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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문화로 배우다

[음악 감상실] 계절적인 클래식 음악

by 앰코인스토리.. 2023. 4. 19.

따스한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올 때면 비발디 작곡의 사계 중 <봄>이 클래식 음악으로 제일 많이 연주되고 들려지고 있습니다. 들판을 가로질러 불러오는 상쾌하고 시원한 바람이 온몸을 휘감아 지나가는 것 같은 음악입니다. 어쩜 이렇게 봄의 기운을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었는지, 참으로 작곡가의 능력에 감탄을 하게 됩니다.

비발디는 바이올린 연주가이자 작곡입니다. 스물세 살 때 신부로서 서품을 받았으니 몸이 약하여 미사를 올릴 수가 없어서 음악에 전념하게 되었다고 전해지고, 또한 머리 색깔이 붉은색이라 평생 붉은 머리의 신부라는 놀림을 받았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가난 속에서 객사를 하여 이름이 잊혔다가 바흐 덕분에 그 이름과 음악이 재평가되었습니다. 비발디의 <사계>는 바이올린 협주곡 중 가장 유명한 곡입니다.

비발디 사계 중 봄 (Vivaldi, Spring from The Four seasons Op.8)

영상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NbY7N1ZNbuc

 

이탈리아 작곡가인 비발디의 <사계> 중 <봄(Spring)>을 듣다 보면 이탈리아를 여행해 보신 분이라면 토스카나(Italy, Toscana)의 포도밭과 올리브 나무의 광활한 구릉지대가 떠오르실 겁니다.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구릉 꼭대기에서 눈앞에 펼쳐진 녹색의 풍경을 보며 <봄>을 작곡한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토스카나와 잘 어울리는 곡이라 생각됩니다.

 

사진출처 : 픽사베이

한국의 봄 날씨는 아침저녁으로 변화가 심합니다. 이러한 변덕스러운 날씨는 일기예보에 자연스럽게 의존하게 됩니다. 일기예보는 변화무상한 하루의 날씨 뿐만 아니라 1주일 또는 그 이상의 기간의 날씨와 재해에 대해 예측과 경보를 전해주는 매우 고마운 미디어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고맙고 유익한 일기예보 안내 방송에 클래식 음악이 배경으로 사용되었습니다.

헨델 하프 협주곡 1악장 (Georg Friedrich Handel , Harp Concerto in B Flat Major Op.4 No6. HMW294 First Movement)

영상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vEKdxLrbSiU

 

듣고 보니 일기예보 방송이 바로 상상이 됩니다. 이 곡을 들으면 바로 일기예보가 시작되는 줄 착각하게 될 정도로 귓가에 깊게 새겨진 음악입니다.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계곡이 생각나기도 하고, 나뭇잎이 살랑살랑 산들거리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음악입니다.

 

‘협주곡(協奏曲, Concerto)’이라 하면 독자적으로 연주가 가능한 악기들이 모여 연주하는 장르입니다.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는 각각 홀로 연주가 가능합니다. 이를 모아 같이 연주하는 것이 협주곡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협주곡을 보면 각 악기의 기교를 보여주는 독주가 연주되기도 합니다. 이를 ‘카덴차(Cadenza)’라고 하며 연주자의 기교에 의해 즉흥으로 연주됩니다. 쉽게 말하자면 뽐내기 연주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Cadenza – Beethoven Violin Concerto, 정경화

영상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7IwVou8HAHc

 

헨델의 음악 중에 여름을 생각나게 하는 곡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수상음악(水上音樂, Water Music)입니다. 말 그대로 왕과 측근들이 유람선을 타고 놀이를 할 때 선상에서 연주하도록 작곡된 음악입니다. 시원한 여름의 강에서 유람선을 타고 밝고 경쾌한 음악을 들으며 뱃놀이를 하는 왕과 그 신하들의 모습이 그려지는 음악입니다.

 

사진출처 : 위키백과 https://en.wikipedia.org/wiki/Water_Music

헨델 모음곡 (수상음악, Wafer Music Suite)

영상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rm3JctfSdZc

 

여름에 듣기 좋은 음악은 역시 위에 소개한 비발디 사계 중에서 <여름>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특히 3악장은 지루하고 끈적거리는 여름 한낮의 더위를 갑작스럽게 내리는 폭우로 깨끗이 씻어주는 듯한 짧지만 강렬한 연주를 보여줍니다. 번개가 치기도 하고 폭풍이 불기도 하는 무척이나 강하지만 시원한 악장입니다. 연주자들의 모습에도 강렬하고 열정적인 모습이 보입니다.

비발디 사계 중 <여름> 3악장 (Vivaldi : Four seasons – Summer 3. Presto)

영상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25zBoPn_XOo

 

클래식은 아니지만 영화음악으로 여름을 대표하는 곡을 잠깐 소개해드립니다. 바로 히사이시 조(Joe Hisaishi)의 <Summer>입니다. 영화 <기쿠지로의 여름>의 OST이지요. 더운 뙤약볕을 피해 시원한 그늘을 찾아 떠나는 여행 같기도 하고, 푸른 수영장에서 튜브에 의지해 나른하게 물 위를 떠다니는 모습이 그려지는 음악입니다. 원두막에서 수박을 쪼개어 먹으며 더위를 식히던 어릴 적 추억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히사이지 조 <Summer>, <기쿠지로의 여름> OST

영상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d6ItrROosYw

 

대체로 여름에 듣기 좋은 곡을 보면 바이올린이나 첼로 같은 현악기로 연주되는 곡들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여름의 뜨거운 더위를 날카로운 하이톤으로 씻어내려는 의도로 현악기를 사용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악기(絃樂器, String instrument)는 말 그대로 줄의 진동을 이용하여 소리를 내는 악기입니다. 현악기는 소리를 내는 줄과 이를 증폭해주는 울림통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현악기의 줄 수는 손으로 연주하기 때문에 손의 크기에 맞추어 줄의 수가 제한적입니다. 현(絃, 줄)의 지판(코드)을 손가락으로 눌러 줄의 길이를 조절하여 음을 만들어 냅니다.

 

사진출처 : http://davidofsantabarbara.blogspot.com/2016/04/a-range-of-sizes.html

대표적인 현악기로는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더블 베이스 등이 있습니다. 줄을 때려서 음을 만들어내는 피아노도 엄밀히 말하자면 현악기로 분류됩니다. 이를 타현악기(打絃樂器 : 피아노, 하프시코드 등)라 부릅니다. 현악기는 활을 이용해 줄을 비벼서 소리를 내는 찰현악기(擦絃樂器 :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 줄을 손가락이나 막대 또는 피크를 이용하여 퉁기거나 뜯어서 소리를 내는 발현악기(撥絃樂器 : 기타, 하프, 만돌린 등)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드보르작 - 현악 사중주 <아메리카> (Dvorak String Quartet No.12 in F Major Op.96 American”)

영상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7TOagGoeoJs

 

현악을 이용한 대표적인 연주곡으로 드보르작의 현악 사중주 <아메리카>가 있습니다. 악기 구성은 제1 바이올린, 제2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네 종류로 현악기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한, 흑인 영가가 녹아 들어있는 미국(America)적인 음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협주곡의 특성인 ‘따로 또 같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주는 음악입니다. 우리 인생도 서로의 조화 속에서 살아갈 때 진정한 아름다움이 나타난다고 봅니다.

 

다음에는 가을과 겨울이 관련되어 있는 클래식 음악에 대해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