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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외국 특파원

[일본 특파원] 일본의 세쯔분(節分) 이벤트

일본에 와서 가장 한국과는 다르다고 느꼈던 것이 휴일입니다. 일본은 24절기의 춘분과 추분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지요. 이 두 날은 일본인들에게계절 변화를 앞두고 자연을 기리며 생명을 소중히 하는 날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24절기 중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 입하, 입추, 입동 중에서 이벤트가 제일 많은 세쯔분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_^)

 

▲ 콩 뿌리기가 나온 옛 그림

입춘 전날인 세쯔분(節分)은 매년 입춘 전날을 의미하며, 볶은 콩을 뿌려 잡귀를 쫓은 후 나이 숫자만큼 콩을 먹는 풍습이 있습니다. 중국에서 시작한 것으로, 아스카(飛鳥) 시대 문무 천황(文武, 683~707) 때 전해졌다고 하는데요, 배 이외에는 교통수단도 없었고 정보통신 수단도 없었던 시대라 한반도를 통해 전해지지 않았을까 짐작합니다.

필자 어린 시절에도 어머니께서 2월이면 메주콩을 볶았고, 식구들이 그것을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일본에서처럼 오니와 소토(잡귀는 밖에)!”, “후쿠와 우찌(복은 안에)!”라고 말을 하면서 콩을 뿌린 후 나이 숫자만큼 콩을 주워서 먹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일본 사람들은 그렇게 말을 하면서 콩을 뿌린 후 잡귀를 쫓아낸 콩을 먹어버림으로써 완벽하게 잡는다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 마케마키의 메주콩

이는 세쯔분, 즉 계절이 변하는 날에 잡귀가 생긴다고 생각해 그 잡귀를 쫓아내는 의식인 세쯔분이 생겼습니다. 특히 콩 중에 메주콩을 사용한 것은 메주콩에 잡귀를 쫓는 힘이 있다고 믿었기에 세쯔분에 메주콩을 뿌려 잡귀를 쫓았다고 하네요. 또한, 메주콩은 반드시 볶아서 사용했는데, 이는 뿌린 콩에서 싹이 나면 재수가 좋지 않다던가, 재난이 닥친다는 속설이 있어 볶아서 사용했다고 합니다.

 

▲ 신사에서의 마메마키 행사

한편, 마메마키(콩 뿌리기)에서 사용하는 볶은 메주콩은 복을 가져다준다는 설이 있어서 자기 나이대로 콩을 먹으면 복이 내 몸에 들어와 한 해 동안 건강하게 지낼 수 있게 한다고도 합니다. 그래서 매년 입춘이 다가오면 앙증맞게 볶은 메주콩을 슈퍼마켓 등 여기저기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 세쯔분에는 에호마키()를 먹는 풍습이 있습니다. 에호마키()는 그 해의 길한 방향을 보며 김밥을 썰어서 먹는 게 아니라, 줄김밥처럼 통째로 들고 먹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이는 현대에 확산한 풍속으로, 다이쇼 시대까지만 해도 오사카 일부 지역에서 신코마키(新香)를 먹던 것이 2차 세계대전 전후 지역 특산물 영업을 위해 간사이 지역에 보급되었다고 합니다.

에호마키가 시작된 것은 헤이세이 시대이며, 특히 전국적으로 퍼진 건 21세기 근래에 와서라고 하네요. 다만 칸사이에서만 이어지던 풍습이 전국 단위로 퍼진 것과, 에호마키라는 이름이 붙게 된 건 헤이세이 시대 이후에야 세븐일레븐의 마케팅을 통해서입니다.

 

▲ 마메마키콩과 에호마키

칸사이 마끼의 기원은 세쯔분에 복을 칠복신에게 기원하며 일곱 가지 재료를 넣어 먹는 행운마키즈시(幸運ずし)에서 유래했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후토마키에는 일곱 종류의 속 재료를 사용한다고 하는데요, 일곱이라는 숫자는 장사가 번창하거나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칠복신(七福神)에서 유래한 것으로, 복을 끌어들인다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물론 다른 해석도 있는데요, 후토마키를 도망친 도깨비가 잊고 간 금봉(金峰)’으로 보아 도깨비의 금봉(金峰)으로 보는 설도 있습니다. 재미있지요?

 

▲ 후토마끼스시

현재 애호마끼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올해를 제외하고는 40년 정도 계속되고 있었고요, 그 해의 길한 방향을 향해 소원을 떠올리며 김밥을 썰지 않고 둥글게 말며 말을 하지 않고 끝까지 다 먹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눈을 감고 먹는다’, 혹은 웃으면서 먹는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 것을 보면, 다양한 파생에서 나온 것 같고요. 최근에도 해물말이, 캐릭터 어린이 김초밥, 와시오 김초밥 등 값비싼 애호마키도 많이 나와 시장이 끝없이 커지는 것을 보면 일본 상술은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필자도 슈퍼에서 오랜만에 장을 보면서, 옛날 어릴 적 메주콩을 볶아서 손에 쥐여주시던 어머니 손의 온정과 어린 시절의 그리움이 밀려와 볶은 메주콩을 사 왔답니다. 오늘은 메주콩을 입에 한 알 한 알 씹으면서 고소함과 옛 향수에 듬뿍 취하고 싶네요.

 

앰코인스토리 가족 여러분! 이번 호는 여기에서 마무리하고요, 다음에는 싱싱한 봄소식으로 다시 오겠습니다. 항상 건강에 유의하시고요! (^_^) 언제나 파이팅!

 

※사진출처 : https://ja.wikipedi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