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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일상다반사

[에피소드] 엘리베이터 교체

by 앰코인스토리.. 2025. 9. 5.

사진출처 : freepic.com

한 달 전부터 엘리베이터 내부에 엘리베이터를 전면적으로 교체하니 이런저런 준비를 미리 해두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엘리베이터는 한 번 설치로 끝나는 줄 안 것이 커다란 실수였나 보다. 그래서 신축 아파트는 어디에나 두 개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게 설치되어 있음을 이제야 알았다. 얼마 전,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오니 엘리베이터가 한창 수리 중이다.

 

엘리베이터 수리 전에도 두 달에 한 번 꼴로 이런 일이 있었다. 이제는 점점 힘이 들고 숨은 더 가쁘게 차오른다. 아침을 빵 하나에 두유로 때우고 점심식사 바로 전이라 몸 상태도 말이 아니었다. 아니나 다를까. 다섯 번을 쉬고 올랐는데도 정신은 혼미하고 숨이 가빠서 쓰러지기 직전이었다. 간신히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소파에 쓰러질 듯 누워 한참 뒤에야 일어나고부터는 시간이 다가올수록 걱정이 태산이다.

특히 다리가 불편한 주민들은 인근의 오피스텔을 한 달간 세 들었다는 소식도 여럿 들린다. 정말 18층을 한 달간이나 오르내리란 말인가? 인근에 사는 사위는 자기 집으로 잠시 오라고 하지만, 거리도 문제지만 아내가 허락지 않으니 꼼짝없이 고생하게 생겼다.

“다리가 멀쩡한데 무엇이 걱정이요?”

별것 아닌 줄 알고 살아온 세 살 차이가 크다는 것을 요즘에야 알 것 같다. 걱정만 할 수 없기에 쌀, 생수, 과일류, 라면과 즉석 탕 종류도 충분히 사두었다.

 

며칠 전에는 <노인 여가 활동에 관한 좌담회>가 열렸다. 70대 남여 세 명씩 참석했는데, 머리는 순백이지만 건강미가 흐르는 분이 본인은 14층 아파트를 세 번씩 오르면서 건강을 유지한다고 해서 “실례지만 연세가 어떻게 되십니까?” 물으니 47년생이라며 “내일부터라도 5층씩 오르다 보면 도움이 될 겁니다.” 한다.

시작이 반이라고, 15층에서 오르락내리락했더니 거뜬했다. 다음날은 13층, 한 번 쉬고 오르니 오를만 했다. 8층에서 내려 세 번 쉬고 오르니 많이 힘들었다. 관리사무실에서 3층마다 하나씩 쉼터 의자를 비치해 두어서 도움이 되었다. D-1일, 지갑과 휴대전화, 모자를 가방에 넣고 심호흡을 거듭하면서 다섯 번을 쉬고 오르니 시간은 9분, 다리는 떨리고 숨은 가쁘게 차올랐다. 그래도 지난번보다는 다소 수월했다.

내일부터는 아르바이트가 있는 날이다. 월, 수, 금요일만 오르내리기로 하면서 마음을 다잡는다. 손자와 손녀에게 어릴 때부터 주입시켰던 “CAN DO!”를 이제 할아버지가 실천할 때가 되었다. 인생은 마음 먹기가 아닌가?

 

글 / 사외독자 이선기 님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