메모리 등에 주로 사용되는 핵심 부품으로서의 또 다른 트랜지스터가 소개될 것인데, 지난 호의 BJT에 비해 그리 어렵지 않으니 긴장을 푸시기 바랍니다.


이번에는 FET(전계효과 트랜지스터)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지난 호의 BJT와 동작원리가 전혀 다르지요. BJT(바이폴러 접합트랜지스터)에서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전자와 정공이 모두 사용되는 쌍극성(바이폴러) 트랜지스터이지만, FET는 전자와 정공 중 하나의 캐리어만 사용하는 단극성 트랜지스터로써 전계에 의해 전류의 흐름이 제어됩니다.


FET에는 JFET(접합 전계효과 트랜지스터)와 MOSFET(금속 산화막 반도체 전계 효과 트랜지스터)의 두 종류가 있는데요, 오늘날 디지털 집적회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MOSFET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고요? 자, 이제부터 차근차근 살펴보도록 합시다.


MOSFET은 ‘Metal Oxide Semiconductor Field Effect Transistor’의 약어로, 우리말로 풀면 ‘금속 산화막 반도체 전계 효과 트랜지스터’입니다. 그렇다고 이름을 보고 ‘이번 호 내용도 장난이 아니겠구나!’라고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름에 비해 그 작동 원리는 그리 어렵지 않으니까요. 이것은 트랜지스터의 구조(금속, 산화막, 그리고 반도체의 영역으로 구성된 트랜지스터입니다)와 작동원리(전계에 의해서 전류의 흐름이 제어되는 트랜지스터입니다)를 이름에 모두 표현을 하다 보니 길어진 것입니다.


MOS


MOS에서 M을 나타내는 금속은 게이트의 단자 재질을 의미하는데, 잠깐 여담을 하자면, 한동안 금속 대신에 폴리실리콘을 사용했었습니다만(그래도 POSFET이라고 바꾸지 않고 MOSFET이라는 이름을 계속 사용했었으니 이름과 구조가 매칭되지 않았던 셈이군요) 최근에는 다시 금속(이제야 비로소 MOSFET의 이름값을 하게 되었네요)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O를 나타내는 산화막은 게이트와 실리콘 기판 사이의 유전체를 의미하는데, 게이트유전체로 이산화실리콘(SiO2)가 주로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S를 나타내는 반도체(semiconductor)는 실리콘 기판을 의미합니다.


M, O, 그리고 S가 샌드위치처럼 적층되어 그 구조의 모습이 전형적인 Capacitor(가운데에 유전체를 끼우고 양끝단에 전도성 단자가 형성되어 있는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Capacitor는 직류전류를 흐르게 하지는 않지만 전기장을 가둬두는 기능을 한다는 것을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자, 그럼 전기장을 어떻게 가둬둘까요? 한쪽 단자에 양의 전압을 걸어주고 다른 한쪽 단자는 접지를 시켰다고 가정해 봅시다. 두 단자 사이에 전도성 물질이 끼어 있으면 전압차에 의해서 한쪽 단자에서 다른 한쪽 단자로 전류가 흐르게 되겠지만, 유전체가 끼어 있으면 전류가 흐르는 대신 다른 한쪽 단자에 전자가 인력에 의해 끌려오게 됩니다. 한쪽 단자는 양으로 다른 한쪽 단자는 음으로 대전이 되므로 그 사이에는 전기장이 형성되는 셈이지요. MOS가 Capacitor처럼 전기장의 효과를 이용하는 트랜지스터라고 해서 FET(전계 효과 트랜지스터)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 Water analogy

사진출처 : http://goo.gl/f2qIE1


전류의 흐름은 물의 흐름으로 이해하면 쉽다고 했었고, 지난 호에서도 다이오드와 BJT의 이해를 돕기 위해 물의 흐름 모델을 이용해서 설명했었습니다. 위의 그림과 같이 MOSFET의 작동원리를 물의 흐름 모델을 이용해서 간단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수원과 씽크 사이에는 높이의 차가 존재하고 수원에는 물이 항상 공급되므로, 수원으로부터 씽크로 물이 흐르려고 하지만 평소에는 수도꼭지가 잠겨있어서 물이 흐를 수 없습니다. 드디어 수도꼭지가 열리면 수원으로부터 씽크로 물이 흘러가게 됩니다. 어때요? 아주 쉽지요? MOSFET의 작동원리를 이렇게 이해하면 됩니다.


▲ 오작교

이미지출처 : http://goo.gl/bqsHdf


여러분도 견우와 직녀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하늘나라의 목동인 견우와 옥황상제의 손녀인 직녀가 서로 사랑에 빠져 혼인을 하였으나, 어찌어찌 하다가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사서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견우는 동쪽에 직녀는 서쪽에 떨어져 건널 수 없도록 하였지요. 서로를 그리워하며 애태우다가 일년에 한 번 칠월칠석에 까마귀들이 만들어준 다리(오작교)를 건너 일 년 동안의 회포를 풀고 다시 헤어진다는 이야기지요.


저는 이 이야기가 MOSFET의 동작원리와 매우 닮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평상시에는 트랜지스터의 양단간에 전류가 흐르지 못하다가(캐리어의 이동이 없습니다) 일정한 조건(전계 형성)으로 형성된 채널(칠월칠석에 형성된 오작교와 닮았군요)을 건너 전류(캐리어의 이동이 가능해집니다)가 흐르게 되는 것으로, 양단간에 형성된 전계에 의해서 전류의 흐름이 제어되는 것이 MOSFET의 작동원리입니다.


▲ MOSFET 구조 ⓒ백종식


위의 그림을 보면 MOSFET은 소스, 게이트, 드레인의 세 단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게이트의 양쪽에 소스와 드레인이 각각 배치됩니다. BJT에서는 베이스의 전류로 이미터와 컬렉터 사이의 전류를 제어했습니다만, MOSFET에서는 게이트의 전압에 의해서 소스와 드레인 사이의 전류가 제어됩니다.


즉, 게이트(gate)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소스와 드레인 사이의 전류를 흐르도록 또는 흐르지 않도록 막는 문(수도꼭지)의 역할을 한답니다. 게이트 밑에 있는 게이트 유전체는 게이트와 실리콘 기판 사이에 직접 전류가 흐르지 않고 전계가 걸리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주로 이산화실리콘이 사용되었으나 소자의 집적도가 증가하면서(소자의 크기가 줄어들었다는 의미입니다) 정전용량이 큰 유전체(High k 유전체라는 말들을 가끔 들어봤지요?)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모두 이해했으니 이번 호는 이렇게 마무리하겠습니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