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바디스 파인>은 2009년 작품이다. 로버트 드니로가 프랭크로 드류 베리모어가 막내딸 로지로 등장한다. 현재 2018년임을 생각하면 벌써 10년 지난 영화지만, 영화에 푹 빠져 있다 보면 지금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게 된다.
<에브리바디스 파인>을 처음 접한 것은 작년으로 기억한다. 편히 쉬고 있는 일요일 오후 볼만한 프로그램이 뭐가 있을까 싶어, 이리저리 리모컨을 돌리던 중 EBS 방송까지 다다르게 되었다. 프랭크가 기차에 앉아 자신이 자랑스러워 하는 자식들의 사진을 보며 마주 앉은 이들에게 자랑하는 장면이었다. 영화가 끝나고 인터넷에 들어가 줄거리를 찾아보니, 오랫동안 같이 살고 있던 부인과 사별하면서 적적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자식들을 보러 가기 위해 기차를 타게 된 것이었다. 평소 지병이 있던 프랭크는 비행기는 탈 수 없었다. 기대와 설렘으로 첫째 아들 데이비드를 만나기 위해 집을 찾았지만 바람을 맞게 되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첫째 딸 에이미를 찾게 되었고, 에이미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다. 식사 중에 손자와 사위의 관계가 좋지 않음을 알고 서둘러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둘째 아들 로버트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멋진 지휘자로 성공한 줄 알았지만 로버트는 가끔 등장하는 타악기 연주자였다. 실망감은 컸지만 크게 내색할 수 없었던 프랭크는 마지막 기대를 하며 막내딸 로지를 만나러 간다.
어찌 보면, 참 평범한 이야기다. 언젠가 한 번쯤 보았던 드라마의 줄거리처럼 느껴지고 우리의 일상과도 맞닿아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특히 학구열이 높은 우리나라 부모님을 생각하면 자식이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하게 성장하는 것은 모두의 꿈일 것이다. 하지만 부모님의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자식이라 하지 않았던가. 부모님의 기대만큼 성장할 수 없는 게 오히려 현실일 수 있다.
돌아오는 길에 무리해서 프랭크는 비행기를 타고 가슴을 잡고 쓰러지면서 응급실에 실려 간다. 그 와중에 과거 회상 장면이 등장한다. 먹구름이 몰려와 금방이라도 비를 뿌리기 일보 직전, 아빠인 프랭크는 네 명의 아이들을 엄하게 다그치고 있다. 이윽고 세찬 비가 내리는 와중에 아이들은 모두 집 안으로 도망가고, 프랭크만이 홀로 그 비를 맞게 된다. 그동안 잊었던 자신의 모습을 깨닫게 되었다. 마치 욕심 많은 스크루지가 과거, 현재, 미래를 넘나들며 자신의 잘못을 알게 되듯, 아이들이 잘 되기 위해 했던 행동들이 오히려 자녀들에게는 부담이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다. 그리고 <Christmas together>라는 피아노 연주곡이 잔잔하게 깔리며 아빠와 자녀들은 행복한 저녁 식사를 하면서 영화는 마무리된다.
가족의 끈끈한 정이 잊혀가고 있는 시대다. 저녁이 있는 삶을 부르짖곤 있지만 온 가족이 한 식탁에 둘러앉아 한 끼 식사하기가 어려운 세상이다. 경쟁과 성공에 매몰되어 가는 요즘, 힘든 어깨의 짐을 잠시 내려놓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하루 있었던 이야기들로 이야기꽃을 피워보는 것은 어떨까.
글 / 사외독자 한상대 님
사진출처 : 네이버영화 http://movi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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