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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iconductor/스마트 Tip

[반이아빠의 장난감 속 반도체] I fix it, 3편

지난 호까지 두 차례에 걸쳐 I fix it 편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이처럼 완제품의 구성을 파악하기 위해 분해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일컬어 ‘테어다운(Teardown)’이라고 합니다. 테어다운을 하면 제품의 기본적인 설계 개념과 적용 기술을 파악하고 나아가 재현까지 해낼 수 있답니다. 조금 더 큰 의미로 ‘리버스 엔지니어링(Reverse engineering)’이라는 표현도 씁니다. 역으로 추적하고 분석하여 처음의 설계기법과 사용된 부품 등의 자료를 얻어내는 것이지요.


▲ 갤럭시 노트9 teardown

사진출처 : www.ifixit.com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리버스 엔지니어링의 활용 사례는 중국에서 생산해내는 복제품, 일명 ‘짝퉁’을 들 수 있습니다. 흔히 중국을 ‘짝퉁의 천국’이라고 말하는데요, 그 정도로 많은 복제품을 만들어 내고 팔고 있습니다. 먹거리조차 짝퉁을 만드는 터라, 새로 나온 제품이 조금 괜찮다 싶으면 머지않아 복제품을 금세 만들어 냅니다. 그 아래는 마블의 아이언맨을 카피한 ‘기갑전신손오공’입니다. 이것을 만든 제작사는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고 하네요.


▲ 기갑전신손오공과 아이언맨

사진출처 : www.wikitree.co.kr

 

비단 영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그 사례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아래는 경차 ‘마티즈’와 그것을 통째로 베꼈다는 평을 받는 ‘체리QQ’입니다. 이 복제품으로 인해 중국시장에서 큰 타격을 받은 해당 회사는 2004년 12월 “마티즈의 지식재산권이 침해당했다.”며 체리자동차를 상대로 불공정거래방지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으나 이후에 결국 취하하고 말았습니다. 아마 엄청난 시장이며 잠재적 고객이기도 한 중국이라 서로 불편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아무튼 체리자동차는 QQ를 마티즈보다 1000달러가량 싼 가격에 팔아 큰 이익을 남겼다고 합니다. 체리자동차는 마티즈를 테어다운하여 장단점을 분석하고 신차 개발에 참고했을 것입니다. 그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본인들이 가진 기술의 한계나 원가절감의 한계에 부딪혔겠지요. 하지만 결국 그것을 극복해낸 기술진들의 노력으로 비록 복제품이긴 하나 완성된 제품을 만들 수 있었을 것입니다.

 

▲마티즈와 QQ

사진출처 : www.mycarconnector.com

 

그렇습니다. 테어다운을 통해 얻어낸 기술로 만들어진 복제품들이 괜찮은 성능과 적절한 가격으로 브랜드 가치를 얻게 되면 그때부터는 대우가 달라집니다. 최초의 스마트폰이었던 아이폰은 갤럭시가 카피를 한 셈이고, 최근에는 화웨이 스마트폰이 그렇습니다. 최근 화웨이 스마트폰의 출하량은 세계 2위입니다. 화웨이의 창업자 런정페이는 중국에서 장교로 근무하면서 IT 업무를 담당했던 인재입니다. 그는 1988년 화웨이를 설립하여 처음에는 해외 완제품을 뜯어보며 기술을 훔치는 리버스 엔지니어링으로 기술력을 쌓았다고 하지요. 그리고 그는 통신교환기 등을 시작으로 수많은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다시 돌아가서, I fix it에서는 작은 부품들이 어느 정도 덩어리를 이루고 있는, 이른바 ‘모듈(module)’ 단계까지의 테어다운을 진행합니다. 모듈의 개념은 분해와 조립을 쉽게 해줍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메인보드의 작은 소자 하나가 불량이 발생했다고 가정했을 때, 보드 위의 많은 부품 중에 어느 것인지를 알아내기란 무척 어렵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하물며 교체까지 진행하려면 일반인들에겐 하늘의 별 따기지요. 하지만 정상인 메인보드를 구해 I fix it 등을 참고하여 통째로 교체하는 과정은 아주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입니다. 서비스센터에서 A/S를 맡기면 바로 이 과정을 대신해 주는 것이지요. 작은 소자 하나의 가격은 모듈을 구하는 비용이나 서비스센터에 의뢰하는 것에 비해 무척 싸겠지만, 구하기도 어렵고 교체하는 과정의 노고도 클 테니 결국 양쪽 모두 장단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모듈에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2014년 구글에서 모듈형 스마트폰 프로젝트 ‘아라’를 발표했었는데요, 프로젝트 아라는 기존 스마트폰과는 달리 조립식 PC처럼 사용자가 부품 모듈을 선택해 자유롭게 탑재할 수 있는 저가형 조립식 스마트폰으로 시제품까지 공개되었습니다. 성능 좋은 카메라를 쓰고 싶은 이는 배터리를 작은 것을 끼우는 대신 카메라 부품은 큰 것으로 끼우면 되고, 반대로 배터리 크기를 키워 충전 걱정에서 벗어나고픈 이들은 카메라와 플래시 등 다른 부품은 모두 빼는 등, 조립 PC와 같이 자신이 원하는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하네요. 여기저기 뜯어 붙이는 것이 가능했던 이 폰은 그래서 ‘프랑켄슈타인’이라는 별칭도 붙게 되었습니다.

 

▲모듈형 스마트폰 프로젝트 아라

사진출처 : https://namu.wiki

 

 


▲ 프로젝트 아라 동영상

구글은 이 모듈형 스마트폰을 애초 2015년 말에 푸에르토리코에서 시범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출시를 연기했으며, 이후 별다른 설명 없이 프로젝트 아라를 공식적으로 종료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일체형 스마트폰보다 여러 가지 불편하고 모자란 부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_^) 자, 다음 호에서는 I fix it, 4편으로 테어다운을 조금 더 알아보도록 할게요.

 

다음 호에 만나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