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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문화로 배우다

[세계 속 과학, 과학 속 세계] 항공산업의 숨은 강자, 브라질의 과학

항공산업의 숨은 강자
브라질의 과학

사진출처 : https://www.telegraph.co.uk

 

세계 3대 축제 중 하나인 리오 삼바 축제는 남미 특유의 정열적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브라질 축제입니다. 흥분과 열정의 도가니 속에서 뜨거운 태양 아래 풍성한 열대과일을 마음껏 맛보며 삶을 즐기는 사람들, 지구의 허파라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을 지니고 있고, 세계 3대 폭포인 이구아수 폭포, 남북한 합친 면적에 가까운 세계적인 습지 판타나우(Pantanal)가 있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일조량과 넓은 국토는 브라질이 세계 최대 농업국이 될 수 있게 한 자연적 축복이자 자산입니다.

 

사진출처 : https://medium.com/@johnjegan

 

사진출처 : https://www.talkativeman.com

 

브라질은 세계 최대의 커피 생산국이자 수출국이기도 하지요. 리우데자네이루에 세워진 세계 최대 규모의 구세주 그리스도상은 브라질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뜨거운 햇살 아래 늘 먹을거리, 볼거리가 풍부하니 그저 하루하루가 카니발일 것 같은 브라질과 과학은 왠지 조금 거리가 있을 것 같이 느껴지지만, 브라질은 세계 4대 항공기 제조국이자 매출로는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항공산업을 가진 나라입니다.

 

브라질의 항공산업이 강력한 이유는 세계 3대 항공기 제작사인 엠브라에르(Embraer)사 덕분입니다. 엠브라에르는 미국의 보잉(Boeing), 프랑스 중심의 국제컨소시엄 기업 에어버스(AIRBUS)에 이어 캐나다의 봉바르디에(Bombardier)와 나란히 세계 3, 4위를 다투는 항공사입니다. 브라질 국영항공사인 엠브라에르의 2008년 매출은 64억1500만 달러로 브라질 항공 산업의 91%를 차지한 바 있지요. 브라질 정부가 군용과 민간용으로 두루 사용할 수 있는 항공기를 개발하기 위해 프랑스 엔지니어에게서 범용 항공기 EMB110을 설계했고, 이를 엠브라에르에서 제작하였습니다.

 

사진출처 : https://upload.wikimedia.org

 

엠브라에르사는 15~21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EMB 110 Bandeirante를 만드는 데 성공한 이후 1947년 최초의 운송 여객기 개념의 30인승 EMB 120을 선보였고, ERJ 시리즈와 E-JeT 시리즈 같은 소형·중소형 제트여객기를 개발해 세계 민간항공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얼마 전에는 새로운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로 미래 시대의 에어 택시를 선보이기도 했지요. 그런데 항공산업에서 보인 브라질의 이 같은 저력은 브라질 출신의 발명가 아우베르투 산투스두몽(Santos-Dumont, Alberto, 1873~1932)의 업적과도 연관을 지을 수 있습니다.

 

아우베르투 산투스두몽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2016년 리우올림픽 개막식에서 1906년 유럽 최초로 동력 비행기 카토르즈 비스호(14-bis)를 타고 하늘을 나는 그의 비행 장면이 재현될 만큼 브라질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인물입니다. 폴 호프만의 「광기의 날개」(문학동네)에 따르면 아우베르투 산투스두몽은 백여 년 전 유럽, 특히 프랑스에서는 누구보다 유명했다고 하는데요, 라이트 형제가 자신들의 비행기와 항공 기술을 군대에 팔기 위해 비밀주의를 고수한 탓에 라이트 형제보다 더 유명한 인물이었다고 합니다.

 

사진출처 : https://www.flickr.com/photos/arquivonacionalbrasil

 

사진출처 : https://www.thebubble.com

 

그는 하늘을 나는 것이 생에서 가장 설레고 떨리는 일이라며 함께 하늘을 날자고 권했다고 하는데요, 경항공기와 중항공기를 포함해 21대의 항공기를 직접 제작했고, 수많은 시험비행으로 목숨을 잃을 뻔하거나 엉뚱한 곳에 불시착하는 등 수많은 에피소드를 만들며 프랑스의 유명인사가 되었습니다. 그의 패션 감각 또한 남달라 깔끔한 정장 차림에 온갖 장신구로 한껏 멋을 부린 신사가 파리의 하늘을 유유히 날아다니며 모습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 만했지요. 그가 비행 중 옷 속에서 시계를 꺼내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토로하자 그의 절친이었던 루이 까르띠에가 손목에 차는 시계를 고안해 친구의 이름을 따 ‘산토스’라는 이름으로 선물한 것이 최초의 남성용 기계식 손목시계라는 일화도 있습니다.

 

사진출처 : https://upload.wikimedia.org

 

우리나라와는 올해로 수교 60주년을 맞이한 브라질. 그러나 먼 거리만큼이나 아직은 우리나라와 많은 부분에서 교류가 이뤄지지는 않고 있지만 타자기를 비롯해, 발신자 확인 장치(1980년대), 인공심장, 라디오, 전자 투표기(1988), 인스타그램(제작자 중 한 명), 공중전화(1962년), 전기샤워기와 순간온수기 등을 처음 개발한 나라가 브라질이라면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오지요? 최근 브라질 과학자들은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이 식욕을 낮추고 지방을 태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브라질 과학자들이 만드는 행복한 세상, 앞으로도 더 기대해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