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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문화로 배우다

[추천책읽기 : 책VS책] 미니멀리즘 & 미니멀리스트

소중한 가치에 더 집중하도록
미니멀리즘 & 미니멀리스트

몇 년 전부터 ‘정리’, ‘비움’, ‘버리기’ 같은 키워드를 내세운 ‘미니멀리즘’이 대세입니다. 미니멀 라이프를 내세운 책들이 많이 늘어난 건 물론이요, 넷플릭스에서는 일본의 정리 수납 전문가인 곤도 마리에가 출연한 리얼리티쇼가 인기를 끕니다. 포털 사이트에서는 깔끔하게 정리된 인테리어를 내세운 ‘온라인 집들이’ 사진이 높은 클릭률을 자랑하고, 수많은 미니멀리스트가 자신이 추구하는 미니멀 라이프를 온라인에 공유합니다. ‘인스타그래머블’하다는 사진들은 대부분 꽉 찬 사진이 아니라 공간이 여유로운 사진이 많아요.

 


미니멀리스트들은 현대인들의 불행이 너무 많은 물건을 소유하고, 계속해서 많은 것들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솔깃한 지적입니다. 우리는 더 많은 연봉, 더 큰 집, 더 높은 지위, 더 멋진 차, 더 효율적인 가전제품, 더 값비싼 액세서리를 바라지만 늘 부족함을 느끼니까요. 미니멀리스트들은 물건을 적게 소유할수록 행복해질 수 있고 더 의미 있는 인생을 살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다고 물건을 몇 개 이상 줄여야 미니멀리스트인가 하는 구분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미니멀 라이프는 물건의 개수를 줄여나가는 기술이 아니라 꼭 필요한 것을 선별함으로써 인생에서 더욱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서점에는 곤도 마리에의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이라던가 사사키 후미오의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같은 책들이 여전히 스테디셀러로 남아있고요, 즐거운 상상에서 나온 미니멀 라이프 시리즈들이 워크북 형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실천적인 지침을 담은 두 권의 책을 골라보았습니다. 한 권은 맥시멀리스트의 세상에서 미니멀리스트로 살아남는 법을 고민한 「어느 미니멀리스트의 고민」이고요, 한 권은 이메일과 SNS,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유혹하는 세상에서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방법을 제시하는 「디지털 미니멀리즘」이라는 책입니다.

 

 

맥시멀리스트 세상에서 미니멀리스트로 살아남는 법
「어느 미니멀리스트의 고민」

이용준 지음, 이루

이용준 작가는 남들처럼 소비와 소유로 자신을 증명하던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인디 밴드에서 활동하던 시절에 사 모은 일렉 기타를 버리지 못했고, CD와 프라모델, 피규어를 수집했었지요. 인테리어에도 관심이 많아 공병을 모으기도 하고, 레트로 선풍기, 타자기 같은 소품들로 벽 한쪽을 채웠습니다. 그러다가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한 후 옷을 버리고, 책상을 비우고, 고장 난 TV를 버린 후 다시 사지 않았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그는 옷이 아니라 몸과 건강에 집중하고, 업무의 효율을 높이고, 아이들에게 더욱 집중하는 삶을 살게 되었지요.

 

혼자 사는 사람들은 그나마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기가 쉽겠지만 가족들과 함께 사는 사람들은 아무리 미니멀리스트로 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경우가 많아요. 아이들의 장난감 상자라던가, 엄마가 쌓아둔 정체 모를 저장식품들, 오래된 책들이 수북하게 쌓인 책장, 취미로 사 모은 무언가의 컬렉션은 가족들의 동의가 없으면 정리하기가 힘듭니다. 이용준 작가도 마찬가지였어요.

 

책에는 욕조를 사고 싶고, 중문을 달고 싶고, 아이들을 위한 공기청정기와 책장을 사고 싶은 맥시멀리스트(=평범한) 아내와 미니멀리스트 남편의 실랑이가 대화체로 생생하게 펼쳐집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상황에서 맥시멀리스트와 함께 살아가야 할 미니멀리스트로서의 해법을 제시하지요. 내 물건부터 정리하자, 맥시멀리스트의 소비를 긍정하자, 전집을 버리고 도서관에 가자, 제대로 된 좋은 물건을 사자, 이런 식의 노하우가 들어있어요.

 

저자가 말하는 미니멀 라이프의 핵심은 물건의 가짓수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것뿐만 아니라 가족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함께 행복해지는 데 있습니다. 맥시멀리스트의 세상에서 미니멀리스트로 살아가려면 어디까지, 어떻게 타협해야 하는지, 실현 가능한 미니멀 라이프로 한 걸음 내디디고 싶은 분께 도움이 될 책입니다.

 

 

 

더 적게 일하고 더 많이 누리는 디지털 라이프
「디지털 미니멀리즘」

칼 뉴포트 지음, 김태훈 옮김, 세종

여유로운 저녁을 위해 맛집을 검색하거나 영화를 검색하다가 오히려 저녁 시간이 다 지나가 버리는 경험을 해 본 적 없으신 가요? 필요한 물건을 사려고 온라인 쇼핑몰을 방문했다가 몇 시간 동안 필요 없는 물건을 서핑해 본 적은 없으세요? 많은 사람이 비슷한 경험을 합니다. 칼 뉴포트는 일상 속에 스며들어 시간과 비용을 잡아먹으면서도 스스로 중독이라고 느끼지 못하는 디지털 라이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칼 뉴포트는 조지타운 대학교의 컴퓨터공학과 부교수입니다. 우리나라에선 「딥 워크」라는 베스트셀러로 유명합니다. 최근에는 TED 강연 <소셜 미디어를 끊어야 하는 이유>로 500만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지요.

 

많은 이들이 기술은 중립적이라고 말하지만 칼 뉴포트의 생각은 다릅니다. 그에 따르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대다수의 소셜 미디어 서비스, 지난 10여 년 동안 인기를 끈 신기술들은 행동 중독을 촉발하도록 여러 측면에서 특별히 설계된 프로그램입니다. 그 결과 평균적인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매일 50여 분을 페이스북에 소모합니다. 많게는 하루에 12시간씩 매몰되어 있는 사람들도 있다지요. 실리콘 밸리의 짐 클라크는 “매일 페이스북 같은 서비스에 일상을 낭비하면, 페이스북 같은 기업을 결코 만들 수 없다.”라고 일침을 놓습니다. 그러니 우리에겐 어떤 디지털 도구를, 어떤 이유로, 어떤 제약과 함께 받아들일지 판단하는 철학이 필요합니다. 스스로 성찰하지 않으면 중독적인 디지털 기술에 빠져 허우적댈 수밖에 없겠지요.

 

이 책에서 말하는 디지털 미니멀리즘이란 온라인에서 시간을 보내면서도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놓치지 않으며, 신중하게 선택한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그 외의 활동을 기꺼이 내려놓는 기술 활용 철학입니다. 책에는 풍부한 예시와 함께 “휴대전화를 집에 둬라”, “‘좋아요’를 누르지 마라”, “여가를 위한 시간을 정하라”, “소셜 미디어 앱을 삭제하라” 같은 실천 지침이 있어 생각해 볼 여지를 남깁니다. 마지막 실천 지침인 “스마트폰을 버려라”는 무척 과감하게 들리긴 합니다만, 스마트폰 대신 플립폰을 활용하는 방안, 휴대전화는 전화 용도로만 사용하는 방안, 스마트폰 없이 생활할 방안이 잘 나와 있습니다. 디지털 미디어에 빼앗긴 삶의 주도권을 되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분께 이 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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