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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문화로 배우다

[음악감상실] 동양사상과 함께 듣는 클래식, 논어 편

by 앰코인스토리.. 2026. 1. 26.

새해를 맞이하는 시점이 되면, 올해는 어떻게 보내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계획을 만듭니다. 계획(計劃)이라는 한자를 보면 계산(計)하고 칼로 반듯하게 구분을 긋는다(劃)라는 뜻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철저히 계산하고 그림을 그려 일의 순서를 만드는 것이 계획입니다. 계획을 세울 때 마음가짐을 잡기위한 수단으로, 성현들의 좋은 글귀나 사자성어를 생각하면서 좌우명을 만듭니다. 이럴 때 가장 많이 생각나는 글귀는 공자와 그 제자들에 의해서 집필되어진 유교경전인 「논어(論語)」가 그 출처가 됩니다. 논어는 삶의 태도, 인간관계, 군자의 규범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다룹니다. 동양사상의 기준이며 지침서라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모짜르트, 호른 협주곡 1번, Mozart: Horn Concerto No1. In D major K412

영상출처 : youtu.be/36GDwcWfdy8?si=XOwVVnTcnJR0rBEA

 

동양사상은 서양의 사상과는 다른 점이 많습니다. 특히, 동양사상은 주관적으로 나 자신이 중심으로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풀어가는 반면에, 서양사상은 나는 객관적 존재로 여기고 나 아닌 다른 커다란 존재 또는 신(神)을 중심으로 관계를 유지하고 풀어가는 방식이 아닌가 나름 정리해 봅니다.

 

서양의 건축물에 들어서면 인간이 나약한 존재이며 죄인임을 깨닫게 하는 웅장함과 우월함을 느끼게 하지만, 동양 건축물을 보면 건축물과 자연, 그리고 인간은 조화로운 존재라는 것을 강조하여 만들어져 있음을 알게 됩니다.

 

클래식 음악은 서양의 사상에서 만들어졌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습니다. 많은 철학자 중에는 음악가도 있고 미술가도 있습니다. 서양의 철학에 있어서 사상을 표현하는 방식에 음악이나 미술을 방편으로 사용했습니다.

 

신을 모독할 때도 직접적인 언어적 표현보다 그림으로 우화적으로 다루었고, 음악도 그런 맥락의 방편으로 이용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철학가들이 예술가를 겸업하는 일이 많이 있습니다. 그 유명한 피타고라스는 수학자이면서 클래식 음악의 토대인 음계를 만든 장본인입니다.

엔리오 모리코네, 가브리엘의 오보에, E.Morricone “ Gabriel’s Oboe

영상출처 : youtu.be/2WJhax7Jmxs?list=RD2WJhax7Jmxs

 

논어의 내용도 보면 공자가 제나라에 머무를 때 음악이 너무 좋아서 고기 맛을 석 달 동안 잊었다는 이야기도 유명합니다. 공자는 음악을 예(禮)와 함께 인격을 완성하는 필수요소임을 강조했습니다. 음악이란 단순히 무엇인가를 두들기거나 튕기거나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형식과 구조가 갖추어지고 이것들이 딱 맞을 때 음(音)이라는 것이 형성되는 것 같이, 인간도 일정하며 규칙적인 형식과 구조 속에서 완성이 되야 한다는 것입니다.

슈만, 리스트, 피아노 편곡 헌정, Schumann-Liszt - Widmung (Liebeslied)

영상출처 : youtu.be/-5_jzx1mPLA

 

논어의 핵심 주제는 인(仁), 예(禮), 군자(君子), 이렇게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인(仁)은 인간다움과 도덕적 품성을 이야기하고, 예(禮)는 인간 관계와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실천적 규범을 가르쳐 주며, 군자(君子)는 이상적인 인간상과 리더십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것이 논어의 핵심 주제입니다. 논어가 당 시대부터 현대 시대에 이르기까지 필독도서이자 인간활동의 교양적 지침인 이유는, 이 세 가지 덕목이 인간사에 필요요소임을 증명해주기 때문입니다.

베토벤, 전원 교향곡 6번, Beethoven Symphony No. 6 in F Major, Op. 68 "Pastoral": 2nd mov.

영상출처 : youtu.be/K7zVkFrUwD4?list=RDK7zVkFrUwD4

 

인(仁)을 통해서는 타인을 배려하고 스스로 단련하는 마음가짐을 갖추는 방법을 만들어 인격 완성을 가르치며, 인간관계와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덕목이 예(禮)임을 강조하여 분쟁과 대립의 해소책을 제시해주고, 군자(君子)가 갖추어야 하는 지침을 정해주면서 이상적 리더, 성숙한 인격자가 되는 길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경쟁과 투쟁을 통해 목적을 이루는 것이 아닌, 인격과 인격을 존중해 서로의 이익을 위해 조화롭게 사회를 발전시켜가는 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지혜임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삶의 지침서가 바로 논어인 것이지요.

 

논어 전체를 통해 현대인에게 가장 간절하게 전하고 싶은 문장을 꼽는다면, “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군자구저기, 소인구저인).”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이는 논어 위령공(衛靈公) 편에 나오는 말로, 군자는 자기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고 소인은 남에게서 원인을 찾는다는 뜻으로, 넓은 의미로 문제의 원인을 밖에서 찾지 말고 먼저 나 자신에게서 찾으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는 속도 경쟁과 정보의 과부하로 인해 타인 탓, 환경 탓, 조직 탓으로 책임을 외부에 두는 현상이 팽배해 있습니다. 새해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군자의 덕목을 나의 목표에 추가해 보는 것이 남들과는 다른 마음가짐을 채우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기술의 발전은 결국 인간을 위한 것입니다. 인간 행복, 즉 나의 행복이 최고의 목적이 된다면 기술을 다루는데 있어 목적 의식이 뚜렷해질 것입니다.

홀스트 교향곡, 행성 교향곡 중 목성, Gustav Holst: The Suite The Planets, Op. 32 “Jupitor”

영상출처 : youtu.be/3aXsQQ-ueBk?list=RD3aXsQQ-ueBk

 

새해를 맞이하는 지금, 많은 변화와 다양성이 앞에 놓여 있습니다. 和而不同(화이부동, 조화롭게 하되 같아지려 하지 말라)이라는 구절을 좌우명의 밑그림에 붙여, 새해에는 스스로에게 책임을 묻고 원칙을 지키며 다른 사람과 조화롭게 살아가겠다는 목표를 만든다면, 지혜롭게 한 해를 무탈하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새롭고 다양하게 변하는 현실 앞에 움츠림 없이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새해를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 사진출처 :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