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가(鄕歌)’는 신라 시대부터 고려 시대까지 창작되고 불린 우리나라 고유의 노래입니다. 중국의 한시와는 차별화되며, 신라와 고려 시대는 한글이 만들어지기 전이므로 한자의 음과 훈을 빌려 쓰는 ‘향찰(鄕札)’로 표기되었습니다. 비록 한자로 표기가 되었지만 불교가 국교였던 신라인들의 불교적 염원과 주술성,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한 인간적인 애환을 담은 귀중한 문화유산입니다.
향가의 작가는 구성이 다양합니다. 위로는 왕으로부터 아래는 재상, 화랑, 평민, 승려, 부녀자 등 신라사회의 각계각층을 폭넓게 망라하고 있어 국민문학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다만, 현재까지 전래된 향가가 총 25수라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마스네 타이스 명상곡 Massenet: Thaïs: Médi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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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기 중엽에 이르러 세종이 향찰표기를 ‘정음(正音)’이라는 한글로 제작 및 반포하여 널리 쓰이게 되어 향찰표기는 점차 자취를 감추고 정음표기의 국민 가요 형태로 바뀌어 갔습니다. 현재까지 기록되어 전승된 25수를 보면, 「삼국유사(三國遺事)」에 신라향가 14수, 「균여전(均如傳)」에 고려향가 11수가 문화유산으로 보존되었습니다.
신라 진성여왕이 신라 전역에 퍼져있던 향가를 모아 책으로 편찬하였다고 기록은 되어있으나 전해지지는 않고 있지만, 왕명에 의한 수립과 제작이라는 면으로 추측해 보면 향가가 엄청난 대중성이 있었다는 것이라 보는데도 무리는 없어 보입니다.
사라사테 찌고이네르바이젠 Pablo de Sarasate - Ziguenerweisen (Gypsy Ai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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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가는 세 가지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4구체(네 줄로 구성), 8구체(여덟 줄로 구성), 10구체(열 줄로 구성)이며, 4구체는 주로 민요나 동요에 사용되고, 8구체나 10구체는 설화나 불교 포교용, 화랑이나 왕을 찬탄하는 내용에 사용되었습니다. <서동요(薯童謠)>, <헌화가(獻花歌)>, <풍요(豊饒)>, <도솔가(兜率歌)>는 4구체이고 <모죽지랑가(慕竹旨郞歌)>, <처용가(處容歌)>, <도이장가(悼二將歌)>는 8구체이며 고려 초기 「균여전」의 <보현십원가(普賢十願歌)>, <정과정곡(鄭瓜亭曲)>은 10구체로 분류합니다.
타레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Francisco Tárrega's "Recuerdos de la Alhamb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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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무왕인 서동과 신라 선화공주와의 사랑을 노래한 <서동요>는 인간의 주관적인 의지를 민중 속으로 투영시킨 사랑 이야기이며, <도솔가>는 불교적 주술의 내용을 담고 있고 처용가는 나쁜 역신을 몰아내고 선한 것을 불러들이려는 청원이나 명령 또는 호소를 통한 자신의 소원성취의 내용입니다. <찬기파랑가>는 인물, 국가, 풍경 등을 찬양하여 영웅적인 혹은 성스러운 대상을 주제로 하였습니다.
전반적으로 보면 향가는 누군가를 향한 찬양과 그를 믿고 따르려는 숭고한 정신, 이를 바탕으로 비극적인 요소와 희극적인 감성을 넘나드는 서민적인 문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대의 대중가요, 전통가요들과 일맥상통한다고 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향가 중 하나인 <모죽지랑가>는 신라의 효소왕 시절 득오실(得烏失)이라는 낭도가 화랑 죽지랑(竹旨郞)을 사모하여 지었다고 합니다. 개인의 그리움과 인생무상을 노래하면서 과거의 아름다웠던 시절과 현재에는 존재하지 않음을 대비하여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향수를 극대화한 것이 특징입니다.
慕竹旨郞歌
모죽지랑가
去隱春皆林米
간 봄 그리워하니
毛冬居叱哭屋尸以憂音
모든 것이 울게 하는 시름
阿冬音乃叱好支賜烏隱
아름다움 나타내신
貌史年數就音墮支行齊
모습이 주름살 지는구나
目煙廻於尸七史伊衣
눈 돌릴 사이에
逢烏支惡知作乎下是
만나 뵘을 이루리
郞也慕理尸心未 行乎尸道尸
낭이여 그리워할 마음의 갈 길
蓬次叱巷中宿尸夜音有叱下是
다복쑥 우거진 마을에 잘 밤 있으리
- 현대어 양주동 해독
이렇듯 향가는 당시의 인간적인 삶을 입으로 전해지던 것을 문자로 표기하여 당시의 사람들의 감정을 기록한 것입니다. 한글과 같은 고유의 문자가 없어서 한자를 빌려서 노래하는 것이 무척이나 어려웠을 것임에도 내용을 보면 생생하게 작가의 마음이 진하게 전해지는 것은 인간의 마음은 예전이나 현재나 변함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이라 봅니다.
차이코프스키 로망스 F단조 Op.5 Tchaikovsky Romance in F minor, Op. 5
영상출처 : youtu.be/GP_ZoVAvJYk?list=RDGP_ZoVAvJYk

향가는 고려 시대에 와서 속요(가요, 장가라고도 불림)로 계승되어 궁중음악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이후 조선 시대의 시조와 가사로 이어지는 정형화를 이루며 민족문화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닙니다. 주술과 신화가 난무하던 원시 시대에서 인간의 내면의 감정을 세련되게 표현하는 서정문학의 시작점이 향가입니다. 강릉 가는 길, 험준한 절벽 위에 철쭉을 따 달라는 수로부인에게 꽃을 꺾어 노래와 함께 바치는 노인의 헌화가처럼, 이번 여름에는 순수하고 소박한 아름다움을 찾아보는 여정을 계획해 봐야 겠습니다.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Op.61 3악장 Beethoven Violin Concerto Op.61 - 3rd Movement
영상출처 : youtu.be/1dbOIkYtafw?list=RD1dbOIkYtafw
※ 사진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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