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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특파원] 장어인재(章魚人才) 그리고 인더스트리 4.0(工業 4.0)

by 앰코인스토리 - 2017. 6. 27.

▲ 천하 잡지 속 대만 공업 4.0


독자들께 전에 한 번 소개한 대만 경제잡지 <천하(天下)>를 보는데, 흥미로운 단어가 나와서 이번에 소개하고자 합니다. 


공업(工業) 4.0이라는 주제 위에 ‘장어인재(章魚人才)’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장어(章魚)’를 문자 그대로 적으면 章(글 장), 魚(물고기 어)입니다. 즉, 우리나라의 문어(文魚)와 같은 표현이지요. 문어도 ‘글월 문’에 ‘물고기 어’를 사용하니, 그 뜻이 어렴풋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며칠 전, 새로 방송하게 된 한국 케이블 프로그램을 보았는데요, 각 영역, 즉 작가, 식도락가, 과학자, 음악가 영역에서의 나름 박식한 사람들이 주 게스트로 나와서 각자의 해박한 지식, 하지만 별 생활에 쓸데없는 지식으로 수다를 떠는 프로그램이더군요. 거기서 경주로 여행을 가서 문어를 안주 삼아 얘기를 이끌어가는데, 게스트 중 한 명이 문어에 대한 어원을 얘기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최근에 본 대만 잡지의 장어(章魚)가 생각 나서 비교해서 적어보려 합니다. 한국 프로그램의 게스트는 문어가 먹물이 있어 글을 쓰는 먹물과 일맥상통하여 ‘글월 문’을 이용해서 문어(文魚)라고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문어가 다른 물고기보다 똑똑한 것도 그 이유가 된다고 하네요. (^_^)


▲ 천하 잡지 속 장어인재


여하튼, 대만 혹은 중화권에서의 장어(章魚)는 문어뿐만 아니라 낙지도 포함한다고 합니다. 낙지는 먹물이 없는 것으로 아는데, 그럼 먹물에서 문어의 유래를 보기보다는 문어나 낙지가 똑똑한 것에서부터 그 이름의 근원이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니면 사람 모양의 머리 모양이라 사람과 같이 똑똑하다는 의미도 있다고 합니다. 잡지에서의 장어인재(章魚人才)라는 표현은 장어의 어원에서 온 똑똑한 인재라는 표현에서 온 것이 아닌, 문어 발이나 낙지 발처럼 여러 분야에 다양한 재능을 지닌 인재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습니다. 지금 말로 하면 ‘멀티 플레이어’와 같은 의미로 해석됩니다.


▲ 천하 표지


공업 4.0은 인더스트리(industry) 4.0입니다. 인더스트리 4.0은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독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제조업 성장 전략입니다. 그래서 잡지의 표지 모델도 독일의 총리가 로봇의 팔을 만지고 있는 것을 택한 듯하네요. 잡지에서는 첫째로 독일의 전략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대만의 현주소와 중소기업에 대한 대응을 소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처럼 TSMC에서는 10년 내로 IT 관련 인원을 500명에서 1,500명으로 늘린다고 소개합니다. 그리고 소개된 자료는 TSMC 롱탄 공장으로 작업자가 없음을 강조합니다. 우리 K5공장 RND 사원들이 한 번쯤 봤으면 하는 사진이지요. 그리고 잡지에서 인재는 앞으로 장어인재(章魚人才)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점 또한 싣고 있습니다. 즉, 공업 4.0에 맞는 인재는 한 분야에 국한된 것이 아닌, IT, 장비, 설계 등 여러 분야에 재능 있는 인재라는 것입니다.


▲ 천하 잡지 속 한국 지표


잡지의 끝부분에는 한국의 새 정부에 대한 소식도 전합니다. 새 정부의 3대 정책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두 가지 도표를 보여주네요. 한국의 대기업의 의존성과 전체 실업률 대비 청년 실업률의 증가 도표입니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그 뜻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여하튼 다른 나라의 상황을 비교하고 제조업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잡지였습니다.




WRITTEN BY 유민

강자에 대한 겸손은 의무, 동등한 사람에 대한 겸손은 예의, 약자에 대한 겸손은 숭고함이다. - 李小龍 / 겸손하게 대만문화를 전달하겠습니다.