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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문화로 배우다

[음악 감상실] 평화적인 클래식 음악

by 앰코인스토리.. 2023. 3. 22.

클래식 음악에서 클래식(Classic)이란 용어의 의미는, 고대 로마의 계급을 가리킨 라틴어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고대 로마 시민은 6계급으로 구분되어 있었고, 그 최상급을 ‘클라시스쿠스(Classicus)‘라고 하였으며 그 뜻을 따서 예술상의 최고 걸작을 ‘클래식, 고전(Classic)’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통상 고전주의의 클래식 음악은 18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초까지 100여 년 동안 유럽에서 유행한 문학, 미술, 음악 같은 예술 분야의 경험과 특징을 말합니다. 클래식 음악은 상류층의 음악이기도 하지만 시대에 따라서는 대중의 아픔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거나 나라의 흥망성쇠를 표현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감상곡들은 들으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음악들입니다. 평화롭다는 것은 ’아름답다’거나 ‘고요하다’보다는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미소(微笑, Smile)는 내면의 평화로움이 얼굴로 표현되는 것이라 봅니다. 얼(정신)과 꼴(형태)을 말하기도 하는 ‘얼굴’은 마음이 고통스러우면 찡그린 모습으로, 마음이 평화로우면 환한 모습으로 얼굴에 나타나는 것을 보면 내면의 상태를 고스란히 대변해주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감상곡 파헬벨의 캐논과 지그 D장조

영상출처 : https://youtu.be/fui8DoAa5oU

 

너무나 잘 알려진 캐논과 지그 D장조는 파헬벨이 작곡한 지 수백 년 지난 후인 1919년에 재발견되어 연주되다가 우리나라에는 뉴에이지 연주가 조지 윈스턴의 피아노 편곡으로 사랑을 받게 되었고, 여러 악기로 편곡되어 연주되거나 광고 음악이나 영화 음악으로 사용되는 아주 아름답고 평화로운 곡입니다. 원곡을 들어보면 상당히 규칙적이며 틀에 끼워져 있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 이유는 그리스어의 ‘규칙(Kanon)’에서 곡 제목 <캐논(Cannon)>이 유래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캐논에 대한 변주곡들을 들어 보면 대부분이 정형화된 규칙을 깨고, 부드럽고 시냇물이 흘러가듯 연주가 되는 것이 많습니다. 평화(平和)라는 것은 어쩌면 한자 뜻대로 정해진 규칙 깨뜨리고 가장 자연적(平)이고 인간적으로 일반화(和)하는 것을 추구하는 것 같습니다.

조지 윈스턴 캐논 변주곡

영상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hwZCxrJ4TCQ

 

조지 윈스턴의 편곡은 고향 마을의 들판을 아무 생각 없이 평화로이 걷고 있는 모습으로 연주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변주곡 중에서 캐논을 역주행시킨 변주 연주는 단연코 이 영상일 것입니다.

일렉 기타 연주

영상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RbA8QAngvfI

 

이 변주곡을 들으면 일렉트릭 기타를 배웠거나 연주해본 분이라면 허공에 빈 코드를 잡고 있을 겁니다.

Dvorak Symphony No.9 “From the New World” Mov.2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중 2악장 <Going home>

영상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U8_qTqO5VJU

 

고향(故鄕) 하면 생각나는 것이 쉴 수 있는 곳, 그리고 평화로운 곳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E단조 <신세계로부터>는 이러한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곡입니다. 드보르작(Antonio Dvorak, 1841~1904)이 체코에서 미국으로 이민 후에 흑인 영가를 모티브로 하여 고향을 그리며 작곡을 하였습니다. 이 중에 2악장은 <Going Home>이라는 부제로 잘 알려져 있고, 한국 음악책에도 실렸습니다.

 

영상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F_7lOeFeuL4

 

힘들고 처절한 도시의 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고향의 입구에 있는 느티나무 아래 평상에 앉아 미소 짓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드보르작의 자필 사인이 있는 타이틀 페이지

18세기 이전에는 대부분의 클래식 음악에 제목을 붙이지 않았습니다. 엄격한 형식에 의해 곡이 작곡이 되었기에 오로지 음악의 형식에만 치중하였습니다. 다시 말해, 순전히 음악 이론상의 형식만을 사용하여 ‘음악’이라 표현을 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다소 딱딱하고 지루하고 어려운 절대음악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에 반해, 제목이 붙는 음악을 ‘표제 음악’이라고 합니다 제목만 봐도 음악의 특성이나 구성, 그리고 작곡의 의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비발디의 <사계>,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 등이 대표적인 표제 음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를 음악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Tchaikovsky_ String Quartet No. 1 In D Major, Op. 11_ Andante Cantabile/차이코프스키_ 현악 사중주 1번 - 2악장 안단테 칸타빌레 / (첼로 편곡)

영상출처 : https://youtu.be/ol3Ula4HemQ

 

차이콥스키의 <안단테 칸타빌레(Andante Cantabile)>는 ‘노래하듯 천천히’라는 음악적 용어를 사용한 현악 사중주 1번 중 2악장의 부제목입니다. 말 그대로 노래하듯이 현악기가 연주를 합니다. 슬픈 듯이 연주하기도 하고 평화로이 한가롭게 연주하기도 합니다.

 

차이콥스키는 러시아의 작곡가입니다. 대부분의 러시아의 음악을 보면 거칠고 과격할 것으로 상상되지만, 이 곡을 들어보면 상당히 섬세하고 아름답습니다. 연주회에서 이 곡을 들은 톨스토이가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차이콥스키는 “기쁨과 감동을 가지고 작곡가가 된 것을 자랑으로 생각한 적은 내생에 두 번 다시 없을 것이다.”라고 기록할 정도로 음악이 상당히 아름답고 평화롭다고 할 수 있습니다.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

비발디의 모테트 <참 평화 없어라> Antonio Vivaldi-Motet Nulla in mundo pax sincera RV630

영상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cq6egOz0b4I

 

안토니오 비발디가 1735년에 작곡한 성가 모테트(Motet)로 제목은 <이 세상에는 참 평화가 없다> 또는 <세상에 정직한 평화는 없다>로 번역됩니다. 모테트(Motet)란 프랑스어의 ‘단어’를 말하는 ‘Mot’에서 유래합니다. 간단히 말해 ‘교회에서 부르는 합창곡’을 말합니다.

 

노래의 가사는 악과 죄로 가득 찬 세상으로부터 구원을 베푸는 구원자를 노래합니다. 비발디의 가장 아름다운 독주 모테트(Motet) 중 하나로, 진정한 평화는 구원자를 통해 이루어짐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평화란 인간 내면에서부터 고통과 공포에서 벗어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잠시만이라도 음악을 통해서 ‘벗어남’을 경험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자신의 마음상태는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하는가에 따라 고통이 될 수도 평화로울 수도 있습니다. 현대사회의 일상에서는 평화를 찾아보기 힘들지만, 이번 감상곡들을 통해 잠시 마음의 평화를 ‘Andante Cantabile - 노래하듯 천천히’ 누려 보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다음에는 계절적인 클래식 음악에 대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진출처 :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