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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해외 이모저모

[일본 특파원] 일본 정원 이야기

by 앰코인스토리 - 2018. 6. 12.

앰코인스토리 독자 여러분! 어느덧 여름입니다. 벌써 일본은 장마가 시작되어 비가 계속되네요. 이번 호에 필자는 일본의 정원에 대해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언제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한국의 정원은 자연을 살리며 자연과의 조화를 이룬 美라고 들었으며, 반면 일본의 정원은 인공적으로 꾸민 멋이 아름답다고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일본에는 개인적으로 정원을 가꾸고 그곳에서 유유자적 여생을 보내고 사후에는 사회에 기부해서 관리하는 정원들이 있네요. 그 이름은 요코하마시에서 버스로 20여 분 달리면 보이는 ‘산케이엔(三溪園)’입니다.


산케이엔은 무역상으로 활약한 실업가인 하라 산케이(原三溪)에 의해 1906년에 만들어진 일본 정원이에요. 주로 요코하마에서 가볍게 순수한 일본다움을 느끼고 싶을 때, 혼자만의 시간과 여유를 보내고 싶을 때 관광객들은 산케이엔을 찾곤 합니다.


▲ 산케이엔

사진출처 : 위키백과 https://ja.wikipedia.org


하라 산케이는 일본의 기후현(岐阜県)의 출신으로 사업하는 하라 집안에 양자로 들어가서 실(糸) 사업 무역을 하여 큰 부를 이루었다고 하네요. 무역 실사업을 하면서 불화(佛畵), 다기(茶器) 등의 고미술에 관심도 많아, 수집도 많이 했다고 합니다. 그때 수집한 작품 중에는 헤이안 시대 불화의 대표작인 <공작 명왕 상>(국보, 도쿄 국립 박물관 소장)을 비롯하여 국보급 미술품을 다수 소장하고 있어, 일본의 미술 수집가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또한, 그는 고미술품뿐만 아니라 무로마치 시대 이전 燈明 사원 삼중 탑을 비롯한 교토 및 각지의 고건축을 구매하여 정원을 정비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많던 수집품들은 관동대지진과 1945년의 태평양전쟁 중에 많이 유실되었고, 1953년 재단법인 산케이보전회에 의해 오늘날의 정원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라 합니다.


산케이엔은 봄에는 벚꽃과 진달래로, 가을에는 단풍으로 어우러져 저마다 계절의 맛을 여유롭게 느낄 수 있는 곳으로, 필자는 작년 늦은 가을에 방문하여 가을의 정취를 듬뿍 받고 왔습니다.


▲ 임춘각(臨春閣)


우선, 산케이엔 입구에 도착하면 정원 관리를 위해 입장료(어른 500엔, 어린이 200엔)를 받고 있어요. 호수와 어우러진 고풍스러운 연화원을 바라보니, 하라 산케이가 노년에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기도 하고, 사업에서 힘든 몸을 위로한 것 같은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경치가 아주 일품이어서, 지금도 기억이 계속 남네요. 특히, 가을에 단풍과 오래된 건축물이 조화되어 인생의 황혼이 보였다고나 할까요.


▲ 원내 지도



▲ 산케이엔의 정문 & 단풍 속에 보이는 삼층석탑


원내에는 호수와 함께, 일본의 전통 가옥인 갓쇼즈쿠리(合掌造り)의 집, 구(旧) 야노하라 가(矢篦原 家) 주택이네요. 중요 문화재로도 등록이 되어 있으며, 일본 기후현의 옛날 부잣집의 생활을 볼 수 있습니다.


▲ 야노하라 주택

사진출처 : 위키백과 https://ja.wikipedia.org


또한 하라 산케이(原三溪)의 여생과 평생 수집한 고미술및 사료를 보존하고 있는 박물관을 한번 둘러 보시고 원내를 돌다가 다리가 힘들어지면, 전통차와 일본의 단고(동글동글한 떡 꼬챙이)를 먹을 수 있는 곳도 있으니, 차를 마시며 그동안의 피로를 풀어보세요!


그럼, 다음 호에 또 다른 일본 소식을 가지고 다시 찾아뵐게요~! (^_^)




WRITTEN BY 유행순

가깝고도 먼나라! 일본문화를 생생한 체험과 함께 소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