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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우리는 앰코人

앰코코리아 등산동호회 산사랑, 겨울바다 트레킹! 전북 부안 변산반도

by 앰코인스토리.. 2025. 2. 28.

오늘 그대가 오신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는구려

미련 없이 떠난 그대이기에 예전처럼 곱게

미소를 띠며 오시겠지요

깨끗이 비워 놓은 산과 들이니

레드 카펫은 아니지만 햇볕을 받으며 어서 오시옵소서

그대 오시는 날 맨발로 뛰어나가

두 팔을 벌려 포옹 하리이다

봄이여

- <입춘> 김덕성

 

바야흐로, 입춘과 정월대보름이 지나 봄이 오는 길목에 접어 들었습니다. 아직 송도 앞바다의 겨울 바람은 종종 매서울 때가 있지만, 눈 녹은 정원의 잔디 사이로 피어나는 파릇파릇한 이름 모를 풀들의 모습 속에 봄 향기가 느껴집니다.

 

자연을 사랑하고 걷기에 진심인 앰코코리아 사원들의 모임인 산사랑 동호회에서는 2월의 여정을 전라북도 부안 변산반도로 떠났습니다. 변산마실길 3코스 적벽노을길 또는 서해랑길 47코스로 알려진 트레킹 코스로, 이미 둘레길을 좋아하는 매니아들에게는 아주 유명한 곳이지요.

 

서울에서 물리적 거리가 있기에 명성에 비해 한적하고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구름이 많이 긴 흐린 날씨였지만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고 바람도 거의 없는, 걷기엔 최적의 날씨였습니다. 남쪽 지방다운 포근함에 겨울패딩을 입고 온 것이 후회될 정도로 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그런 날씨라고 할까요?

 

▲트레킹 시작 전에 몸 풀기는 필수!
▲야옹아, 너도 같이 몸 풀래?

이번 트레킹의 시작점은 고사포 해수욕장입니다. 넓은 해변과 그림 같은 송림, 눈 앞에 펼쳐진 드넓은 해변을 보니 가슴이 뻥 뚫립니다.

 

▲오랜만에 해변을 걷는 우리

‘하도’라는 섬이 눈 앞에 보이는데, 물때에 따라 길이 열리는 모세의 기적을 볼 수 있는 국내 몇 안 되는 섬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이런 행운도 따라줍니다. 마음은 조개를 잡고 싶지만, 오늘은 걷기만 해야겠지요.

 

▲바닷길이 열린 하도의 모습

해안선을 따라 걷다 보니, 중간중간에 재밌는 조형물과 전망대가 심심치 않게 나타납니다. 아마도 둘레길(서해랑길 변산마실길)을 조성하면서 밋밋하고 지루함을 없애기 위한 포토존을 만든 것 같군요.

 

▲이름 모를 누군가에게 고백도 받아보고

변산마실길은 예전에 해안초소가 있었던 곳을 둘레길로 조성한 장소라고 합니다. 길을 걷다 보면

곳곳에 아직도 철거를 하지 않은 해안 철책과 초소가 있습니다. 암울했던 과거의 흔적이지요.

 

▲세월의 잔상이 남아 있는 녹슨 철책

변산마실길은 지루할 틈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마치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세상이 바뀌는 마법의 통로와 같은 대나무 터널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저 건너편 세상엔 무엇이 있을까요?

 

▲신비로운 곳!

반 정도 걸었을까? 슬슬 출출해집니다. 버스를 세 시간 타고 5km 이상을 걸었으니 그럴 만도 하겠지요.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각자가 준비한 간식를 풀어놓고 포트락 파티를 잠시 즐깁니다.

 

▲멋진 풍경이 펼쳐지니 입보다는 눈이 더 호강하는!
▲하늘을 날다!

이제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적벽강으로 갑니다. 적벽강은 강이 아니라 중생대 백악기때 생성된 퇴적암이 겹겹이 쌓여 있는 독특한 형태의 지질 명소로서, 중국의 적벽에 버금가는 아름다움을 지닌 국내 최고의 지질공원입니다. 필자가 트레킹 장소를 이곳으로 계획한 이유도 적벽강의 아름다움을 소개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장소 섭외를 위해 한달 전부터 물때 시간을 조사하고 적벽강으로 트레킹이 가능한지를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원래 트레킹 코스에는 적벽강 위를 걷도록 되어있습니다. 물때가 맞지 않으면 바닷가로 내려 갈 수 없기 때문이지요. 다행히 이날은 사전조사를 해서 간조시간에 맞춰 왔기 때문에, 적벽강을 걸을 수 있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마치 외계  행성에 온 것 같은 기암 괴석이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합니다.
▲페퍼라이트(peperite)라 하는 주상절리와 해식동굴
▲울긋불긋 해안절벽이 시선을 압도합니다.
▲수묵화에서 보던 풍경

적벽강의 웅장하고 압도적인 풍경에 사로잡혀 3보1샷(3걸음마다 사진 1장)하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네요. 어느덧 적벽강의 최고 핫플레이스에 도착합니다. 트레킹이 아닌 차를 가지고 오는 여행객들은 이곳에서 주차를 하고 풍경을 즐깁니다. 화장실도 잘 갖춰져 있고 봄이면 화려한 유채밭이 여행객들을 유혹하는 멋진 장소입니다. 언덕 위 수성당과 연결되는 곳이라 포토존이 넘쳐나네요.

 

▲사이 좋은 자매
▲최고의 핫플에서 인증샷을 남기다!
▲정말 핫플레이스다운 풍경을 보여줍니다.
▲변산마실길 3코스의 상징적인 포토존
▲으랏차차!
▲얼핏 보면 제주도 올레길 같기도?

적벽 위에 있는 수성당을 찾아가 봅니다. 수성당에서 내려다보는 바다가 너무 아름답고 시원함을 주네

요. 살을 에는 듯한 겨울바람이 아닌 남쪽의 따뜻한 봄바람이 느껴집니다.

 

▲흐린 날씨 속에 살며시 비추는 윤슬이 감성을 자극합니다.
▲액자 속 주인공이 되어봅니다.
▲파릇파릇함에 봄 기운이 물씬 느껴집니다.
▲겨울과 봄이 교차하는 시공간을 지나갑니다.

다들 사진 찍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예정된 시간보다 많이 지체되어 부랴부랴 식당에 전화를 해 시간을 연장했습니다. 정말 이곳은 다양한 볼거리에 넋을 놓게 만드는 장소가 분명합니다.

 

▲서둘러 밥을 먹으러 가야 하는데 갈매기밥을 주고 있군요.
▲드디어 영접한 전라도 밥상! 무슨 말이 다 필요할까요?

오후 3시가 되어서야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예상보다 오래 걸린 시간 때문에 마지막 닭이봉 전망대는 가보지 못했습니다. 식사 후 뭔가 아쉬움이 남아 버스 기사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예정에

도 없던 전라북도 최고의 사찰인 내소사를 잠시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백제 무왕 633년에 창건했다고 하니 천년 고찰이 아닌 무려 1400년 고찰이네요. 내소사가 유명한 것은 사찰 입구인 일주문부터 천왕문까지 이어진 600m의 전나무숲 때문입니다. 국립광릉수목원,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과 더불어, 국내 최고의 3대 전나무 숲길입니다.

 

특히 눈이 수북이 쌓인 전나무숲의 풍경은 겨울철 최고의 뷰라는 찬사를 자아냅니다. 지난주까지 폭설이 내려 멋있었다는 SNS 글들을 많이 보았는데, 이틀 전에 내린 비로 거의 녹아 우리가 방문했을 땐 약간의 잔설만 남아있었습니다.

 

하지만 내소사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내변산의 웅장하고 압도적인 절경에 단풍도 없고 설경도 없었지만, 감동을 받기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빛 바랜 단청과 처마, 절제된 고찰의 고즈넉함이 이 곳이 왜 백제 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사찰 중 하나인지를 느끼게 합니다.

 

▲무려 천년이 넘었다는 느티나무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건드리면 터질듯한 꽃망울이 봄을 알리고 있어요.
▲각자의 방식대로 소원을 빌어 보기도 합니다.
▲색 바랜 처마끝 풍경 소리에 억눌려 있던 감성이 깨어 나는 것 같습니다.
▲이 멋진 전나무 숲길을 걷기 위해 먼 길을 달려 온거죠.
▲아름다운 배경 때문에 이쁨의 수위가 한도 초과 입니다.
▲봄이 되면 화려한 벚꽃 터널이 천년 고찰을 밝히겠죠.

오후 5시 30분. 오늘의 트레킹을 마치고 귀경 버스에 오릅니다. 먼 길을 온 보람이 충분히 넘치는 멋진 하루였습니다. 오늘은 정말 앰코코리아 전 사업장에서 사우들이 모였습니다. 함께 했기에 더 즐거웠고 더 행복했던 하루였습니다. 그래서 다음달 여정이 더욱 기다려집니다.

 

K5 등산동호회 산사랑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매달 한번씩 정기적으로 국내 산과 바다 계곡으로 트레킹 및 산행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원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 대상 : 앰코 임직원 및 그 직계 가족 (형제, 자매, 자녀, 배우자)

📌 문의 : 회장 호문길(MunGil.Ho), 총무 김애숙(AeSook.Kim),

     등반대장 우상호(SangHo.Wu), 김윤경(YunKyung.Kim), 김용준(YongJoon.Kim)

 

글과 사진 / 기술연구소 선행기술개발그룹 김용준 수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