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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여행을 떠나요

[가족과 함께하는 세계여행] 리기(Rigi)산

by 앰코인스토리.. 2024. 6. 28.

(지난 호에서 이어집니다) 티틀리스에서 엥겔베르그로 내려와 기차를 타고 루체른으로 이동 후, 루체른에서 유람선을 타야 리기산으로 갈 수 있다. 기차나 배의 배차 간격이 길기 때문에 시간을 잘 맞춰 이동해야 당일치기로 인터라켄 → 티틀리스 → 리기산 → 인터라켄 여행이 가능하다.

 

2시 기차를 타기 위해 티틀리스에서 엥겔베르그로 부지런히 내려온 덕분에 제시간에 기차를 탈 수 있었다. 루체른역에 도착해서는 리기산으로 가는 유람선을 타는 선착장까지 도보로 이동한다. 멀지 않은 거리여서 스위스 골목길을 따라 재미나게 걸어본다.

 

유람선 내부는 테이블이 있어 간단한 음료를 마시며 바깥의 경치를 구경할 수 있고, 2층으로 올라가 갑판으로 나가면 시원한 호수 바람을 맞으며 주변 경관을 구경할 수 있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루체른 호수 풍경이다.

 

유람선이 출발하자 바깥 경치를 좀 더 가까이 즐기기 위해 갑판으로 올라가 본다. 세상에! 이렇게 멋진 호수 뷰라니! 멀리 보이는 눈 쌓인 산 봉우리들과 초록으로 둘러싸인 낮은 산들, 푸른 호수, 그리고 흰 구름이 한데 어울려 맑고 깨끗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호수를 끼고 아담하게 자리 잡은 휴양 시설들.

 

다른 유람선이 관광객들을 가득 싣고 우리 배 옆을 지나간다. 유람선 후미에서 펄럭이는 스위스 깃발이 멋지다.

 

드디어 도착한 비츠나우. 여기서 리기산 산악열차로 갈아타야 한다.

 

리기행 열차 앞에서 찰칵! 이 모든 탈 것이 스위스 패스가 있으면 OK다.

 

드디어 리기산 정상에 올라왔다. ‘산들의 여왕’이라는 리기산. 멀리 보이는 풍광이 구름에 가려 다소 아쉽다. 푸른 목초지에는 어김없이 소떼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시간이 좀 있으면 근처 산책을 하며 시간을 보낼 텐데, 늦게 올라오는 바람에 시간적 여유가 없어 아쉽다.

 

다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루체른으로 돌아갈 때는 비츠나우가 아니라 베기스에서 유람선을 타는 것이 시간이 절약된다. 베기스에 가려면 리기역에서 기차를 타고 칼트바트역에 내린 후 케이블카로 갈아타야 한다.

 

칼트바트 역에 내려서 보니, 호텔이랑 온천 시설들이 있다. 시간만 있었어도 리기역에서 칼트바트까지 걸어 내려와 케이블카를 탔으면 더욱 좋았을 텐데. 아쉽다.

 

자, 케이블 카를 타고 베기스로 출발한다. 저 아래에 아름다운 루체른 호수가 보인다. 이렇게 어마 무시한 각도로 내려간다. 아래를 보면 다리가 후덜덜하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베기스까지 10분 내리막을 걸어가야 한다. 아래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스위스어를 잘 모르더라도 된다. 배가 그려진 화살표가 있고, 그 아래 화살표에 Weggis 10 Min이라고 적혀 있다. 이 말인 즉, 베기스까지 걸어서 10분 걸린다는 얘기다.

 

10분 동안 루체른 호수 마을의 골목길을 누비며 호수 선착장으로 걸어가야 하는데 예쁜 꽃들을 보고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금세 다다른 호숫가.

 

정말 멋진 경치가 아닐 수 없다. 루체른으로 가는 배를 기다리며 선착장 주위를 둘러보는데, 햄버거 가게가 있다. 햄버거에 꽂은 스위스 국기가 앙증맞다. 출출함을 달래기 위해 스위스 햄버거를 시켜본다. 마음씨 좋게 생긴 아저씨가 만들어 주는 맛있는 햄버거다. 냠냠~잘 먹겠습니다!

 

드디어 우리가 탈 유람선이 선착장에 도착한다.

 

옛날에 증기기관선처럼 배의 양 옆으로 물레방아처럼 휠이 돌아가 배를 움직이고, 큰 엔진이 움직이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게 해놓았다. 어찌나 깨끗하게 관리를 하는지 기름때 하나 없는 피스톤들이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어 신기하다.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아름다운 루체른 호수의 풍경이다.

 

햇빛을 반사시키며 검푸르게 빛나는 호수를 가르며 달리는 유람선에서 바라보는 풍경이란! 어쩌면 이탈리아 포지타노, 아말피보다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루체른에 도착해 역으로 다시 걸어간다. 역에 도착했으나, 인터라켄행 기차를 몇 번 승강장에서 타야 할지 몰라서 찾는데 많이 헤매다가 겨우 7시 5분 기차를 탈 수 있었다. 이걸 놓쳤으면 8시 기차를 타야 하고, 그러면 인터라켄에 10시에 도착하므로 하마터면 빌더스빌 가는 기차도 또 기다려야 했을 뻔했다.

 

휴! 안도의 한숨을 몰아 쉬고 차창 밖을 보는데, 날씨가 흐려지며 비가 내린다. 기차 안에서 보는 비 오는 풍경도 멋지다.

 

승객이 많지 않아 빈자리로 이동해 편하게 발을 뻗고 갈 수 있어 좋다.

 

휴대전화 데이터 로밍을 하지 않고 갔기에 앱도 없었던 관계로 요 작은 안내책자 하나만 믿고 이동했는데 결과는 대성공이다.

 

인터라켄에서 빌더스빌로 가는 기차로 갈아탔는데 비가 제법 내린다. 준비해 간 1회용 비옷을 입고 무사히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오늘 일정이 상당히 빠듯했는데 루체른은 날씨도 좋았고 참 잘 다녀온 것 같다. 유럽여행 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여행 중에 하나였다. 루체른 카펠교를 보지 못하고 온 게 좀 아쉽기는 하지만.

 

인터라켄에서 당일치기 티트리스, 리기산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을 위해 자세하게 루트를 정리해 본다.

인터라켄 OST (2시간) → 루체른 (1시간) → 엥겔베르그 (곤돌라, 2분) → 트륍제 (곤돌라 5분) → 슈탄트 (곤돌라 5분) → 티틀리스

 

루체른 (유람선 50분) → 비츠나우 (등산철도, 30분) → 리기쿨름 (등산철도, 10분) → 리기 칼트바트 (케이블카 10분) → 베기스 (유람선 40분) → 루체른 (기차 2시간) → 인터라켄 OST

 

내일은 유렵 여행의 마지막 여정인 독일 하이델베르크로 간다. (다음 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