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부터 음악쌀롱 소재가 모두 트로트군요. 다시금 트로트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사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필자는 작곡가 겸 트로트 가수로 활동 중입니다. ‘연하남쓰’라는 남성듀오인데요, 작년 말 트로트 ‘가수 유산슬’ 열풍이 일어나던 시절, 방송사 간 콜라보레이션을 했던 유재석의 KBS <아침마당> 출연을 기억하실 겁니다. 그때 필자가 같이 출연을 했었지요. 오늘은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_^)
“이 호두의 이름이 뭔지 아십니까? 바로 유산슬입니다.”
지방 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던 휴게소 화장실이었어요. 아침마당 제작진에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극비리에 진행되는 아침마당에 연하남쓰가 추천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함께 출연한다는 얘기 정도로만 소식을 들었는데 본인도 출연 사실을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보안 유지가 필요했어요. 당일 날, 저희는 기존에 세 번 정도 아침마당에 이미 출연했었기 때문에 매우 익숙한 현장이었는데요, 평소보다 카메라가 세 배는 더 많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MBC <놀면 뭐하니> 촬영팀이 함께 했기 때문이었지요.
카메라가 많이 있으면 긴장될 법도 한데, 필자는 오히려 마음이 편한 느낌이었습니다. 촬영팀분들도 스태프분들도 다른 날보다 훨씬 많았고, 박상철, 윤수현, 금잔디 등 선배님들도 많이 계셨지요. 최고의 MC인 유재석 님도 유산슬이라는 신인으로 아침 생방송에 서게 되니 굉장히 긴장을 많이 하신 듯 보였습니다. 소문대로 겸손하고 보는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분위기는 대단했고요! 방송에서도 나왔지만, 유산슬이 출연한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직원분들로 현장은 인산인해였습니다.
선배 가수들에게서 기죽지 않으려는 신인가수 유산슬
사실 지금에서야 말씀드리지만 호두를 깨면서 유산슬이라고 말하는 퍼포먼스는 사전에 논의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희 연하남쓰는 워낙 재미있는 콘셉트로 잡고 있기 때문에 그냥 호두도 깨고 송판도 깨고 이러한 정도의 내용만 있었는데요, 유산슬이라는 이름을 언급한 건 개인적으로 미리 연습했던 상황 중 하나였습니다. 이런 상황이 오면 이렇게 해봐야겠다 하는 식으로 연습을 한 건데, 실제 방송에서 보여드리게 되었네요.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침마당은 네 번째 출연이었기 때문에 생방송이라는 환경에 익숙했고요. 시간이 부족하거나 돌발적인 상황이 종종 일어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콩트를 미리 준비했습니다. 방송 당일, 유산슬 님이 정말 당황을 많이 하신 것 같았지만 역시나 순발력 있고 재치 있게 잘 받아주셔서 더 재밌는 방송이 되었던 것 같아요.
연하남쓰가 부릅니다, 갈치 한 마리
방송사 간의 콜라보레이션이었던 <아침마당 : 명불허전 편> 방송이 나가고 난 후, 많은 전화를 받았습니다. 방송이나 공연 섭외가 늘어났어요. 평소의 다섯 배가량 많아진 것 같은데요, 그 주에 방송되었던 MBC <놀면 뭐하니> 방송 이후에는 10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워낙 평소 때 그런 전화가 없던 말 그대로 ‘무명 가수’였던 저희이기 때문에 많이 늘어난 거긴 하지만, 저희 연하남쓰에게는 큰 도약이 된 방송이었습니다. 아침마당은 원래 평균 시청률이 8~10%대로 높답니다. 어머니 세대들이 많이 보시기 때문에 젊은 세대의 시청률이 낮은 편이었는데, 일명 ‘유산슬 효과’로 인해 젊은 세대분들의 시청이 굉장히 늘었어요. 요즘은 9~11%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노래교실이나 공연을 다니면 아침마당이라고 인사를 하실 정도로 ‘아침마당이 낳은 가수’가 되어 왕성하게 활동 중입니다. 아래 영상은 아침마당에 다섯 번째 출연하게 되었을 때의 모습입니다. KBS 교양프로그램을 대표하는 팀에게 주는 상인데요, 저희는 아침마당 대표로 출연하게 되어 ‘기대이상’이라는 상을 받게 되었어요. 상 이름이 저희 팀 콘셉트랑 잘 맞지요? (^_^)
최근에는 미스터 트롯 등 트로트를 대표하는 정말 많은 가수가 왕성한 활동을 예고 중입니다. 저희 연하남쓰는 아직은 ‘조금 유명한 무명가수’인데요, 트로트 전성시대가 온 것 같아 필자 개인적으로는 무척 고무적인 시기입니다. 트로트라는 장르도 여러분께서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고요, 필자는 음악쌀롱 필자로서 다음 호에 알찬 글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2020 경자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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