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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문화로 배우다

[음악감상실] FINALE, 마무리하며 듣는 클래식 음악

by 앰코인스토리.. 2025. 12. 24.

한 해의 끝자락은 언제나 아쉬움과 후회가 희망과 결심보다 생각의 머리맡에 앞서 있습니다. 클래식 음악에서는 마지막을 지시할 때 Finale(피날레)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교향곡이나 협주곡의 경우, 4악장에 주로 쓰이고 소나타에서는 3악장이 Finale로 대미를 장식합니다.

계절에서의 Finale는 겨울이면서 12월이라는 데 이견은 없을 것입니다. 모짜르트의 세레나데 곡 중 대표 곡인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뮤지크>를 들어보면, 마지막 악장을 화려하게 마무리합니다. 후회나 아쉬움을 떨어내고 마음을 다시 잡는 데에는 이 곡만 한 것이 없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습니다.

 

모짜르트 <소야곡(小夜曲)>

Mozart: Eine Kleine Nachtmusik, IV. Rondo: Allegro

영상출처 : youtu.be/7HUsPzNY8Fk?list=RDEtpZTF_be2E

 

겨울은 역시 눈(雪)을 빼놓고는 이야기가 되지 않습니다. 눈이 내리지 않는 곳도 있지만, 눈이 내리는 계절을 가진 우리나라는 축복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눈은 기온이 섭씨 0°C 아래로 떨어질 때 구름 속의 물 입자나 대기 중 수증기가 얼어 결정화되어 내리는 것입니다.

일기예보에서 눈이 내릴 확률이 높을 경우, ‘눈 또는 비’로, 비로 바뀔 가능성이 높을 경우 ‘비 또는 눈’으로 예보된다는 사실을 알면, 두터운 코트를 입을지 우산을 챙길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드뷔시는 어린이 정경 피아노 소품에서 빗방울, 달빛, 그리고 눈이 내리는 모습을 작곡했는데, 고요한 하늘에서 소리 없이 내리는 눈발을 피아노로 춤추는 듯 묘사하고 있습니다.

 

드뷔시 소품곡 어린이 정경 중 <눈이 춤춘다>

Debussy: Children's Corner, IV. The Snow is Dancing

영상출처 : youtube.com/watch?v=Mndn7ogRP6o

 

겨울은 미완성을 완성으로 정리해야 하는 책임감을 가진 계절입니다. 하지만 미완성이라고 해서 포기할 것이 아니고 또 다른 완성을 위한 준비의 계절이라고 생각한다면 좀 더 따스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슈베르트의 미완성(Unfinished) 교향곡은 2악장까지만 작품으로 남아있습니다. 일반적인 음악 형태로 보면 교향곡은 4악장으로 마무리가 되어야 하는데, 3악장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120마디만 작곡된 채로 남았다고 합니다. 미완성이지만 2개의 악장만으로도 최고의 음악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을 보면, 완전하지 않아도 시작만으로도 성공한 것이라는 교훈을 던져주는 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슈베르트 미완성 교향곡

Schubert-Symphony No.8 in B minor "Unfinished"

영상출처 : youtu.be/3tisvEpblig

 

클래식 음악에 있어서 유명한 명곡들 중에 후회를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마무리하고자 할 때 듣기 좋은 곡을 추천하자면,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을 추천합니다. 이 곡이 대단한 작품인 것은, 베토벤이 무려 20년 동안 수많은 고심과 수정을 통해서 만들어 낸 필생의 역작이라는 데서 빛을 발합니다.

“오, 친구들이여. 좀 더 즐겁고 기쁨에 찬 노래를 부르자!”로 시작하는 바리톤의 도입 부분은 깊은 인간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진실한 감동을 전해줍니다. 프리드리히 실러의 시 <환희의 송가>의 전체 내용은 평화와 인류애를 주제로 하기 때문에 연말에 마무리를 하는데 대표적인 곡으로 연주되고 있습니다. 가사 내용과 함께 들어보면 그 감동이 더 잘 느껴집니다.

 

베토벤 합창 교향곡 4악장

Beethoven Symphony No.9 in D minor, op.125

영상출처 : youtu.be/Wz2H1gj_d6c?list=RDWz2H1gj_d6c

 

12월은 종교적인 대행사인 성탄절이 있는 달입니다. CHRISTMAS라는 어원은 Christ와 mass의 합성어로, Christ는 ‘기름 부음을 받은 자’라는 뜻이며 히브리어의 ‘메시아’를 그리스어로 번역한 ‘그리스도’를 다시 영어로 읽은 것입니다. 또한, Mass는 가톨릭의 ‘미사’를 뜻하는 것으로 성탄절 인사인 Merry Christmas는 ‘즐거운 그리스도의 미사’라는 뜻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근래에는 종교적인 편향성을 피하고 다양성을 존중하기 위해 Merry Christmas보다 Happy Holidays로 좀 더 포괄적인 용어를 사용합니다. 참고로, 미국 중부에 사는 중장년층은 Merry Christmas를 선호하고, 북동부 지역의 젊은이들은 Happy Holidays를 선호한다고 하는군요.

 

크리스마스에 많이 연주되는 음악 중 하나가 헨델 작곡의 <Messiah(메시아)> 중 <Hallelujah(할렐루야)>입니다. 이 곡은 특이하게 할렐루야 합창이 시작될 때는 관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야 하는 불문율이 있습니다. 요즘은 반드시 기립해서 들을 필요는 없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할렐루야가 연주될 때는 관객들이 모두 기립하여 경청했습니다.

이는 1742년 영국 런던에서 메시아가 처음 연주될 때 할렐루야 부분에서 영국 왕 조지 2세가 감격한 나머지 벌떡 일어났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합니다. 영국은 예법상 국왕이 일어나면 국민들도 따라서 일어나야 했기에, 이후로 연주할 때는 할렐루야 합창 부분에서는 관객이 모두 기립하는 전통이 생겨났습니다. 연주 영상을 보면 관객들이 객석에서 일어서서 듣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헨델 메시아 할렐루야

Hallelujah from Messiah by Haendel

영상출처 : youtu.be/1SWsF7LrCKY?list=RD1SWsF7LrCKY

 

올해도 즐겁기도 했고 행복하기도 했고 힘들 때도 있었고 후회스럽기도 했고 아쉽기도 했습니다. 12월은 이러한 단어들이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정말 많은 단어들이 떠오르는 달이 12월이라고 생각됩니다. 그 중에서 행복하고 즐거웠던 단어들이 더 많았기를 바랍니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잘 마무리하시기 바라며, Happy Holidays and Happy New Year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 사진출처 :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