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바다’ 하면 갯벌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대만에는 이러한 갯벌을 보기가 힘든데요, 대만의 중부 타이쫑(臺中)에 습지라고 표현한 갯벌이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최근에 조금 알려지긴 했지만, 이곳은 까오메이(高美) 습지라 불리는 타이쫑을 대표하는 하나의 명소입니다. 주말이면 많은 대만 내 혹은 외국 관광객이 모이는 곳이기도 합니다.
▲ 까오메이
왠지 모르게 우리네 순천만과 분위기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1500헥타르에 달하는 큰 면적의 습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솔직히 바다와 맞닿고 있어서 습지라기보다는 갯벌에 가깝다고 볼 수 있지요. 작은 청게가 갯벌 안에 숨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은 대만 중부에서 서쪽 지역에 있는 곳으로, 해지는 모습이 장관이기도 합니다. 대만은 대부분 주거지가 서쪽에 집중되어 있어서 그런지, 길을 가다가도 쉽사리 해가 질 때의 아름다운 노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카메라에 이 모습을 담아내려 해도 직접 보는 것보다는 훨씬 못하기에 그냥 눈으로 즐기는 경우가 많지요. 이 까오메이 습지의 최대 경관도 멀리 보이는 바다를 배경으로 붉게 물들어가는 저녁노을 광경입니다. 우리의 노래처럼, 붉은 노을 그 자체입니다. 아쉽게도 직접 그곳을 간 파견자가 노을을 찍지는 못했지만, 노을은 항상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고 아쉬웠던 기억을 정리해주는 시간을 가지게 합니다.
▲ 르웨이탄 풍경
중부 분지인 타이쫑을 가기 전에 들리는 관광명소를 르웨이탄(일월담, 日月潭)이라는 유명한 반 인공호수가 있습니다. 아름다운 분지 호수인 르웨이탄은 난토우(남투, 南投)에 있는데요, 대만 중부 내륙으로 한때 큰 지진의 진앙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때 지진으로 현재 우리 공장이 위치한 신추(新竹)에 큰 지진 피해가 나기도 했습니다. 난토우에는 그때를 기억하고자 박물관이 세워져 있다는데, 필자는 아직 직접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한때는 대만 전력 생산량의 절반을 담당할 정도로 호수의 담수 능력이 엄청났다고 합니다. 원주민 사오족 언어로 ‘라루’라 불리는 조그마한 섬을 중심으로 동쪽은 해, 서쪽은 달을 닮았다 하여 일월, 즉 일월담(日月潭)으로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일월이라는 이름은 우리의 경쟁회사의 일월광(ASE, 日月光)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요. 설명에 의하면, 사오족 조상이 흰사슴 사냥을 하다가 우연히 산속의 이 호수를 발견해 정착했다고 하네요. 이후 일제강점기 시기에 일본이 댐을 만들어 전력 발전을 시작하게 되면서, 반 인공호수인 현재의 르웨이탄이 되었다고 합니다. 르웨이탄과 더불어 이 지역에는 놀이공원, 대만 원주민의 옛 생활과 현 생활을 직접 볼 수 있게 해놓은 구족 문화촌이 아주 잘 연계된, 대만 최대 관광지 중 하나입니다. 선선한 가을이 오면 사이클 대회나 수영 대회가 개최되고, 장제스 총통이 걱정거리가 있을 때면 이곳을 찾아 마음을 다스렸다고 할 정도로 아름답고 고즈넉한 곳입니다.
대만 중부인 타이쫑(臺中)은 위치로 보면 우리나라의 대전 정도 되는데요, 기후로 보면 대구와 같은 분지 형태입니다. 기계산업이 잘 발달하였다고 하는데, 정밀한 가공이 필요한 부품이나 악기를 만드는 장인들이 많다고 합니다. 분지 자체가 다른 곳과 떨어져 지낼 수 있어서 전문가(혹은 외골수)처럼 일하는 사람과 가업이 유지될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그럴싸한 이유가 되기는 하는 것 같습니다.
WRITTEN BY 유민
강자에 대한 겸손은 의무, 동등한 사람에 대한 겸손은 예의, 약자에 대한 겸손은 숭고함이다. - 李小龍 / 겸손하게 대만문화를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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