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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문화로 배우다

[추천책읽기 : 책VS책] 트렌드! 미래를 예측하는 힘, 트렌드를 이끄는 힘

by 에디터's 2020. 11. 30.

미래를 예측하는 힘
트렌드를 이끄는 힘

매년 10월이면 기다려지는 책이 있어요. 김난도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 소비 트렌드 분석센터에서 1년 내내 연구한 트렌드의 방향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한 권의 책으로 묶어내는 「트렌드 코리아」입니다.

 

 

「트렌드 코리아」는 다음 해의 트렌드 키워드 10개를 콕 집어서 발표합니다. 올해는 특히나 팬데믹으로 모두가 코로나바이러스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지요. 이런 상황에서 「트렌드 코리아」는 내년의 전망을 어떻게 내놓을지, 어떤 돌파구를 찾았을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트렌드 코리아가 예측했던 미래의 전망들은 거의 대부분 맞아떨어졌거든요. 

「트렌드 코리아 2021」은 코로나바이러스가 트렌드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 지금까지 변화한 방향을 요목조목 짚어주고, 내년에 주목해야 할 트렌드를 알려줍니다. 가장 흥미로운 사실은 완전히 방향을 틀거나 새롭게 등장하는 트렌드가 별로 없었다는 겁니다. 책에서는 이런 상황을 한 문장으로 정리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바뀌는 것은 트렌드의 방향이 아니라 속도다.”

 

의미심장합니다. 만약 트렌드의 방향이 변하지 않으면서 속도만 빠르게 변화한다면 트렌드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지지요. 계획을 수립하는 동안에도 시장 상황은 변화하니까요. 그러니 이제는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기보다 일단 시도하고, 배우고, 개선하고, 다시 시도해야 해요. 

트렌드와 발맞추겠다고 생각하면 이미 늦을지도 모릅니다. 마치 서핑을 할 때 파도를 잡아타듯 트렌드의 흐름을 미리 읽고, 트렌드의 흐름에 냉큼 올라타야 해요. 왜냐하면 앞으로는 트렌드를 읽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K자의 곡선을 그릴 것이라 예상하기 때문이에요. 위기의 시대에 손을 놓고 있던 사람은 하향 곡선을 타고, 위기를 기회로 탈바꿈한 사람은 상향 곡선을 타면서 매우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겁니다. 심지어 코로나가 양극화를 가속하고 있어요.

주위를 둘러보세요. 어떤 사람들은 먹고 살기 어려워서 어쩔 줄을 모르는데 다른 사람들은 주식이 올랐다고 환호성을 지르는 세상이잖아요. 우리는 분명 양극화의 시대에 살고 있고, 내년에는 이러한 변화가 더욱 두드러지고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1」에서는 트렌드를 면밀히 분석하고 충실하게 대응하면서 스스로 변화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니 내년의 트렌드 예측을 읽으면서 나의 업무와 일상에 하나씩 적용해 보는 시간을 가져볼게요.

트렌드란 무엇인가

트렌드는 다수의 소비자가 따르는 흐름입니다. 소비가치는 시간을 두고 변화하는데요, 일정 범위의 소비자들이 일정 기간 동조하는 소비가치를 트렌드라고 하지요. 넓은 의미에서 트렌드는 ‘마이크로트렌드’, ‘패드(fad)’, ‘트렌드’, ‘메가트렌드’, 그리고 그보다 더 큰 ‘문화’로 구분할 수 있어요. 

짧은 시간에 소수의 소비자가 동조하는 작은 변화를 ‘마이크로트렌드’라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일상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를 관찰하고 감지할 수 있어요. 마이크로트렌드보다 조금 더 지속 시간이 길 경우 ‘패드(fad)’라고 부릅니다. 보통 1년 이내로 사그라드는 변화를 말해요.

 

 

우리가 흔히 ‘유행’이라고 부르는 인기는 트렌드보다 패드에 가깝습니다. 유행을 넘어서 상당수 소비자가 동조하고 1년에서 5년 정도로 인기가 지속될 때 보통 ‘트렌드’라고 부릅니다. 사회의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끌어내며 10년 이상 경향이 지속될 때 ‘메가트렌드’라고 하고요. 메가트렌드는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가 만들어낸 용어지요. 어떤 현상이 단순한 트렌드에서 그치지 않고 거대한 사회, 경제, 문화적인 변화를 끌어낼 때 메가트렌드라는 이름을 붙이곤 합니다. 만약 30년 이상 메가트렌드가 지속되면 우리는 그것을 ‘문화’라고 부릅니다. 문화는 트렌드의 영역을 넘어서게 되지요. 

 

「트렌드 코리아」 몇 권 사보셨어요?

「트렌드 코리아」는 매년 센세이셔널한 부제, 상징적인 표지 색깔을 내세우며 15년 동안 나름의 전통을 구축해왔어요. 부제를 정할 때 그해의 띠 동물이 포함되는 10글자의 영문 단어를 선정하고, 각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키워드 10개를 제시하지요.

2018년 개띠 해에는 ‘WAG THE DOGS’이라는 부제를 선정해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황금 개의 해를 표현했고, 2019년 황금돼지의 해에는 돼지꿈을 뜻하는 ‘PIGGY DREAM’이라는 부제로 침체된 경제에 희망을 기원했어요. 2020년 꾀가 많고 영리한 쥐의 해에는 ‘MIGHTY MICE’를 내세워서 작은 영웅들에게 주목했습니다. 

2021년은 소띠 해입니다. 소는 친근하고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동물이자 ‘백신’이라는 말의 어원이기도 합니다. 날뛰는 소를 길들이는 카우보이처럼 코로나바이러스를 잡으라는 의미로 ‘COWBOY HERO’라는 부제를 달았어요.

 

 

트렌드 코리아는 또한 그 해를 상징하는 색깔을 골라 표지에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2018에는 약동의 색깔인 오렌지색을 써서 긍정과 활력을 불어넣고자 했고, 2019년에는 아기 돼지를 연상시키는 피치 핑크를 써서 뉴트로 느낌을 살렸습니다. 2020년에는 그레이 톤에 실버를 입혀 스마트하고 안도감을 주면서도 녹색의 포인트 컬러를 사용해 한국 경제에 새로운 싹이 트기를 기원했어요. 2021년의 표지 색깔은 은근합니다. 팬데믹으로 인한 절망 대신 희망이 가득하기를 기원하며 희망 가득한 새벽의 빛을 그러데이션으로 표현했습니다.

‘카우보이 히어로’를 꿈꾸는 2021년

책에서 제시한 내년의 10대 트렌드 키워드를 살펴봅니다. 첫 키워드 ‘브이노믹스(V-nomics)’는 바이러스가 바꿔놓은, 그리고 바꾸게 될 경제를 뜻합니다. 책 속에 업종별 경기 회복의 양상이 어떻게 하면 달라질지 정리되어 있습니다. 같은 업종이라도 접근 방법에 따라 미묘하게 회복 양상이 달라집니다. 내가 속한 업종은 어떤 식으로 변화해야 회복을 도모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봅니다. 

‘레이어드 홈’이라는 키워드는 ‘집과 동네’라는 공간이 어떻게 경제활동의 중심이 되고 소비산업을 확장시키는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자본주의 키즈’는 젊은이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고 돈과 소비에 대한 편견이 없는 새로운 소비자들을 말합니다. 자본주의적 어법을 어떻게 구사해야 자본주의 키즈를 사로잡을지 고민이 됩니다. ‘거침없이 피보팅’에서는 어떤 자원을 중심축으로 놓고 사업 전환을 꾀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지 알아봅니다. 

 

‘롤코라이프’는 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말하는데요, 자극적이고 새로운 콘텐츠를 찾는 시장의 변화를 빨리 캐치하라고 조언합니다. ‘오하운’은 ‘오늘 하루 운동’이라는 뜻이에요. 일상적인 운동이 확대된 요즘 소비자의 여가를 지원하는 브랜드를 주목합니다. ‘N차 신상’이라는 키워드도 재미있습니다. 리셀, 마케팅 놀이, 댓글 놀이, 중고마켓, 플랫폼의 진화가 어우러져서 만들어내는 감성 시장을 눈여겨보게 합니다. 

‘CX 유니버스’는 특정 브랜드의 세계관을 공유할 때 고객의 신뢰와 몰입, 충성을 거쳐 다음 구매까지 이어진다고 말합니다. ‘레이블링 게임’은 소비자와 쌍방향으로 소통하며 자발적인 정체성의 동일시를 이룰 때 브랜드가 트렌드를 이끌 수 있다고 꼬집습니다. ‘휴먼터치’는 말 그대로 인간의 손길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전염병이 돌고, 기술이 빛의 속도로 발전하고, 트렌드가 숨 가쁘게 바뀌는 요즈음에도 답은 ‘진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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