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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특파원] 한인타운 신오오쿠보 이야기, 2023년 핫한 신오오쿠보 소개

by 앰코인스토리.. 2023. 10. 16.

한류 열풍이 불기 시작하며 세대가 달라지듯 신오오쿠보(新大久保, しんおおくぼ) 주변도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한식 식당이 생겼을 때는 거의 종합 선물세트처럼 모든 한식을 한 식당에서 거의 먹을 수 있었습니다. 분식부터 백반이나 고기류, 면류까지 한식당에 가면 거의 먹고 싶은 한식이 다 있었지요. 대신, 음식들이 모두 정통의 맛을 낼 수 없기는 했습니다. 그래도 아쉬운 대로 그것도 너무 감사했던 시절이 있었답니다.

 

2002년 월드컵을 지나면서 한류 영향이 신오오쿠보 거리를 점점 변화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연예인 사진이나 액세서리 등을 파는 가게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한국 화장품 가게가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오오쿠보 도오리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골목마다 많은 가게가 점차 한국 상품들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호떡집이나 짜장면집, 그리고 김밥집이 생겼고, 한국처럼 배달문화도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신주쿠에 사는 사람들은 자랑처럼 짜장면 배달을 시켜 먹고 지인에게 자랑을 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지금은 한국에서 유행하기 시작하면 얼마 후엔 신오오쿠보에서 사 먹을 수 있을 만큼 새롭고 신박한 메뉴들로 거리가 가득 차게 되었답니다. 신오오쿠보의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사진을 찍어 올리면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는 그런 장소가 되었습니다. 이번 달은 신오오쿠보에 있는 한국의 먹거리 중 핫한 음식들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동경 여행 중 한국 음식이 먹고 싶으실 때 가 보시는 것도 좋겠군요. 신오오쿠보의 먹거리는 역시 길거리 음식이 으뜸입니다. 사진만 보면 홍대 앞인가 착각할 정도입니다만 동경의 신오오쿠보 거리입니다. 특히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은 한국 길거리 음식들이랍니다. 사실 일본 사람들은 길거리를 걸으며 무언가를 먹는 문화가 자연스럽지 않지만, 신오오쿠보에서는 한국식으로 길거리 음식을 즐기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다음으로 필자가 좋아하는 2D 카페를 추천드립니다. 한국에도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갈 때마다 신비롭다는 생각이 드는 재미있는 카페입니다. 사진을 찍으면 마치 만화 속에 앉아있는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거든요. 친구들과 가서 맛있는 커피랑 디저트를 먹으며 기념촬영을 하면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맛집들은 너무 많지만 필자가 좋아하는 유명한 곳 몇 곳만 소개해 보겠습니다. 역시 치킨집이 많고요, 오랜 사랑을 꾸준히 받는 음식은 삼겹살인 것 같습니다. 골목 식당이나 시장 닭갈비는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입니다. 소맥도 유명하지요. 새우말이 삼겹살을 치즈에 담가먹는 메뉴는 ‘막걸리 모노카타리’라는 식당에서 인기 있는 메뉴이고, 문어가 통째로 들어간 찌개는 ‘대한민국’이라는 한식당의 메뉴입니다. ‘양평 해장국’의 내장탕도 좋고 ‘신선설렁탕’의 삼계탕이나 순대국도 거의 한국에서 먹는 한식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전문 국밥집도 있는데요, 아주 맛있답니다. 이제는 신오오쿠보는 작은 한국이 되어 동경 살이에 지칠 때쯤 고향이 그리울 때마다 불쑥불쑥 찾을 수 있는 맛집 거리랍니다. 식사 후엔 역시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커피와 디저트를 빼먹을 수 없지요. 세련된 분위기의 ‘밤비커피’도 좋고, 꽈배기를 예쁘게 파는 ‘트위스티’도 좋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골목마다 새로운 분위기의 예쁜 카페가 생기는 듯합니다. 카페마다 특유의 디저트를 작품처럼 메뉴를 채우고 있어서 일본 친구들을 만날 때도 자랑하는 기분으로 즐겁게 카페를 돌고 있답니다. 카페 덕분인지 요즘은 시부야나 하라주쿠에 있을 법한 젊은 세대들도 친구들과 삼삼오오 신오오보쿠를 채운답니다.

 

그리고 요즘 왠지 다시 신오오쿠보의 명물로 등장한 것이 ‘돈키호테’입니다. 원래 옛날부터 있었는데 요즘 들어 한인들이나 한국 상품을 찾는 일본인들이 이 돈키호테를 찾는 분위기입니다. 한인타운답게 한국인들을 위해 한글로 간판을 사용하고 있는 게 고맙게 느껴집니다. 돈키호테는 만물상이라고 표현하면 좋을까요? 일단은 한국에는 아직 들어오지 않은 것 같고요, 일본인들이 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물건들이 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동경답게 24시간 영업하는 것도 아주 고마운 점이고, 신오오쿠보 역 앞에도 돈키호테가 생겼지만 이 한글 간판은 신오오쿠보와 쇼쿠안도오리 사이길에 있고 꽤 오래전부터 있었던 점포입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한국인 관광객을 태운 버스들이 가게 앞에 줄을 서던 풍경도 익숙할 정도였었지요. 쇼핑은 해야 하는데 시간은 없고 한 곳에서 다 살 수 있으면 참 좋겠다 하는 분들에게는 제격인 곳입니다. 그리고 갑자기 한밤중에 뭔가 급하게 필요하다면 돈키호테를 가면 됩니다.

 

영상출처 : https://youtu.be/jkEZcr_ISpo

 

오랜만에 신오오쿠보를 살펴보니 이 근처에서 보낸 세월이 스쳐지나 가네요. 날이 더우니 육쌈냉면이나 먹으러 다녀와야겠습니다. 예쁜 카페에서 달달한 디저트까지 챙겨 먹을 예정이지요. 그럼 이번 호는 여기에서 마치고, 다음에는 동경의 가을 풍경을 즐기는 새로운 소식으로 찾아오겠습니다.

 

※ 사진출처 : https://www.tripadvis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