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비극적인 민족 상잔의 전쟁을 생각하게 하는 달입니다. 이기적인 마음으로 시작된 전쟁이 한 나라의 귀중한 국민의 생명과 민주주의라는 이념을 지키기 위해 참전한 동맹 국가의 군인의 생명을 너무도 쉽게 사그라지게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전쟁으로 인해 아직도 많은 아픔을 안고 사시는 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전쟁 중 산화한 호국영령에 삼가 존경을 표합니다.
현충일이면 많이 연주되는 곡 중에 묵념할 때 나오는 트럼펫곡이 있습니다. <Taps>라는 진혼곡입니다 이 곡은 원래 미국의 남북전쟁 당시 전사한 아들인 남군 병사의 호주머니에서 이 곡이 발견되었고, 북군의 장군이었던 아버지가 남군이었던 아들을 위해 장례식에서 이 곡을 연주하고자 군악대를 초청하였으나 적군이었다는 이유로 거절당하고 한 명의 트럼펫 연주자만 보내져서 연주되었다고 합니다. 결국 아들은 자신의 장례식에 사용할 곡을 작곡한 것이 된 셈입니다.
군사 강대국이면 세계 경제의 부국인 미국도 이런 슬픈 내전의 아픔을 간직하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잠시 감상하시면서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묵념하는 시간을 갖는 게 어떨까 합니다.
Taps(진혼곡)
영상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WChTqYlDjtI
한국 가곡 중에도 전쟁의 상흔을 노래한 가곡 <비목(碑木)>은 조국을 위해 죽어간 무명용사 돌무덤의 나무 비석을 보고 이를 기리는 내용의 시(詩)에 곡조를 만들어 작곡한 가곡입니다. 가사 하나 하나에서 전쟁이 남기고간 상처를 고스란히 들려주는 가곡입니다. “초연(硝煙)이 쓸고 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녁에 비 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이름 모를 비목이여. (생략)”
폭탄과 총알의 화약 연기가 쓸고 간 전쟁터에 이름 모를 젊은이가 죽어 묻혀 있는 모습을 그려낸 숙연해지는 가곡입니다.
비목(碑木), 작사 함명희, 작곡 장일남, 노래 엄정행
영상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mb1EI0LFzsY
다시는 이 땅에 전쟁으로 젊은이들이 죽어 묻히거나 상처받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현충일에 맞게 감상할 수 있는 곡 중 사무엘 바버(Samuel Barber) 작곡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상당히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곡이지만, 영화 <플래툰(PLATOON)>에 삽입되면서 서정적이기보다 침울하면서 패배에 대한 암담함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곡이 되었습니다.
전쟁을 피해 떠나야 하는 공항의 긴박함과 병사들의 우울한 표정, 전쟁에 의해 인간성이 상실된 파괴적인 상황을 음악이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작곡가는 이러한 분위기를 위해 곡을 쓰지는 않았지만, 영화감독은 이러한 서정적이고 감미로움을 전쟁을 표현하는데 적절하게 사용하였습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합니다.
사무엘 바버, 현을 위한 아다지오, 영화 플래툰 삽입곡 (Samuel Barber, Adagio for Strings, PLATOON)
영상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ECQeLQURNuw
첫 번째로 감상한 <Taps(진혼곡)>에서 사용된 트럼펫은 관악기의 일종입니다. 관악기라 하면 관 내부의 공기를 진동시켜 소리를 내는, 입으로 불어서 연주하는 악기를 말합니다. 소리 내는 방식에 따라 목관악기와 금관악기로 구분되어집니다.
목관악기(木管樂器, Woodwind Instrument)는 간단히 나무로 만든 악기로 이해하는 것이 쉽지만, 엄밀히 따지면 리드를 사용하고 정확한 운지법을 가지고 음정이 정해져 있는 것을 말합니다. 플루트와 피콜로는 금속으로 만들어졌지만 초기에 나무로 제작되어 있고 운지법으로 소리를 내므로 목관악기로 분류되고 색소폰 역시 금속제이지만 리드를 사용하므로 목관악기로 구분되어집니다.
금관악기(金管樂器, Brass Instrument)는 숨을 불어넣어 입술의 떨림(진동)과 호흡의 세기를 이용해 소리를 만들게 됩니다. 통상적으로 마우스 피스(Brass Mouth piece)를 사용하여 입술을 통해 공기를 관으로 증폭하여 음을 만들어 냅니다. 악기를 보았을 때 금속재질을 금관악기라고 간단히 판단할 수 있습니다. 금관악기가 목관악기에 비해 연주가 어려운 이유는, 입술과 숨으로 음을 정확히 만들어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잠시 비극적인 분위기를 바꾸어, 트럼펫으로 연주된 곡을 감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소개할 곡은 <장학퀴즈>라는 방송의 시작에 사용되어 유명합니다. 들어보면 너무나도 익숙할 겁니다.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 중 3악장입니다.
하이든 트럼펫 협주곡 3악장 (J. Hyden, Trumpet Concerto, 3rd Movement)
영상출처 : https://youtu.be/jmnGkdrrBqw
클래식 음악 중에 비극적인 음악을 고르자면 그리그(Grieg) 작곡의 <페르귄트(Peer Gynt Op.23) 조곡(組曲-Suite)>을 꼽을 수 있습니다. 가난한 농부 페르귄트는 솔베이지와 결혼을 약속하고 돈을 벌기 위해 외국으로 가서 돈을 모아 고국으로 돌아오지만, 돌아오는 길에 산적을 만나 돈을 다 뺏기고 겨우 고향으로 옵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병이 들어 돌아가시게 되지요. 페르귄트는 이런 자신의 인생이 덧없다 하여 목숨을 끊으려고 하지만 결혼을 약속했던 솔베이지가 머리가 하얗게 된 채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솔베이지는 페르귄트가 돌아오길 바라며 노래 부르며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병 들고 지친 페르귄트는 솔베이지의 무릎에 머리를 누이고 눈을 감습니다. 이때 꿈에 그리던 연인 페르귄트를 안고 솔베이지가 부르는 노래가 이 곡입니다.
그리그의 페르귄트 조곡 중 솔베이지의 노래 (Grieg, Peer Gynt, Op23 Solveig’s song)
영상출처 : https://youtu.be/V88NygjeJEU?list=RDV88NygjeJEU
6월 현충일은 나라를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과 장병을 기리는 우리나라의 중요한 기념일입니다. 6월 6일은 24절기중 하나인 망종(芒種)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조선 시대에는 망종(芒種)에 나라를 지킨 이들에 대한 예를 갖추는 일을 진행했다고 하고, 또한 현충일이 지정된 1956년의 망종이 양력 6월 6일이었고 6.25전쟁으로 가장 많은 장병들이 희생되었기 때문에 정부는 6월 6일을 현충일로 지정했다고 합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나라를 되찾고 지키고 바로 세우신 분들의 헌신을 기억하는 6월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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