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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문화로 배우다

[음악 감상실] 계절적인 클래식 음악, 2편

by 앰코인스토리.. 2023. 5. 24.

봄과 여름의 음악 감상에 이어 가을, 겨울과 관련이 있는 클래식 음악을 감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을 하면 풍성한 추수의 계절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그리고 가족과 함께 추석이라는 명절을 보내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클래식 음악도 가을의 풍성함을 표현하고자 사용할 수 있는 악기를 모두 사용하여 대규모로 편성하여 풍성하게 연주되어집니다. 마치 가족들이 모여 덕담도 나누고 선물도 나누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연주 형태를 교향곡(交響曲, Symphony)이라고 하는데 ‘소리의 조화’라는 뜻으로 한자로 보면 Symphony를 음역한 것입니다.

 

사진출처 :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

교향곡 하면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이 대표적인 작곡가입니다. 특히 교향곡 6번 <Pastoral, 전원>은 가을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교향곡은 대부분이 네 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악장은 시작을 알리는 Allegro(알레그로, 빠르게)로 시작하고 2악장은 Largo(라르고, 느리게) 느린 악장으로 시작할 때의 긴장감과 두근거림을 다소 완화시켜 줍니다. 3악장은 미뉴에트(Minuet) 형식으로 경쾌하게 연주를 합니다. 춤추기 딱 좋은 연주로 만들어지지요. 마지막 4악장은 알레그로 또는 론도(Rondeau)로 처음 시작했던 연주를 반복하거나 변주를 하여 음악을 마무리하는 악장입니다.

빠른 템포로 연주의 시작을 알리고 잠시 느리게 긴장감을 해소시킨 후 춤추는 듯한 경쾌함으로 음악이 지루하지 않도록 구성하고 웅장하고 가슴 벅차게 연주하여 곡을 마무리하는 것이 교향곡이라고 이해하고 감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 중 1악장이 특히 가을에 듣기 좋습니다.

베토벤 교향곡 제6번 전원 1악장 (Beethoven Symphony No.6 ‘Pastorale’ 1st Mov.)

영상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v3Pqqpo64_U

 

이효석 님의 수필 <낙엽을 태우며>에서 “낙엽타는 냄새 같이 좋은 것이 있을까? 갓 볶아낸 커피의 냄새가 난다. 잘 익은 개암 냄새가 난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이침에 햇살 잘 드는 가을 창가에서 마시는 커피는 생각만 해도 미소가 지어집니다.

 

사진출처 : 픽사베이 https://pixabay.com/

클래식 음악에도 커피를 홍보한 작곡가의 음악이 있습니다. 바흐(Bach)의 커피 칸타타(Coffee Cantata)입니다. 내용은 아버지가 커피를 마시지 말라고 강요하는데 딸은 어떻게 든 마시고자 하는 욕망을 노래로 표현한 것입니다. “커피 맛은 정말 기가 막혀… (중략) 커피, 난 커피를 마셔야 해.“라는 가사입니다. 이 곡은 바흐가 공연하던 카페 주인의 요청으로 커피를 주제로 만든 곡입니다. 커피 CM송의 원조라 할 수 있습니다.

바흐 커피 칸타타 중 <이 커피가 얼마나 달콤한 지> (J.S Bach -Ei, Wie schmeckt from the ‘Coffee Cantata BWV 211)

영상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VQzT09BgeWY

 

커피의 따스함이 실력을 발휘하는 계절은 역시 겨울입니다. 비발디는 사계절을 곡으로 만들었습니다. 바로 현악 협주곡 <사계>입니다. 계절을 잘 표현한 곡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 특히 겨울 1악장은 매서운 겨울 바람을 현악기로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정말 듣고 있으면 매서운 겨울 칼바람이 뼛속을 파고 드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비발디 사계 중 겨울 1악장 (Vivaldi: Four seasons – Winter 1. Allegro non molto)

영상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zR3jGhBnr3g

 

연주자들이 실제로 눈이 덮인 들판에서 연주를 하고 있어 추운 겨울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눈밭에서 연주가 인상적입니다.

 

눈으로 가득한 나라를 생각하면 러시아보다 핀란드가 머릿속을 스쳐갑니다. 백야와 오로라의 나라인 핀란드를 대표하는 클래식 작곡가는 시벨리우스(Jean Sibelius)가 있습니다. 그가 작곡한 핀란디아(Finlandia Op. 26)는 러시아령 핀란드 대공국 시절에 독립을 위한 저항 음악으로 작곡되었고, 핀란드의 역사를 음악적으로 묘사한 교향시(Symphonic Poem)입니다.

 

사진출처 : 픽사베이 https://pixabay.com/

교향시란 한 개의 악장으로 된 단편곡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주로 소설이나 시, 설화 등을 곡으로 표현한 장르입니다. 핀란디아를 듣고 있으면 결연한 독립의 의지와 투쟁심이 가득 차오르는 웅장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시벨리우스 교향시 “핀란디아” (Jean Sibelius – Finlandia Op. 26)

영상출처 : https://youtu.be/F5zg_af9b8c

 

겨울이 되면 가장 많이 연주되는 곡으로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이 있습니다. 발레곡으로 작곡되어 있지만 단편곡으로도 크리스마스 시즌에 많이 연주됩니다. 줄거리는 크리스마스에 클라라가 선물받은 호두 까기 인형과의 이야기입니다. 2막으로 된 발레곡으로 행진곡, 꽃의 왈츠, 아라비아의 춤, 중국의 춤 등이 유명합니다.

차이콥스키 발레 곡 호두 까기 인형 (Ballet Nutcracker)

영상출처 : https://youtu.be/9eP9YRA2Uzg

 

눈으로 하얗게 덮인 산 속에 텐트를 치고 장작이 자작자작 타는 불멍으로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다음 곡을 추천합니다. 바로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 1번>입니다. 눈이 쌓이는 모습을 음악으로 표현한다면 이렇게 표현되지 않을까 합니다. 짐노페디(Gymnopedie)라는 뜻은 작곡가 사티가 만들어낸 고유한 단어입니다. 클래식 음악 전체 장르 중에 짐노페디라는 음악은 사티가 작곡한 3곡뿐이지요. 짐노페디는 고대 그리스 페스티벌에서 젊은이들이 벌거벗고 추던 춤인 짐노피디아(gymnopeadia)에서 따온 것으로 추정하는데, 사티조차도 정확한 뜻에 대해서는 말이 없었다고 합니다. 음악이 다소 몽환적이라 불멍하기에 딱 맞는 곡입니다.

에릭 사티 짐노페디 1번 (Eric Sati Gymnopedie No.1)

영상출처 : https://youtu.be/Pcu0WWQuQRo

 

우리나라는 네 가지 계절을 가진 흔지 않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참으로 아름답고 예쁜 단어로 사계절을 표현합니다. 각자 좋아하는 계절이 있겠지만, 계절 나름대로는 자연을 조화롭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어느 것 하나 미워할 수도 배제할 수도 없는 것이 자연의 법칙입니다. 우리도 서로 사랑하고 조화로 와야 하는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