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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해외 이모저모

[대만 특파원] 온천과 비슷하면서 다른 냉천 이야기

by 앰코인스토리 - 2019. 6. 24.

 

앰코인스토리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어느덧 여름이 왔군요. 올해 6월의 대만은 평소보다 더 많은 비가 많이 내리는 것 같습니다. 물론 더위를 식혀주어 좋을 때도 있지만, 주말에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는 분들에게는 불청객 같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울 때는 비가 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비가 계속 오면 화창한 날씨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꼭 우산장수와 짚신장수와 같은 생각이 드네요.

 

대만의 땅 크기는 그리 크지 않지만 비교적 많은 온천 지역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날씨가 조금 쌀쌀해지는 11월부터 2월까지는 온천욕을 즐기기 좋기 때문에 대만의 이름 있는 온천지역들이 상당히 인기 있답니다. 온천 종류도 다양한데요, 타이베이 북부 베이터우와 양명산 근처 지역은 풍부한 유황온천으로 유명하며, 타이베이 남쪽에 있는 우라이 온천마을은 부드러운 탄산온천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타이베이 동쪽으로 1시간 정도 가면 쟈오시 온천마을도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온천이 있다 보니, 어떤 분들은 일부러 대만 여행 코스 중에 온천 체험을 필수로 끼워 넣기도 합니다. 온천을 경험해 본 분들은 꽤 만족스럽다는 평이 많으니 대만 여행을 계획하는 분은 한번 고려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필자도 양명산 근처 온천에 다녀왔는데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더운 날에 갑자기 온천 얘기를 하니 아마도 많은 분이 의아해하실 수도 있는데요, 오늘 소개해 드릴 곳은 온천이 아닌 냉천입니다.

 

대만 베이부 냉천

 

온천과 비교하면 냉천은 말 그대로 물의 온도가 22도 근처이며, 온천과 동일하게 물속에 유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냉천으로 유명한 곳들도 많지만, 오늘은 필자 집 근처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베이부 냉천(Beipu Cold Spring)을 안내하고자 합니다. 신추(Hsinchu) 집에서 차로 30분 정도 가면 베이부(Beipu) 지역이 나옵니다. 도로가 산길에도 잘 설치되어 있어 그리 어렵지는 않지만, 꼬불꼬불한 길을 갈 때는 오가는 차들 및 오토바이가 있으니 조심해서 운전을 해야 하지요. 계곡을 따라 냉천에 도착하니, 인공 폭포 같은 것도 만들어 놓아 시원한 느낌이 납니다. 한국으로 비유하면 ‘강원도의 이름 모를 어느 계곡’ 정도 될 것 같네요.

 

대만 베이부 냉천

 

이미 물놀이 및 냉천욕을 즐기고 있는 커플 및 가족들이 보입니다. 규모가 있는 냉천이 아니고 매우 작은 사이즈의 냉천을 보니 역시나 큰 기대를 하면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대만 여행을 할 때 너무 큰 기대를 하면 실망할 수 있으니 가능한 기대를 낮추고 여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여하튼 이미 아이들은 냉천욕에 꽤 신이 난 모습입니다. 물 색깔을 보니 그리 들어가 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네요. 대신 옆에 흐르고 있는 비교적 깨끗한 냉천에 자리 잡고 발을 담가봅니다. 날씨가 더워서인지 많이 시원하고 좋네요. 정말 이곳이 냉천인지 그냥 계곡물인지는 알 수는 없지만, 중국어로 적혀진 안내판을 보니 유황성분이 포함된 물인 것은 맞는 것 같네요.

 

 

 

이미 오신 분들을 보니 도시락 및 간식을 준비하셔서 먹고 있네요. 배가 출출해져서 근처 살펴보니 커피 및 음료를 포함하여 먹을 것들을 판매하는 가게가 있었습니다. 가게 앞쪽에는 필자가 좋아하는 간식 중 하나인 대만 소시지를 팔고 있네요. 참고로, 대만 소시지는 안에 고기 및 쌀, 향신료를 넣어 만듭니다. 어느 곳에서는 멧돼지 고기를 이용하기도 하는데 향신료 때문인지 어떤 분은 좋아하지만 어떤 분은 싫어하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대만 베이부 냉천

 

휴게소에 앉아 푸르른 숲을 보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소소한 여유를 즐기다 보니 어느새 해가 지네요. 물놀이나 냉천욕을 즐기던 분들이 하나둘 집으로 돌아갑니다. 가끔 대만분들을 보며 놀라는 점이, 공공장소에서 쓰레기를 버리는 분이 없다는 건데요, 이곳을 지키는 분도 관리하는 분도 없지만 휴지 하나 없이 깨끗한 것을 보니 다른 분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시원함과 즐거움을 준 자연에 감사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고마운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