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코로나 사태 이전에 다녀온 여행기입니다. (^_^)
2013년 6월, 연휴를 끼고 4박 5일 정도 일정으로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일본 도쿄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다. 도쿄 여행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만든 지브리 스튜디오가 도쿄 근처에 있기 때문이었다.
<이웃집 토토로>, <마녀 배달부 키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원령공주>, <천공의 성 라퓨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붉은 돼지>,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모든 작품들 하나하나가 주옥같은 명작 애니메이션이고 특히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던 만화영화들이었다. 그런데 그 영화들을 주제로 만든 작은 테마파크, 지브리 스튜디오가 있고, 꿈과 희망의 나라 디즈니씨,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하코네 등도 도쿄 근교에 있으니 짧은 기간의 가족여행으로 도쿄보다 더 매력적인 곳은 없을 것 같았다.
여행기간 : 2013년 6월 5일~6월 9일 (4박 5일)
1일 차 : 김포공항 - 하네다 공항 - 신주쿠 (호텔 체크인)
2일 차 : 신주쿠 - 기치 조치 - 지브리 박물관 - 신주쿠 - 도쿄도청
3일 차 : 디즈니씨
4일 차 : 하코네
5일 차 : 메이지 - 하네다 공항 - 김포공항
준비물
캐리어 : 여분 옷, 모자, 속옷, 충전기, 배터리, 돼지코 어댑터, 세면도구, 필기도구, 비상약, 음식(김치, 컵라면, 생수)
보스턴백 : 가이드북(항공권 E티켓, 호텔 바우처), 지도, 핸드 맵, 엔화, 휴대용 티슈
크로스백 : 여권지갑(정해진 엔화, 원화, 신분증), 핸드폰, 볼펜, 카드(멤버십 적립 교통), 수첩, 여권사진
숙소 : 신주쿠 Century Southern Tower 호텔
6월 5일 오후 비행기를 타고 도쿄 하네다 공항으로 향했다. 비행기는 최대한 저렴하게. ANA항공이다.
숙소는 교통의 요지, 신주쿠에 있는 깔끔한 신축 호텔로 예약했다.
하네다 공항에 내려 셔틀버스를 타고 어렵지 않게 호텔에 도착했다. 담당 직원에게 5일 동안 있을 거라 전망이 좋은 층으로 부탁했는데 30층 방을 배정해준다. 도쿄 호텔이 좁다고 해 걱정했는데, 방도 생각보다 넓고 상당히 깔끔했으며 전망도 좋아서 아내와 아이들이 정말 좋아한다. 아빠의 어깨가 으쓱해지는 순간이다.
아이들과 아내가 짐 정리를 하는 동안, 호텔 근처 편의점에서 김밥, 유부초밥, 컵라면 등을 사 와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세계를 찾아 떠난다. 자, 출발~!
호텔을 나와 주변을 걷다 보니 조금 낯선 풍경, 신사가 나타난다. 일본인 대부분은 자연물에도 영혼이 있다고 믿고 있고, 이를 숭배하기 위한 신사가 7만여 개나 있다고 한다. 800만이 넘는 신이 있다고 하니 일본을 신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향을 피우고 제를 지내는 작은 신사들이 도시 한가운데에 있는 것이 참 독특하게 느껴졌다.
이제 지하철을 타고 지브리 스튜디오가 있는 미카타역으로 향한다. 역으로 가는 길에 들른 백화점에서 둘째녀석의 눈길을 사로잡은 그 무엇인가가 있었으니, 두둥! 건담이다.
아빠는 사준다는 얘기를 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카트에 담기 바쁘다. 그런데 가격이 후덜덜하다. 다음에 사자고 해놓고 일단 위기를 모면해본다. 자, 미카타역으로 다시 출발~!
거의 점심시간에 되어 미카타역에 도착했다. 지브리 스튜디오를 예약한 시간에는 아직 여유가 있어 주변을 둘러보다가 깔끔하게 보이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생각보다 깔끔하고 가격도 저렴하여 만족감이 컸던 곳이다. 규동을 게걸스럽게 먹는 둘째녀석. 이제 제법 사내아이 모습이 묻어난다.
미카타역에서 지브리 스튜디오까지 1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셔틀버스가 운행 중이다. 토토로에 나왔던 캐릭터들이 그려진 노랑이 버스인데 고양이 버스가 그리워 아이들과 함께 타본다. 돌아올 때는 걸어서 오기로 하고 말이다.
두둥~! 드디어 도착한 지브리 스튜디오. 저 멀리 옥상에 <천공의 성 라퓨타>에 나왔던 로봇이 우뚝 서 있다. 참고로 지브리 스튜디오는 일본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아 예약이 쉽지 않은 곳이다. 현장에 매표소가 없고 매월 10일 10시부터 다음 달 1개월 기간에 대해 선착순으로 예약을 할 수 있다. 일본여행 날짜가 정해지면 서둘러 지브리 스튜디오 예약을 해야, 원하는 날과 시간에 관람 가능하니 꼭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뮤지엄 입구 화분 안에 <센과 치히로 행방불명>에서 나왔던 유바바 목욕탕 미니어처가 숨겨져 있다. 치히로, 유바바, 하쿠, 가오나시 등 캐릭터들이 머릿속에서 선명하게 살아난다.
지브리 스튜디오 내부에서는 사진을 못 찍게 되어서 눈으로 간직할 수밖에 없어 아쉬웠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전시 공간은 마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방처럼 꾸며진 곳이다. 벽에는 만화 주인공이 움직이는 흑백 스케치를 한 장 한 장 시간순으로 붙여놓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쓱 훑어보면 마치 움직임을 볼 수 있도록 해놓은 곳이었다. 미야지키 하야오 감독 작품의 팬이라면 영화에서 보았던 인상 깊은 장면이 스케치되어 벽에 붙어있는 것을 보면 숨이 멎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 연필로 그려진 스케치 장면이지만 하나하나 살아 있는 듯 느껴지기 때문이다.
밖으로 나와 참고 있었던 사진을 찍어본다.
천공의 성 라퓨타에 나왔던 로봇이 있는 옥상으로 올라가려면 나선형 계단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돌아 돌아 올라가면 길게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좀 기다려야 사진 찍을 차례가 오는 인기 스팟이다.
짜잔! 올라온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 인사를 할 것만 같이 서 있는 로봇 앞에서 사진을 남겨본다.
천공의 성을 만들었던 비행석도 두둥!
건물 내부는 미로처럼 만들어 놓았고 건물 바깥에는 영화의 추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소품들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다. 아이들을 위해서 계획했던 곳이지만 막상 도착해서 보니 아빠가 더 좋아했던 그런 곳이 지브리 스튜디오다. 지브리 스튜디오 관람을 마치고 다시 역으로 향해 걸어간다. 고양이 버스 정류장 표시도 정겹다.
이제 관광을 마쳤으니 맛집 투어다. 도쿄에 오면 먹어봐야 할 음식 중에 하나가 바로 라면이다. 유명한 집이 여럿 있었지만 필자가 선택한 곳은 멘야무사시 신주쿠 본점이다. 도쿄 라면 1등 집이라는 타이틀에 끌려 선택한 곳인데 좀 이른 시간에 도착해서인지 손님이 별로 없어 한적했다.
드디어 라면이 나왔는데, 음, 간장 맛이 너무 강하고 짰다. 고기가 두툼하고 큼직했던 것 외에는…. 한번 방문으로만 만족했던 집이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다시 백화점에 들렀다. 아무래도 돌아갈 때 선물을 살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시간이 있을 때 미리 골라보자는 생각에서였다. 일본은 와인이 한국보다 저렴하다고 했는데 5대 샤또는 생각보다 많이 비쌌다. 하지만 데일리급 와인들은 한국보다 많이 저렴했다. 그 당시 한국에서 5만 원에 팔리던 코노수르 20 배럴이 완전 득템 가격에 나와 있다. 아, 샴페인도 이렇게 저렴할 줄이야.
백화점에서 나왔을 때 아빠의 손에는 와인이 있었고, 둘째의 손에는 건담이 들려 있었다.
내일은 디즈니 씨(Sea)로 간다!
이 글은 코로나 사태 이전에 다녀온 여행기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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