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특파원] 피닉스 오픈, 광란의 축제

예전에도 피닉스 오픈(Phoenix Open)에 대해서 소개해 드렸었는데요, 간만에 다시 가본 애리조나 최고의 스포츠 축제인 피닉스 오픈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매년 2월 첫째 주나 둘째 주는 미국 전역을 뒤흔드는 미식축구 경기인 슈퍼볼(Super Bowl)이 열립니다. 반면, 애리조나에서는 PGA대회 중 하나인 피닉스 오픈이 열리는데요,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일단 골프대회와는 다르게 음주가무와 고성방가가 허용된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 때문에 골프를 좋아하지 않은 사람들도 하나의 스포츠를 응원한다는 의미에서 많이 찾는 것 같습니다.

 

이 대회의 정식 명칭은 ‘Waste Management Phoenix Open’으로 쓰레기 수거 및 재활용 회사인 웨이스트 매니지먼트(Waste Management)사가 후원하는 대회이며 4일에 걸친 대회 기간 중 약 700,000명에 달하는 방문객 수를 자랑하며 수익금 또한 가장 큰 골프대회에 해당됩니다. 역사가 1932년부터 거슬러 올라가는 유서 깊은 대회로, 처음에는 애리조나 오픈(Arizona Open)으로 불리다가 후원사의 이름을 따 대회 이름을 붙이면서 2010년부터 후원하기 시작한 Waste Management사의 이름을 그대로 대회 이름으로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중에 가장 인기있는 홀(hole)은 16번 홀로써, 사방에 20,000석 규모의 임시 스탠드를 세워 콜로세움 형식으로 만들어 선수들의 경기를 앉아서 술을 마시면서 볼 수 있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물론 이곳은 입장권을 따로 구입해야 하고 그 비용도 너무 비싸기 때문에 쉽게 갈 수 있는 곳은 아닙니다. 대부분이 기업 후원으로 입장권이 판매가 되어 홍보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음식과 다양한 주류가 무료이기 때문에 미국의 전형적인 스포츠 관람방식인 바(Bar) 문화와 즉흥적인 응원문화가 곁들어진 장소인 것 같습니다. 대회 기간 중 어느 날은 관중들의 무 매너와 과도한 음주로 인해 한때 입장객을 받지 않았던 날이 있을 정도로 광란의 축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합니다.

 

한국 선수들도 많은 선전을 했지만 일요일 마지막 결승 라운드라 한 선수만 따라다니기로 하며 김시우 선수 경기를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중간중간에 한국말로 응원을 하며 서로 눈 마주치는 정도로 만족을 해야 했지만, 그런 세계적인 선수의 경기 모습을 직접 본다는 것도 골프는 좋아하는 팬 입장에서는 아주 값진 경험인 것 같습니다. 4년 전에는 최경주 선수를 따라다녔으나 이제는 은퇴 후 주요 대회는 출전하지 않는 것 같군요.

 

항상 이맘 때면 애리조나 주민들은 스포츠 주간(Sports week)이라고 해서 오전에는 피닉스 오픈을 보고 오후부터는 슈퍼볼을 보며 주말을 마무리합니다. 모든 식당과 바(Bar)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각 가정집에서도 친구들과 모이기 때문에 도로가 한산할 정도입니다. 스포츠를 통한 이런 미국 문화도 나름 재미있는 것 같아 필자도 매년 동참하면서 한 주를 마무리합니다.

 

By 특파원 김경수  | 미국,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끼고 느낀 만큼 즐거운 미국 소식을 전달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