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근현대사를 품고 있는 양림동 문화마을, 앞서 소개해 드린 야야기관이 양림동의 역사와 문화를 탐방하는데 길라잡이 역할을 했다면, 이번에 소개해 드릴 양림동의 면은 젊음의 거리! 광주의 떠오르는 힙스트리트! 양림동 골목길의 맛집, 멋집 이야기입니다.
주말은 물론, 평일 저녁이면 양림동 골목으로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썰렁하기 그지없던 동네건만 그 사이 무슨 일이 있던 걸까요? 양림동의 변화가 궁금해 찾아간 그 날도 역시나 골목은 북적북적,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골목에 찾아온 활기! 무엇이 젊은이들을 이곳, 양림동으로 불러 모은 걸까요?
▲ 1930양림쌀롱 축제 모습
사진출처 : 1930양림쌀롱 제공
상대적으로 저렴한 월세덕에 ‘예술인들의 아지트’로 알려졌던 광주시 남구 양림동, 이곳에 관광객이 늘어난 건 ‘1930양림쌀롱’이 시작하고 나서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가 있는 날’ 사업의 하나로 진행된 문화체험 프로그램 ‘양림쌀롱’은 ‘마을이 무대다’를 내걸고 지난 2016년부터 매월 행사를 열어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는데요, 축제에서는 1930년대 모던 광주를 주제로 한 공연, 전시, 문학, 마켓, 패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습니다. 1930년대의 어느 밤으로 통하는 시간의 문이 열리면 모단걸, 모단보이들이 거리를 거닐고 커피 향 가득한 살롱들과 낭만적인 공연, 유쾌한 대화가 넘쳐나는 그런 양림동의 밤, 그 밤을 즐기고자 매년 1만 6,000명이 넘는 관광객이 양림쌀롱을 찾으면서 양림동은 전국에서 손에 꼽히는 관광 명소가 됐다고 합니다. 매달 열리는 ‘1930양림쌀롱’축제 자세한 소식은 공식 홈페이지(http://salon1930.com)에서 확인해주세요.
▲ 언뜻 양복집인 것 같지만 실상은 카레집이라고? 젠틀커리 Gentle Curry
자, 그럼 양림동 골목골목을 거닐며 그 힙함을 느껴볼까요? 우선 양림동의 힙합의 젊고 세련된 감각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거기에 위트까지 더해지니 언뜻 양복집으로만 보이는 이곳은 커리를 파는 음식점, <젠틀커리 Gentle Curry>입니다. 누가 여기를 음식점으로 알까요? 십중팔구 양복집인 줄 알고 지나칠 것만 같은 외관! 사진만 보면 과연 입구가 어디인지 몰라 당최 우왕좌왕, 기웃기웃만 하고 있습니다. 결국 보다못한 손님이 문을 열어주니 전면의 디스플레이 공간이 통으로 돌아가는 회전문을 감히 제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이 또한 재미가 되어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곳 <젠틀커리 Gentle Curry>입니다.
메뉴 : 그린커리 10,000원, 브라운커리 9,000원 등
운영 : 매일 11:30~21:00 (브레이크타임 15:30~17:00)
▲ 양림동 동굴카페 까브 Cave
양림동 이색 카페 까브(Cave)입니다. 네 이름 그대로 동굴카페인데요, 그저 예쁜 카페인 줄 알았는데 한쪽에 요상한 비주얼이 딱! 역시나 제일 눈에 띄는 것은 어둠을 향한 동굴의 입구입니다. 호기심 가득한 발걸음이 어느새 동굴 안쪽을 저벅저벅 걸어 다니고 있는데요, 키가 크신 분들은 낮은 천장 때문에 돌에 머리를 부딪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동굴의 끝에 당도합니다. 한 20m 정도 될까요? 생각보다 짧은 길이가 아쉽긴 했지만 동굴이 존재한다는 그 자체로 이곳을 찾을 이유는 충분해 보입니다.
젠틀커리와 까브 외 양림동 골목을 걷다 보면 젊은 감각이 신구의 조화를 이루는 다양한 맛집과 카페들이 즐비합니다. 세련되고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서비스, 과하지 않은 장식은 기존 공간에 그대로 흡수되어 2019년! 오늘의 ‘힙’함을 완성합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기존 문화다방으로 운영되며 양림동의 랜드마크 역할을 했던 ‘다형다방’이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는 것입니다. 커피 마니아였던 김현승 시인의 호를 따 지은 다방은 직접 차를 끓여 마실 수 있는 무인다방으로 운영되던 것이 특징이었는데요, 내부에는 양림동이 배출한 인물의 사진과 작품들도 전시하는 등 정감 넘치던 곳이었지요. 지금은 ‘육각커피’라는 이름의 카페가 같은 공간에서 운영되고 있네요.
양림동은 변화하고 있습니다. 좀 더 젊어지고 활기차고 북적이게 되었지요. 하지만 양림동을 다시 찾은 주말, 동네는 이런 변화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턱없이 모자란 주차공간 탓에 골목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며 여기저기 난무하는 쓰레기는 눈살을 절로 찌푸리게 합니다. 골목의 활기도 중요하지만 기본을 무시한 변화는 오래가지 못함을 명심! 더불어 주차난은 광주시에서 조속히 해결해야 할 과제 같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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