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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우리는 앰코人

앰코코리아 등산동호회 산사랑, 강원도 대관령 고개 트레킹!

by 앰코인스토리.. 2026. 8. 27.

여름 그리고 힐링의 여정,
대관령 고개

 

근래 날씨를 보면 마치 한국인들이 열광한다는 막장 드라마의 전개 과정을 보는 듯합니다. 40도 가까운 폭염이 비 한 방울 내리지 않고 내리 이어지더니, 입추가 지나자마자 더위가 한풀 꺾이며 폭우가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예측할 수 없는 열대 지방의 날씨가 되어버렸습니다.

 

습하고 덥고 드라마틱하게 변하는 기후의 변화는 야외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큰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도 더우면 더운 대로, 습하면 습한 대로 자연에서 즐길 수 있는 놀거리가 풍성한 여름이라는 계절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8월 앰코코리아 아웃도어 동호회 산사랑에서는 이러한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가장 여름다운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장소로 트레킹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트레킹 코스를 소개하자면, 강원도 평창 대관령 마을 휴게소에서 출발해, 강릉시 성삼면 어흘리에 이르는 ‘대관령 옛길’입니다.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 송강 정철 등 강릉을 대표하는 수많은 선인들의 애환이 서린 명승지이자 얼마 남아있지 않은 한양으로 통하던 옛길 중 한 곳입니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 많은 여행지인 강릉은 한번쯤은 가보셨을 텐데요, 강릉에서 영서지방으로 넘어오려면 백두대간 중 흔히 우리가 아는 태백산맥을 넘어야 하는데, 그곳이 바로 ‘대관령 고개’입니다.

 

해발 800미터가 넘는 아흔아홉 굽이인 대관령 고개는 강릉에서 영서로 이동하는데 가장 큰 자연 방해물이었는데, 다행히 오늘의 여정은 강릉 쪽에서 올라오는 오르막길이 아닌 대관령에서 강릉 쪽으로 내려가는 내리막 코스라 초행자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트레킹 코스입니다.

 

대관령은 국내에서 열대야가 없는 세 곳 중 한 곳으로, 아직 한여름인 8월 중순의 날인 오늘도 최고 기온이 25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지난주부터 이어지는 기습 폭우와 소나기가 이날도 전국적으로 이어져 우중 트레킹이 예상되는 하루였습니다.

 

오늘 출발지는 대관령 마을 휴게소입니다. 산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아주 유명한 곳이지요. 이곳에서 백두대간 종주를 하거나, 그 유명한 백패킹의 성지인 선자령 트레킹이 시작되는 출발지입니다. 식당, 편의점, 등산용품을 파는 가게들이 있어서 트레킹에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하고 깔끔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인데, 최근에는 열대야가 없다 보니 여름 삼복더위를 피해 이곳에서 차박이나 캠핑카를 이용한 사람들로 몸살을 앓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미 지난 1월 선자령 산행 때 이곳을 방문한 적이 있어서 낯설지가 않네요.

 

▲지난 1월에 눈밭에서 준비운동을 하는 모습
▲오늘은 비를 맞으며 준비운동을 합니다.

같은 장소에서 준비운동을 하고 출발합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장소에서 지난 1월엔 눈보라, 오늘은 비를 맞으며 준비운동을 했습니다. 워낙 고원지대라 좋은 날씨보다는 궂은 날씨가 일반적인 곳이랍니다. 오늘의 트레킹 코스는 90% 정도가 내리막길입니다. 1km 정도 선자령 갈림길까지는 완만한 오르막 경사길이 어어지는데, 양쪽으로 소나무숲이 우거진 임도길이라 비가 내려도 편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다들 우중 트레킹을 즐기기 위해 단단히 무장을 했답니다.
▲임도길 초입에 있는 국사 성황사 안내석입니다.
▲비를 맞아도 동료들과 함께라면 즐겁습니다!
▲해외 파견 동료와도 멋진 인증샷을 남겨봅니다.

완만한 오르막길을 20분 정도 오르면 이제부터는 계속 내리막길이 이어집니다. 오늘 최고 고도가 900m 정도되는데, 600m 이상 고도를 낮추며 하산을 시작합니다. 대관령 옛길이 여름철 트레킹에 매력적인 이유는 트레킹 코스의 대부분이 나무가 울창한 산속 숲길로 되어있다는 것이지요. 40도 가까운 불볕더위에도 시원한 그늘이 자연 에어컨이 되어 산객들의 열을 식혀줍니다. 오늘 같이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울창한 숲이 우산이 되어 비와 바람을 막아주므로, 탐방로도 질퍽이지 않고 우산을 쓰지 않아도 편하게 걸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장소입니다.

 

▲우산이 필요 없는 숲길 흔적을 남겨보아요.
▲산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유!

그렇게 한 시간 정도를 숲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반정’이라는 곳이 나타납니다. 이곳이 대관령 옛길의 중간 지점이어서 그런 지명이 붙었다고 하는데요, 강릉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멋진 전망대와 표지석이 있습니다. 오늘은 아쉽게도 흐린 날씨 탓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흐릿하게 경포대와 동해바다가 살짝 보입니다. 대신 멋진 운해가 뭔가 몽환적인 신비로움을 자아내어 탄성이 나오게 만드네요.

 

초록이 짙어가는 여름 산자락 위로 내려앉은 안개, 그리고 바다를 닮은 운해가 나지막한 산봉우리를 감싸안고 대지는 푸른 숨을 몰아쉬는 것 같습니다. 바람 한 줄기에도 운해는 파도처럼 일렁이는 것이,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합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운해의 유혹 속으로 빠져 보는 호사를 누립니다.

 

잠깐의 호사를 누리는 동안 수많은 인증샷과 간식타임을 가집니다. 화장실과 감성 돋는 이동식 카페도 있어서 쉬어가기에는 최적의 장소입니다. 이곳은 예전 영동고속도로가 있는 곳이라 여행객들에게도 잠깐 쉬며 풍경을 감상하는 포토존이기도 합니다.

 

▲운해 속에 멀리 동해가 보입니다.
▲트레킹 중 마시는 아아!
▲모두가 즐거운 표정으로 손가락 하트!
▲오늘 모처럼 부평사업장의 언니동생들도 모여서 반가워요!
▲멀리 미국에서 온 동료와 스머프 컨셉으로 추억을 남깁니다.

대관령 옛길 표지석을 뒤로 하고 다시 하산길을 나섭니다. 이제부터는 살짝 지루할 수도 있는 숲길을 꽤 길게 걸어야 합니다. 그래도 풀 향기 가득한 숲길을 걷다 보면 지루함보다는 기분이 좋아지는 묘한 현상이 발생됩니다. 나뭇잎 사이로 부서진 햇살은 바람을 타고 조용히 흔들리고, 수령을 알 수 없는 고목들은 서로의 어깨를 기대듯 숲길 위로 푸른 그늘을 드리웁니다.

 

인적이 뜸한 숲 속 오솔길을 따라 그렇게 걷다 보면 어느 순간 세상의 소음은 멀어지고, 발 밑에서 바스락거리는 낙엽 소리와 나뭇잎 사이를 스치는 바람 소리만 남습니다. 습기를 머금은 흙 내음과 짙은 초록 향기, 그리고 보일 듯 말 듯 스며드는 햇살! 이곳에서 시간이 조금은 느리게 흐르는 것 같은데, 이러한 고요함과 여유로움이 기분을 좋아지게 하고, 마음까지 초록으로 물들게 합니다.

 

▲중력을 거스르는 고목의 모습입니다.
▲카메라가 쉴 틈이 없군요!

해발고도가 400m 정도로 낮아지면 옛 주막터가 나타납니다. 초가집과 물레방아가 예전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곳이지요. 걸터앉아 쉬어가기에도 좋은 장소입니다.

 

▲마치 <전설의 고향>에서 나오던 산골 오지의 주막 같아요.
▲잠자리가 모자에서 떨어지질 않는군요.

주막터에서 잠깐 물 한 모금 마시며 쉬었다 갑니다. 이제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계곡 물놀이 포인트까지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여름철 산행이나 트레킹의 매력은 역시나 계곡 물놀이이기에, 좀 더 힘을 내어 물놀이 포인트까지 힘차게 걸어가 봅니다.

 

대관령 옛길의 가장 큰 장점은, 잘 알려지지 않은 엄청난 계곡이 있다는 것입니다. 정식 명칭도 없다 보니 그냥 트레킹을 하는 사람들만 아는 숨은 명소인데요, 오염되지 않은 물과 가뭄에도 풍부한 수량, 거기에 남녀노소 가족 단위로도 즐기기에 충분한 포인트가 계곡 곳곳에 많다는 것이지요.

 

필자가 8월 트레킹 장소로 이곳을 선택한 이유도 바로 이렇게 멋진 계곡에서 땀 흘린 후 시원한 풍경을 즐기기 위함이었습니다. 유독 더웠던 몇 주 전과 98%의 습도를 보인 오늘의 날씨! 이런 극과 극의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는 곳! 시원한 계곡에서 무더위로 지친 심신의 피로를 풀어봅니다.

 

▲발만 살짝 담가도 피로가 풀립니다.
▲시원하다 못해 짜릿하네요!
▲너무 시원한 건 숨길 수 없어요!
▲표정에서 오늘의 기분이 느껴집니다.
▲사진에 진심이신 우리 산행 대장님!
▲오늘의 미소천사!
▲오늘만큼은 시원하게!
▲이렇게 하루의 절반을 같이하는 동료들과 함께하는 것이, 바로 행복입니다!

시원하게 물놀이도 즐기고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다시 하산길로 나섭니다. 뒤돌아보면 어떻게 걸었는지 막막하기만 한 길이었는데, 좋은 사람들과 오손도손 서로를 알아가며 수다를 떨다 보니 크게 힘들지 않은 여정이었습니다. 산을 내려와 정감이 넘치는 시골길을 걷는 재미가 아주 쏠쏠합니다. 다들 지친 기색 없이 씩씩한 표정에서 자연이 주는 에너지가 느껴지네요.

 

▲아직도 활기 넘치는 걸음입니다.

긴 여정을 마치고 허기진 배를 채우고자, 분위가 너무 멋진 맛집에서 내리는 비를 보며 맛난 보양식을 먹었습니다. 특이하게도 발을 시원한 물에 담그고 식사를 할 수 있는 이색적인 식당이었습니다. 바로 옆에 아이들 놀 수 있는 작은 수영장도 갖춘 근사한 곳이네요!

 

▲수중에서 즐기는 맛있는 식사! 오늘 트레킹이 더욱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여름의 노을이 오늘따라 더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무더위로 가장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때입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시원한 에어컨 밑 거실에서 누워 있는 게 최고의 힐링일 수도 있는데요, 사서 고생한다는 말뜻을 이해하려면 무조건 자연으로 나와야 합니다.

 

우리는 삼시세끼로도 부족하여 각종 영양제를 섭취하잖아요? 그 영양제가 바로 자연입니다. 우리 삶에 살짝 부족한 정서적, 육체적 에너지를 공급해주는 무한 생명 에너지의 보급창고! 오늘도 자연에서 무한한 에너지를 공급받고 충전하며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함께 나눈 땀과 웃음 속에 우리는 또 오늘을 그리워하며 꺼지지 않는 원자로와 같은 자연을 그리워할 것입니다. 여름의 막바지 속에 모두모두 파이팅입니다!

 

글과 사진 / 기술연구소 선행기술개발그룹 김용준 수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