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한 온천수에 에너지 비밀이?
지열에너지
날씨가 점점 쌀쌀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가을을 뒤로하고 겨울을 준비할 때가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겨울’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겨울을 맞이하며 각자 기대하는 것들이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요, 그중에서도 겨울이 되면 많은 이들이 찾는 ‘이것’, 바로 뜨끈뜨끈한 온천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온천은 겨울철 차가운 기온에 긴장돼 있던 근육을 이완시키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며 피부도 매끈하게 가꿔주어 전 세계인들로부터 오래전부터 사랑받아왔습니다. 더욱이 온천에 포함된 여러 좋은 성분들이 해독과 배설 등의 기능을 촉진시키며 예로부터 왕의 치료법으로도 이용되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요. 그런데 이 신비한 온천수가 땅 속 어디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이것은 이번 주제인 ‘지열’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온천은 대부분 지하로 들어간 물이 특정한 열원을 만나 온도가 상승하고 주변 암석과 화학적 성분 교환을 이룬 이후 지층의 균열 혹은 약한 틈을 따라 지표로 다시 상승하면서 우리 곁으로 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온천수의 온도를 올려주는 열원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요, 그중 하나는 마그마 또는 암석 내 방사능 원소의 붕괴로 인한 경우가 있습니다. 일본이나 필리핀에서 발견할 수 있는 온천수는 마그마 열원에 의한 경우가 많고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방사능 원소 붕괴 열원에 의한 경우가 많지요.
여기서 놀라운 사실은 온천수의 온도를 높이는 열원을 에너지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지열에너지입니다. 땅속 온도는 지하로 100m 들어갈 때마다 2.5℃에서 3℃씩 상승합니다. 지구 내핵의 온도는 무려 5500℃에서 6960℃ 이르지요.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땅속 온도는 빠르게 올라가 지열에너지는 그 어떤 에너지보다 풍부한 열에너지 자원이 됩니다. 또한, 비용이 저렴하고 다른 에너지에 비해 운전기술이 비교적 간단하며 구동 비용이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민간의 접근도 쉬운 편이지요.
더불어 지열은 연중 일정한 온도를 지니기 때문에 일정한 에너지 수급이 가능하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다른 재생에너지, 예를 들어 풍력에너지나 태양에너지는 바람이 불지 않거나 밤이 되면 에너지를 생산할 수 없지만 지열에너지는 언제나 균일하게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이지요. 또한, 지구의 냉각 속도는 30억 년간 300~350 낮아지는 정도로 매우 느리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지열에너지는 그 어떤 에너지보다 반영구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온천수를 뜨겁게 만들어주는 열원인 지열에너지의 에너지 원천은 방사성 물질의 방사성 감쇠, 화산 활동, 그리고 지표면에 흡수된 태양에너지 등입니다. 땅속 깊은 곳의 뜨거운 에너지를 우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활용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직접 사용하거나 혹은 그것을 활용해 터빈을 작동시켜 에너지를 전환하는 과정을 거치는 간접 사용도 가능한 것이지요. 온천은 직접 사용의 예가 될 수 있지요. 지열에너지는 추운 겨울에 난방을 위해 쓰인다거나 무더운 여름에 냉방으로 활용될 수도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냉난방에 사용되는 지열에너지는 약 10~20℃ 정도의 조금 낮은 온도의 지열을 활용합니다. 낮은 지열에너지를 이용할 때는 조금 특수한 방법, ‘히트펌프 시스템’을 이용하게 됩니다.
히트펌프 시스템은 증발과 액화 온도가 낮은 냉매를 활용하여 열에너지를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옮기는 원리를 이용합니다. 히트펌프에는 응축기, 증발기, 압축기, 팽창기가 사용되는데요, 응축기는 냉매를 응축시키면서 열을 내보내고, 증발기는 냉매를 증발시키면서 주위의 열을 흡수합니다. 예를 들어, 겨울에 난방을 위해 히트펌프 시스템을 작동시킨다면 지하의 열에너지를 활용해 증발기에서 냉매를 증발시키고 이것을 압축기를 통해 고온 고압의 냉매로 만들어줍니다. 이후 고온 고압의 냉매는 응축기에서 열을 방출시키면서 난방을 하고, 다시 팽창기를 통해 원래의 냉매 상태로 돌아오게 됩니다. 이 과정을 거꾸로 하면 여름에 냉방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고요.
간접 사용을 위해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지열발전의 과정은 저온에서도 활용 가능한 직접 사용과 달리 고온의 지열에너지가 주로 사용됩니다. 지열 발전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건증기 발전방식으로 지하에 고온 증기만 존재할 때 이를 활용해 증기터빈을 구동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입니다. 두 번째는 증기와 고온수가 혼재할 때 고온수를 증기로 변환하여 증기터빈을 구동하는 습증기 발전방식입니다. 세 번째는 온도가 높지 않은 지열 발전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바이너리 발전방식으로, 끓는점이 낮은 유체에 열을 전달하여 그 유체의 증기로 증기터빈을 구동하는 발전방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 방식 모두 증기터빈을 활용하여 전기를 생산하는데요, 증기터빈은 높은 압력과 온도를 지닌 증기가 터빈을 회전시키면서 회전자에 달린 자석을 회전시킵니다. 회전하는 자석은 자기 선속의 변화에 따라 기전력을 발생시킨다는 ‘패러데이 법칙’대로 전기가 생산되는 것이지요.
세계 많은 나라들이 지열에너지를 활용하여 냉난방을 하거나 전기에너지를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온천의 나라로 유명한 아이슬란드는 난방의 90%를 지열에너지로 활용할 정도로 지열에너지가 풍부한데요, 레이카비크는 도시 전체의 95%가 지열발전소의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연간 10만kl의 난방용 석유가 절약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화산지대가 아니라 높은 지열에너지를 활용한 지열발전을 할 수 있는 조건은 아닙니다. 낮은 지열을 활용해서 사용할 수 있는 ‘직접 사용’을 통해 건물의 냉난방 부문에 집중하고 있는 추세인데요, 서울시는 이미 10년 전인 지난 2013년에 이미 서울 지하철 9호선 7개 역사에서 지열을 활용해 역사 내 직원 근무실, 수유실의 냉난방 및 화장실 샤워실에 지열 냉난방시스템 도입을 도입해 온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었지요.
서울의 랜드마크인 롯데월드타워도 지열에너지를 활용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롯데월드타워에 설치된 지열에너지를 이용한 냉난방 시스템의 총 용량은 총 3,000RT(냉동톤)! 3,000RT가 얼마나 큰 용량의 에너지인지 감이 잘 오지 않지 않으시나요? 1RT란 0의 물 1000㎏을 24시간 동안에 0℃의 얼음으로 만들 때 냉각해야 할 열량입니다. 이것은 지열에너지를 활용한 단일 냉난방 시스템으로는 최대의 지열 냉난방 시스템인 셈이지요. 롯데타워는 지열에너지 외에도 다른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여 매년 21억 원에 달하는 에너지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재생에너지의 효과를 직접 입증하는 건물이라고 볼 수 있으며 앞으로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지를 매우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열에너지는 어떤 에너지보다 변수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안정적 재생에너지입니다. 한국지열수열에너지학회 박창용 회장은 지열에너지의 활용이 상당한 에너지 절감 효과를 발생시킨다고 말합니다. 최고의 재생에너지로서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지열에너지 개발은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관련된 정책들도, 대중들의 인식도 매우 부족한 상황이지요. 알고 보면 ‘이만한 재생에너지는 없다’고 느끼게 될 ‘지열에너지’! 지금부터라도 관심을 가지고 살펴본다면 안정적 에너지 확보를 위한 우리의 꿈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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