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제인 에어의 서사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확장해 나갑니다. 귀족 사회에서 가난한 고아로 자란 그녀는 외삼촌 집에서 지냅니다. 하지만 외삼촌이 죽은 후 그녀는 친척 집에서 나와 기숙학교로 들어가게 되지요. 이후 영화는 그녀가 손필드 저택의 가정교사가 되면서 집주인 로체스터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어요.
줄거리만 놓고 보자면 단순한데요, 영화 <제인 에어>(2011)는 제인 에어라는 인물과 손필드 저택의 주인 로체스터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그려냈습니다. 그리고 인물을 표현해주는 대사에 힘을 주어 여타 다른 영화하고 다른 지점을 보여주었습니다.
제인 에어는 봉건적이고 보수적인 19세기에 태어났지만 주체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나가려는 인물로 그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로체스터는 정략결혼을 한 아내가 정신병력을 가진 것을 안 이후로 인생의 쓴맛을 맛보았습니다. 이런 상황을 버티고자 쾌락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지요.
그들은 서로가 원하는 걸 충족시켜주기에 단숨에 연인이 됩니다. 로체스터는 제인 에어를 한 인간으로 동등하게 대우해주었고, 제인 에어는 로체스터가 지난날 동안 잊고 지냈던 순수를 불러왔어요.
다음 장면은 그들이 서로의 마음을 읽어내는 장면입니다.
로체스터:
I envy you.
부럽군.
제인 에어 :
How?
뭐가요?
로체스터:
Your openness, your unpolluted mind.
솔직하고 때 묻지 않은 마음이.
When I was your age, fate dealt me a blow.
내가 그 나이 땐 운명에 한 방 맞았지.
And since happiness is denied me, I’ve a right to get pleasure in its stead.
행복이 날 거부해서 대신 쾌락을 찾아다녔소.
And I will get it, cost what it may.
어떤 값을 치러도 난 그걸 누려요.
제인 에어:
Then, you’ll degenerate still more.
그럼 점점 타락하시겠지요.
로체스터:
But, Miss Eyre, if the pleasure I was seeking was sweet and fresh; if it was an inspiration;
if it wore the robes of an angel of light... what then?
하지만 에어 양. 내가 찾는 쾌락이 달콤하고 신선하며 감명을 주고 빛나는 천사의 옷을 입고 있다면 그럼 어떻소?
제인 에어:
To speak truth, I don't understand you at all.
솔직히 전혀 이해가 안 됩니다.
로체스터:
I can see in you the glance of a curious sort of bird through the close -set bars of a cage: a vivid, restless captive.
새장에 갇힌 채 창살 틈으로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날갯짓하는 새 같구려.
Were it but free, it would soar, cloud high.
풀어만 준다면 단숨에 하늘 위로 날아오를 수 있겠지.
사람의 마음이란 신기하지요. 그렇게 좋아하는 마음을 꽁꽁 싸매 놓았는데 로체스터의 약혼녀가 나타나자 제인 에어(미아 와시코브스카)는 온갖 생각이 들었습니다. 돈도 많고 외모도 뛰어난 약혼녀에 비해 자신은 보잘것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자신을 동등하게 대해주는 유일한 사람인 로체스터(마이클 패스벤더)와의 미래를 꿈꿔봤지만 자신은 신분 차이로 결코 그의 아내가 될 수 없을 거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지요. 그녀는 마음을 다치기 전에 어서 도망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다음은 그들이 서로에 대한 마음을 내놓고 이야기하는 장면입니다.
로체스터 :
I have a strange feeling with regard to you, as if I had a string somewhere under my left ribs,
tightly knotted to a similar string in you.
당신한테 묘한 느낌이 드오. 내 왼쪽 갈비뼈 아래의 끈이 당신 가슴 속 끈과 매어져 있어서.
And if you were to leave I’m afraid that cord of communion would snap.
당신이 떠나면 그 끈이 끊어질 거요.
And then I’ve a notion that I’d take to bleeding inwardly.
그리고 나서 나는 가슴속으로 피를 쏟을 것 같아.
As for you, You’d forget me.
당신은 날 잊겠지만.
제인 에어:
How?
어떻게요? #6DA89D
I've lived a full life here.
살아 있다고 느낄 수 있는 곳은 여기뿐인걸요.
I have not been trampled on. I have not been petrified. I have not been excluded
from every glimpse of what is bright.
짓밟히지도 마음의 빗장을 채우지도 밝게 빛나는 것들로부터 외면당하지도 않고요.
I have known you, Mr Rochester.
로체스터를 알게 되었고요.
And it strikes me with anguish to be torn from you.
그런데 이제 헤어져야 해서 마음이 아플 뿐이에요.
It strikes me with anguish to be torn from you.
이 문장은 사랑하지만 로체스터와 신분 차이 때문에 헤어지게 될 것 같아 슬픈 제인 에어의 마음을 to 부정사를 써서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제인 에어가 고통스러운 이유를 to 부정사(to be torn from you) 를 통해 정확히 표현하고 있지요.
제인 에어와 로체스터의 다른 점은 로체스터는 솔직하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둘이 결혼식을 올리던 날 제인 에어는 로체스터에게 아픈 아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가 아내가 있다는 점보다 그가 그녀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점이 뼈아프게 다가왔어요. 그가 자신의 아내를 정신병원에 보낼 수도 있었는데 그곳에서는 그녀가 인간답게 살아가기 힘들기에 어렵더라도 자신의 집 안에서 살게 한다는 그의 이야기도 변명으로 들렸습니다.
제인 에어는 그를 떠나고 난 후, 삼촌으로부터 많은 유산을 물려받았지만 행복하지 않았어요. 그녀는 늘 혼자였고 외로웠지요. 그래서 한때 그녀의 목숨을 구해준 사람들에게 유산을 나누어 주고 그들과 가족이 되고자 합니다. 하지만 세인트 존은 그녀에게 동생이 아니라 아내가 되어달라고 합니다. 이때 그녀는 자신이 지향하는 사랑의 형태가 어떤 건지 분명하게 알게 됩니다.
그녀가 어떤 대화를 통해 그녀가 원하는 사랑이 무엇인지 알아냈는지 한 번 이야기해볼게요.
제인:
I’ll go with you to India.
인도에 같이 갈게요.
I’ll go, if I may go free.
하지만 자유롭게 가요.
세인트 존:
Free?
자유롭게?
How can I take out to India a girl of nineteen, unless she is my wife?
아내도 아닌 여자와 어찌 인도까지 함께 가겠니?
제인:
I love you as a brother. As a husband, no. My heart is mute.
오빠로 사랑하지 남편으로서는 아니에요. 마음이 움직이질 않아요.
세인트 존:
Then I must speak for it.
그거라면 분명히 말해줄 수 있다.
You have said you will come, we shall marry, and undoubtedly enough of love would follow.
함께 가겠다고 했지. 결혼만 하면 결혼생활을 유지할 만큼 사랑을 하게 돼.
제인:
Enough of love?
유지할 만큼요?
세인트 존:
Yes, quite enough.
그래, 충분히
제인:
Of love?
사랑에 대해서요?
세인트 존:
Yes. In all its forms.
그럼. 모든 형태의 사랑을.
제인:
Forgive me, but the very name of love is an apple of discord between us.
우린 사랑이란 것 자체에 의견이 다른 것 같네요.
필요한 만큼의 사랑을 하면 되다니요. 모든 일에 주체적인 제인 에어로서는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녀에게 사랑이란 영혼이 통하는 운명 같은 것이었어요. 이미 로체스터와 그런 사랑을 했던 그녀는 로테스터만이 그녀의 외로움을 채워줄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그녀가 그에게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제인 에어와 로체스터가 어떻게 서로에게 끌리게 되는지 그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낼 뿐 아니라 사랑에 대한 가치관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잘 드러내는 영화였습니다. 특히 한 인간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고자 노력하던 제인 에어의 성장 과정을 통해 이러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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