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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iconductor/스마트 Tip

[유쾌한 과학 이야기] 꿈의 신소재 그래핀, 엉뚱함을 기반으로 탄생하다

꿈의 신소재 ‘그래핀
엉뚱함을 기반으로 탄생하다

Courtesy photo by Flickr/Nano initiative Bayern GmbH  (사진출처 : https://www.usda.gov)

전선에 많이 사용되는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반도체에 주로 쓰이는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전자 이동성이 빠르며,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고, 최고의 열 전도성을 자랑하는 다이아몬드보다 2배 이상 열 전도성이 높은 이 어마어마한 소재는 미래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그래핀(graphene)’입니다. 그래핀은 빛을 대부분 통과시키기 때문에 투명하고 신축성도 뛰어난 장점을 가져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래핀의 높은 전기적 특성을 활용해 초고속 반도체에 이용되거나, 투명 전극을 활용해 휘는 디스플레이 또는 디스플레이만으로 작동하는 컴퓨터 등을 만들고, 높은 전도도를 이용해 고효율 태양전지 등을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 주목받는 구부릴 수 있는 디스플레이, 손목에 차는 컴퓨터나 전자 종이도 그래핀으로 가능합니다. 얼마 전에는 세탁 후에도 섬유의 고유 기능이 유지되는 그래핀 마스크가 만들어지기도 했지요.

 

사진출처 :  https://www.tribuneindia.com

좀 더 색다른 분야에 이 그래핀을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도 나왔습니다. 그래핀으로 만든 얇은 필름이 모기 물림을 방지하는데 큰 효과가 있다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연구인데요, 여타의 모기 퇴치제가 환경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는데 반해, 그래핀 필름을 활용하면 모기가 탐지 능력을 잃고, 모기의 침이 그래핀을 뚫지 못해 모기로부터 안전하면서도 환경에도 무해하여 친환경적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사진출처 :  https://cosmosmagazine.com

그런데 이 특별한 소재 그래핀은 그리 특별하지 않은 과정을 통해 탄생했는데요, 2004년 영국의 안드레 가임(Andre Geim)과 노보셀로프(Konstantin Novoselov) 연구팀은 스카치테이프와 흑연으로 세상에서 가장 얇은 물질 만들기 놀이를 했고, 이 과정 중 그래핀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이 특별한 소재는 우리에게서 그리 멀리 있지 않지요. 연필심에 사용되는 흑연의 한 층이 바로 그래핀이기 때문입니다.

 

ames King-Holmes/SPL  (사진출처 :  https://www.nature.com)

그래핀 개발자인 안드레 가임의 이력 역시 평범하지 않습니다. 러시아 출신이며, 네덜란드 국적의 물리학자인 안드레 가임은 러시아 남부 휴양지인 소치에서 엔지니어인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1982년 러시아 최고의 공과대학인 MIPT에서 석사학위를 얻고, 1987년 러시아과학원 고체물리학연구소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마이크로 전자공학 기술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며 연구 활동을 해왔습니다.

 

그런 그가 2000년 엉뚱하고도 흥미로운 연구로 하버드 대학교 과학 유머 잡지가 주는 패러디 노벨상, ‘이그노벨상’을 받았는데요. 그 연구는 다름 아닌 ‘개구리 공중부양하기’입니다. 맨체스터 대학교수 시절 안드레 가임은 마이클 테리 교수와 함께 자기부상으로 개구리를 공중부양 시키는 실험을 하였는데요, 세상의 모든 물질과 생명체는 미세하나마 자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강력한 자석의 힘이 개구리를 위로 띄워 올린 것입니다.

 

영상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A1vyB-O5i6E 

 

사진출처 :  https://www.ru.nl

인간의 몸도 개구리처럼 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자기장 속에서 뜰 수 있다는 마이클 테리와 안드레 가임의 수상 소감은 세간에 화제가 되기도 하였는데요, 안드레 가임은 2000년 이그노벨상을 수상한 후 10년 후인 2010년 기적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을 개발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음으로써 노벨상과 이그노벨상을 모두 석권(?)한 유일무이한 과학자가 되었습니다. 안드레 가임의 사례를 보면 과학 연구가 그리 따분해 보이지만은 않지요? 평소 과학을 ‘엄근진’으로 대하기보다 흥미로운 하나의 놀이로서 즐긴다면 이러한 뜻밖의 성과도 얻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