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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문화로 배우다

[영화 속 음악] 로큰롤과 쿨 액션의 기묘한 결합, 스트리트 오브 파이어(Streets of Fire)

by 앰코인스토리 - 2015. 1. 28.


▲ 영화 스트리트 오브 파이어(Streets of Fire) 포스터


1980년대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10대 청소년들에게 크게 어필했던 할리우드 아이돌 배우 중 상당수가 기이하리만큼 8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소리소문없이 증발하고 말았습니다. 특히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 《대부》와 《지옥의 묵시록》을 연출한 프랜시스 코폴라 감독의 1983년 작인 성장 영화 《아웃사이더》에 출연한 1980년대를 이끌어갔던 아이돌의 신진 세력 중 톰 크루즈를 제외하곤 에밀리오 에스터베즈(찰리 쉰의 형이자 드미 무어의 전남편으로 영화 영건 시리즈에 출연), 맷 딜런(제2의 제임스 딘으로 불렸던), 랄프 마치오(베스트 키드 시리즈), 로 브로우(영 블러드, 어제 밤에 생긴 일) 등등, 앞서 언급한 배우들 모두 1990년대 이후부터 이렇다 할 작품에 등장한 적이 없었을뿐더러 심지어 맷 딜런은 B급 무비에서 간혹 보는 경우가 고작이었으니 말이지요.


요즘은 그 개념이 모호해진 감이 있지만, 1980년대 당시 터프가이니 마초적 측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이른바 후까시(?) 미학의 극단적인 절정을 보여준 이가 있었습니다. 그 중 대표격인 배우가 바로 마이클 파레(Michael Pare)입니다. 그 역시 그만의 특유한 터프함과 고독한 눈빛으로 1980년대 풍미하다가 1990년대 들어서 사라진 추억의 배우 중 한 명으로 훤칠한 키에 깔아놓은 듯한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저음의 목소리, 트렌치코트를 트레이드 마크로 그가 1984년작 영화 《스트리트 오브 파이어(Streets of Fire)》에서 보여준 액션 연기는 액션 영화의 거장, 월터 힐 감독의 정교한 액션 연출과 경쾌한 로큰롤 음악의 기묘한 화학 작용을 이루며, 기억될만한 멋진 오락 영화를 만들어냈습니다.


▲ 스트리트 오브 파이어(Streets of Fire) 속 장면


특히, 이 영화에서 쿨한 액션과 MTV 및 CF적인 감각적인 영상만큼이나 이 영화의 또 다른 부제인 ‘A Rock & Roll Fable(로큰롤 우화)’에 걸맞게 영화를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요소는 바로 음악일 것입니다. 이 영화 이전 역시 월터 힐 감독이 연출한 수정주의 서부극의 수작인 《롱 라이더스》에서 포크 블루스와 컨트리 음악의 절묘한 조합을 통해 수많은 마니아들을 열광시켰던 라이 쿠더(Ry Cooder)는 자신의 장기이자 음악적 뿌리인 포크 블루스적인 감성을 놓치지 않는 선에서 boomer bash와 같은 오리지널 스코어에서 음악과 영상과 절묘한 조화의 단적인 예를 보여줍니다.


오리지널 스코어도 훌륭하지만 CF적인 감각 위에 채색된 영상과 음악의 조화는 이 영화 곳곳에 삽입된 트랙들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영화 도입부에 삽입되어 1980년대 한국 롤러스케이트 장의 분위기 메이커 곡 중 하나로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Fire Inc.Nowhere fast, 필자가 중딩 시절 자주 애청했던 소프트록 풍의 발라드곡인 Dan HartmanI Can Dream About You, 그리고 영화의 라스트씬에서의 극 중 여주인공인 다이안 레인(Diane Lane)이 마이클 파레와의 이별의 아픔과 애절함을 무대 위에서 절묘하게 표현한(물론 립싱크였지만) Fire Inc.의 또 다른 삽입곡 Tonight Is What It Means to be young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이지요.


▲ 스트리트 오브 파이어(Streets of Fire) OST 앨범


OST 또한 온라인 음원시장 및 수입 앨범 코너를 통해 쉽게 구할 수 있으니 이 영화 이후 《파리 텍사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등의 영화음악으로 지금은 너무나 커다란 존재로 각인된 라이 쿠더의 초기 음악을 접하는 것도 영화음악마니아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듯합니다. 이 영화의 또 다른 보너스라면, 1980년대 피비 케이츠와 소피 마르소, 그리고 브룩 실즈와 함께 책 받침, 브로마이드의 단골 모델로 수많은 한국 남학생들(필자 포함)의 애간장을 태웠던 2000년대 초반 영화 《언페이스풀》에서 바람난 유부녀로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다이앤 레인의 그럴듯한 립싱크 장면과 초기의 앳된 모습을, 그리고 이 영화 이후 3년 뒤 그 유명한 전쟁영화의 걸작 《플래툰》에서 그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극 중 갱단의 우두머리로 등장하는 윌리엄 대포의 초기 모습 또한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추억의 배우들과 쿨한 액션, 그리고 로큰롤의 기묘한 결합’이라 흔치 않은 요소를 다 갖춘 영화를 원하는 이가 있다면 바로 이 영화 《스트리트 오브 파이어》가 그 해답이 될 터. 권태로운 일상을 벗어나 잠시나마 추억의 ‘로큰롤 우화’ 속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이들은 절대 주저하지 말길 바랍니다.


동영상 : Diane Lane - Nowhere Fast (4:15)

영상출처 : https://youtu.be/dNHZe9s75e4


동영상 : Streets of Fire - I Can Dream About You (4:03)

영상출처 : https://youtu.be/BrGf_iyoWgs


동영상 : Fire Inc. - Tonight Is What It Means To Be Young 1984 (5:57)

영상출처 : https://youtu.be/6eln48BCELk


동영상 : Ry Cooder - Bomber Bash (4:03)

영상출처 : https://youtu.be/errwLEOyWGQ



Streets Of Fire

아티스트
V.A
타이틀곡
Nowhere Fast - Fire Inc.
발매
1999.01.22
앨범듣기



스트리트 오브 파이어 (1984)

Streets Of Fire 
8.8
감독
월터 힐
출연
다이안 레인, 마이클 페어, 윌렘 데포, 리차드 로손, 에이미 매디건
정보
액션 | 미국 | 93 분 | 1984-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